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아쿠아플라넷 관람기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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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1일 토요일, 3월의 마지막날 아이들과 여수에 있는 아쿠아플라넷을 갔습니다.
위메프에서 티켓을 할인하여 구매했는데 3월까지 쓸 수 있는 것이라 사람이 많을 것임에도 토요일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시나 차가 엄청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아쿠아플라넷 주차장 말고 여수엑스포장 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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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대형 전광판 천정을 구경했습니다. 물고기가 헤엄치고 다녔는데 쌍둥이들이 무척 좋아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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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쑈로 유명한 빅오라는 조형물입니다. 여수엑스포의 상징이었죠. 근데 3월 31일부터 빅오쑈가 시작된다고 안내되어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덕분에 사람이 더 많을 듯 하여 조금 더 불안해졌어요. 쌍둥이는 사람많은 곳을 무척 싫어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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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 조형물 아래 바다에 엄청난 숭어떼가 보였습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더니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정말 신기해 하며 혹시 양식을 하고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쌍둥이들은 관심을 1도 안가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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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쌍둥이들의 관심은 오직 저 벨루가 캐릭터였죠. '아쿠아플라넷!'이라는 말을 연발하며 자석에 끌리듯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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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들이 자라고 있음을 아쿠아플라넷 관람을 통해 알게 됩니다. 처음 왔을 때 무섭다고 난리를 쳤었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달리고 소리지르던 적도 있었는데 이젠 가만히 앉아서 관람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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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아쿠아플라넷하면 우리 쌍둥이는 '벨루가'를 연발하죠. 오늘도 벨루가 수족관 앞에서 벨루가에게 인사를 합니다. 언듯 아이의 얼굴같기도 하고 왠지 모를 웃음을 머금고 있는 듯도 한 하얀고래... 아이들이 혹할만 합니다. 아니 어른인 우리 부부도 혹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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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외계인 같은 해파리의 모습을 우리 쌍둥이들은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합니다. 그래도 꼭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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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쪼로록 달려간 곳이 금붕어와 잉어가 있는 곳이네요. 인공폭포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데 워낙 흔한 물고기들이라 관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쌍둥이들은 좋아라 하네요. 하긴 열대어나 희귀물고니나 잉어나 금붕어나 이 아이들에겐 그냥 같은 '물고기'일 뿐인걸요. 선입견이 없는 아이의 눈을 철학자는 가져야한다고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데이비드 흄이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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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벨루가 위쪽 수족관은 때마침 벨루가의 식사 이벤트가 있어서 사람들이 초만원 사태를 이뤘습니다. 덕분에 쪼로록 패스하고 지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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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수족관이 공사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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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그 앞 의자가 비어있어서 거기서 아이들이 과자와 음료수를 마시며 쉴 수 있었습니다. 바다사자를 못 보는 건 아쉽긴 해도 덕분에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됨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관람을 위해 정신없이 오고가는 사람들 앞에서 여유로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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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범 수족관에 투명관으로는 물범이 휙 헤엄쳐 다닙니다. 이것을 보려고 쌍둥이들이 빙글빙글 돌아 다녔는데 물범이 안 다녀서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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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쓱 하고 지나가는 물범... 쌍둥이는 등을 돌리고 있어 못 보고 저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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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해선지 대형수족관으로 이어지는 수중통로에 꽃장식을 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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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구도를 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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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를 세워놓고 찍는데 눈을 감아버립니다. 쓸데없이 '칸쵸'라는 과자가 도드라집니다. 무슨 CF장면같이 되버렸네요. 아이는 다시 자세를 취해주지 않고 저만치 달려가 버립니다. 아쉽지만 잘 나온 칸쵸로 위안합니다. 과자 회사에서 이 사진 안 필요할라나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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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목을 물어뜯으며 싸우는 거북이를 봅니다. 싸우는 거겠죠? 애정행각은 아니었길... 음란마구니가 마음에 있는지 엉뚱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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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수족관입니다. 볼거리도 많고 사진도 찍기 좋은 곳이죠. 근데 쌍둥이들은 쌩하니 지나가 구석에 있는 카페 자리에 앉습니다. 그러곤 뭔가 사서 주라는 표정을 보냅니다. 하는 수 없어 아이스크림을 사서 주니 잘도 먹습니다. 맛나보입니다. '아빠 한입만' 하니 '안돼!'라며 고개를 팩 돌립니다. 괜히 웃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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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왔을 때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한 수족관이었는데 이번엔 벚꽃으로 꾸몄네요. '너와 있으면 언제나 봄날'이라는 문구가 상투적이면서도 괜히 아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쌍둥이가 같이 다니지 않아 아내는 첫째와, 저는 둘째와 수족관 근처를 휘젓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옆에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와 라도 사진을 찍어 볼까 했는데 아이는 저만치 달려가고 있습니다. 언제쯤 아빠와 사진을 찍어줄까요. 그러고 보니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이 없네요. 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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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에 벨루가 2층 수족관에 다시 가 봅니다. 사람이 없네요. 아이들은 신나서 '벨루가', '벨루가' 노래를 부릅니다. 벨루가 몸에 흉터들이 많던데 어떤 사연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발 사람들에 의해 생긴 상처는 아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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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길에 유채꽃밭이 있어 찍어 봤습니다. 봄이라 그런지 꽃사진 찍는 것이 즐겁습니다. 기승전꽃으로 끝나는 여수 아쿠아플라넷 관람기가 될 거 같습니다. 살짝 어두워지는 가운데 여수 엑스포장 내에 있는 맘스터치에 들러 저녁을 먹습니다. 아이들이 햄버거라며 무척 즐거워합니다. 아이들은 통새우버거를 시켜줬는데 안에든 채소를 치워달라고 합니다. 덕분에 저는 채소를 듬뿍 먹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저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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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타고 나오니 엄청 밝은 보름달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그냥 갈 수 있나 싶어서 찍어봅니다. 일단 자동으로 한번 찍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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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으로 놓고 찍어봅니다. 망원렌즈도 아니면서 달만보면 찍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욕심인지요. 달부분만 살짝 크롭해 봤어요. 달달 떨리는 손으로 이정도 나마 나온 것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기승전꽃이 아닌 기승전달로 끝난 여수 아쿠아플라넷 관람기입니다. 여수 엑스포장 앞에 기차역이 있어서 기차로 와서 구경하고 가도 좋을 거 같아요. 여수 밤바다 구경하며 하룻밤 보내는 것도 좋을 듯하고요.


