따뜻함

in #club1002 years ago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어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 데까지 한번 밀어 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왔던 트럭에 실여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 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래쪽 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켜고
그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은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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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안도현 시인님의 시던가요?
오랜만에 읽어 보니 좋아요.

Hello @tb420292 my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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