아이들이 내내 칸쵸를 품에 안고 다녔지요. 저 분홍 뚜껑이 헐겁더라고요. 먹고 닫아놨는데 품에 안고 다니다가 뚜껑이 열려 버려서 과자가 쏟아지는 대참사가 몇번 났습니다. 아이들은 울고 불고 난리가 나고요. 뚜껑 좀 야물게 닫히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네요. 사람 많은 곳에서 과자 쏟아졌다고 울고 불고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고운 마음이 안들던데요. 그럼에도 화내지 않고 잘 다독였습니다. 나중에 뒤돌아 생각하니 왜 그렇게 화가 치밀어 올랐을까 이상하기도 하고요. 아직 수양이 부족한 아빤가 봅니다. 이렇게 수양을 쌓아가다 보면 손주들 봐 줄 때는 자상한 할아버지 소리를 듣게 될까 하는 망상도 해봅니다. 순간 순간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여행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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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를 그려주신 @dorothy.kim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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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귀여운 둥이들 물고기도 보고 엄청 좋았겠어요!!
칸쵸는 뚜껑이 잘못했네요!!
아침부터 밤까지 고생스러움이 눈에 훤히 보이기도 하고
아이들 좋아하는 모습도 훤하고요..
주말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둥이아버님!!

정말 바쁘게 움직여서 그나마 성공적인 나들이가 되었네요.
수고를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그깟 애 둘 보는 게 대수라고! 예전엔 6남매, 7남매 흔했어.' 라는 말이 정말 싫어요.
롯데제과 홈페이지에 건의를 올려볼까 싶은 생각이 막 들더라고요.

하...저도 그거 너무 싫어요

예전엔.....

이 말이요.. 타인의 힘듦과 고충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밖에 안 느껴져요..
저는 재돌님 심정 아주아주 깊이 공감한답니다.
저희 남편도 그렇대요...옆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네요^^

아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타인보다 가족들이 더 불편한 것은 관심과 공감 속에 숨은 조언과 어쩌면 비난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다닐 때는 성적으로, 학교 졸업하곤 취업으로, 취업 후엔 결혼으로, 결혼 후엔 출산으로, 출산 후엔 육아와 또 다른 출산으로... 끊임 없이 밀고 들어오는 '나도 해봐서 아는데...'나 '예전엔...', '누구는 어떻다 더라...' 식의 조언(혹은 비난)이 너무 버겁게 느껴지더라고요. 얼굴 붉히고 화를 내기에도 애매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 때문에 하는 말이라니...
글을 쓰다보니 너무 간 거 같기도 하네요. ^^;;;
딸들에게는 성급한 공감과 조언 대신 그냥 공감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지켜져야 할 텐데요. ^^;;;

자꾸 댓글달아서 어쩐지 죄송해지네요^^;;

재돌님은 예쁜 둥이들한테 분명 그렇게 하실 수 있을거예요
제가 유일하게 읽은 육아서에 재돌님이 다짐하신 내용이 있었어요.
지적아닌 지켜봄이 아이들을 크게 키우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승전칸초ㅋㅋ 아직 제 아이가 과자를 즐기지 않아 몰랐는데 칸초는 피해야겠네요ㅎㅎ여수 엑스포쪽은 한번도 못가봤는데 눈으로나마 잘 보고 갑니다.

애증의 칸쵸 입니다. ^^;;;
여수 밤바다 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여수 엑스포장 근처가 경치가 좋습니다. 오동도도 괜찮고요. 요즘엔 케이블카도 생겨서 주변에 즐길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많아요. ^^

달달 떨리는 손 ㅋㅋ 여수는 서울 아쿠아리움에 비하면 주말이라도 여유로와 갈 만 한 것 같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서울에 비하면야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이정도의 인파도 쌍둥이들은 불편해 하더라고요. 달달 떨리는 손은 달을 찍기 위한 손이지요. 하하...

킴쑤님 포스팅 타고 놀러왔더니.. 드디어 쌍둥이의 모습을 볼 수 있네요~~ 유모차 타는 아가들일줄 알았더니.. 아가씨네요^^
귀여운 쌍둥이 잘 보고 갑니다~~

아내의 글을 타고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
얼마 전까진 유모차를 탔는데 어느덧 저만치 컸어요. 육아에 너무 지쳐 '빨리 자라서 시집가라.'라고 아이들에게 푸념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말 때문인지 빠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장면 장면들 사진을 보며 부러워하다가
머릿속에 남는 것은 ... 기승전칸쵸...칸쵸PPL~ㅎㅎㅎ

부러울 게 무어 있습니까! 하하....
그렇죠 칸쵸. 하루종일 칸쵸를 들고 다녔죠. 엎으면 울고 불고 난리나기 때문에 아이가 걸어가는 데 손에 들고 있는 칸쵸만 뚫어져라 보게 되더라고요. 혹 엎어지면 어쩌나 하고 하하... 이상하게 칸쵸 이름이 정면에 나오게 찍힌 사진이 많더라고요. 무슨 PPL하는 것처럼 말이죠 .^^

저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가 예상대로 상황이 흘러 가지 않거나 갑작스런 사건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화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걸 느끼고 잘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는게 부모가 되는 법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저도 아직 그게 잘 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ㅠㅠ;

저 역시 아직 잘 안되지 않아 문제입니다. ^^;;; 그럼에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요. 이것도 차츰 익혀지고 배워지는 것인가 봅니다.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주는 것을 배울 수 있게 하려는데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아요. 어쩔 수 있나요. 노력하는 수 밖에는...
여튼 @kim987님도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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