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음향 그 밀접하고도 먼 관계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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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술의 영역이다.
음향은 기술의 영역이다.

음악은 아티스트가 만들지만 음향의 효과는 엔지니어가 한다. 언뜻보면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인다.

여러분은 음향의 효과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인식했다. 스스로 잘 모르고 있을 뿐.
누군가는 여러분에게 작은 공간 안에서 악기를 연주했을테고 여러분은 그 것을 들어본 적이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은, 음향 엔지니어가 없는 상태에서 악기 고유의 내추럴한 소리를 여러분이 들었다는 가정을 하는 것이다. 피아노가 되었을 수도, 기타가 되었을 수도, 바이올린이 되었을 수도 있다. 또한 악기 소리를 들었던 그 공간은 친구의 방이 되었을 수도, 교실이 되었을 수도 있다.

아마 여러분들은 그 악기소리가 좋게 느껴졌던 경험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악기 소리 자체가 내가 앨범에서 들었던, 또는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보러 갔던 공연장에서 들었던 소리와 판이하게 차이가 났을 것이다.

그 원인은 다음의 같이 지목할 수 있다.

  1. 악기 가격에 의한 차이
  2. 연주자의 실력에 의한 차이
  3. 음향 시스템의 차이

악기는 가격에 따라 표현하는 소리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 대체적으로 비싼 악기가 저렴한 악기보다 소리가 훌륭하긴 하지만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 1000만원 짜리의 악기는 10만원 짜리의 악기보다 얼마나 소리가 좋을까?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찾아보면 이렇게 극단적인 가격 차이를 보이는 악기들의 소리 비교 영상을 볼수 있다. 소리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생각보다 어마한 차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저 정도의 소리의 차이라면, 좋은 연주자가 훌륭한 연주 실력으로 안 좋은 악기소리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본다.

이렇게 연주자의 실력은 좋은 소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 실력 좋은 연주자도 큰 라이브홀이 아닌 여러분이 사용했던 교실이나 여러분의 방에 와서 연주한다면 똑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소리의 전달과 반사를 고려한 시스템을 접목시킨 공간과 여러분의 방,교실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유튜브에서 보면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있다. 콘서트를 DVD로 발매할 목적으로 찍은 영상은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봐도 참 음악 소리가 듣기에 좋다. 하지만 누군가가 관중석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은 아무리 무대 바로 앞에서 찍은 영상일지라도 음악 소리가 매우 안좋다. 물론 두 경우가 다 현장에 있는 음향 엔지니어를 거쳐서 나온 음악을 들은 것이고 이를 녹음한 것이다. 하지만 관객이 찍은 영상은 스마트폰의 자체 마이크로 한번 더 녹음을 거친 것이고, 음향 엔지니어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왜곡된 소리가 녹음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즉 아무리 뛰어난 작곡자와 연주자들이 있어도 음향 엔지니어의 도움 없이는 듣기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힘들다. '훌륭한 곡과 연주 + 뛰어난 음향 엔지니어링' 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낸다. 자본이 충분하다면 '좋은 악기'까지 포함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예술의 영역에서 음악을 만든다. 거기까지만 작업된 음악은 듣기에 불편하다.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는 각각의 악기들이 내는 소리가 겹치게 되어 깔끔하지 못하게 들릴 것이고, 적절히 분배해 주지 못한 소리의 방향은 한 곳에서 뭉쳐 들릴 것이며, 빈약한 사운드에, 전체적인 볼륨 역시 작을 것이다. 음향엔지니어의 손을 거치면서 작곡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이 비로소 표현된다. 먼저 나열된 문제들도 해결됨은 물론이다.

예술가가 엔지니어의 업무를 이해하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 내가 컴퓨터로 만든 음악은 당연히 누군가의 앨범에서 들었던 화려함이 없다. 후반 음향 작업에서 어떤 작업이 진행되는지 이해를 하고 있다면 곡 작업이 더욱 쉬워질 수 있지만, 그 것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자꾸 다른 악기들을 하나 둘 추가함으로써 화려함을 찾아보려 할 것이다. 그 것은 오히려 음악이 지저분해짐을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가는 곡 작업까지일 뿐, 음향적인 작업영역까지 직접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음향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귀를 훈련하는 기간만도 10여년은 수련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는 '도'와 '레'를 구분할 수 있는 절대적 음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전문적인 영역을 예술가가 직접 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내가 할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대기업처럼 직원도 많은데다가 하는 일이 서로 분리가 되어 있는 구조라면, 내가 이리저리 뛰어다닐 필요가 없다. 내 일만 하고 다른 부서에 전달하면 그 뿐. 하지만 소규모, 또는 혼자 작업하기에 둘다 해내야 하는 음악인들이 많다. 그들에게 예술과 기술 두 가지를 다 잘하라고 한다면 다 잘할 수 있을까? 각 분야 어느 하나도 쉬운 것이 아니다.

예술의 관점에서의 음악은 개성과 자유가 허용된다는 것이며, 기술의 관점으로서의 음악은 정해진 기준과 공식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당연히도 예전에는 이 두 분야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 음악 장비의 발달로 비싼 장비가 필요하지 않게 됨으로써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변했다. 게다가 자신의 음악을 온라인에 올리는 사람이 늘어가면서 직접 음향에 손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결국 요즘 시대에 음악을 시작하겠다고 하는 것은 방대한 양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작곡,연주,컴퓨터,음향... 골치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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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글 잘보고갑니다^^
야밤중에 꾸벅대면서 읽는다고 정신없었네요 ㅎㅎ

일반적인 내용이 아니라 힘드셨을텐데 감사합니다
ㅎㅎ

ㅎㅎㅎ읽다가 눈비비면서 몇번이나 읽었는지... ㅎㅎ
나중에 다시 정독을 한번^^

힘드시면 주무셔도 됩니다. 너무 그렇게 까지는 ㅋㅋㅋ

이왕 읽은거 마무리 지어보고싶어요 ㅎㅎㅎ

이 글 하나 올리자마자 외국인 팔로워가 43명이 늘었다. 적당히 좀 하자~좀

음향 엔지니어라는 것이 따로 구분되어져 있는 것이었군요.

네 따로 하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후반 작업을 맡기는게 가장 퀄리티가 잘 나오기도 하구요

믹싱,마스터링은 정말 머리아픈 작업이죠. 아무리 곡을 잘썼다한들 여기서 잘못되면 똥망이니깐요. 뭐 전 곡을 잘써본적이 없어서 대충대충했지만 ㅠㅠㅠㅠㅠㅠ

맞습니다 똥망 ㅋㅋ
ioioioioi 님이 숨겨진 고수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대충하시지 않으실 듯 ?

똥손에 완전 초보입니다 ㅠㅠ
저 베이스에서 막혀서 포스팅 진행못하고있는거 아시면서 흑흑흑 진정한 은둔고수 키유님 저에게 가르침을 주세요 초보는 베이스를 어떻게 찍어야 되는걸까요 ㅠ 괜히 일벌려놓았단 생각도 들고 ㅋㅋ 큰일입니다

저는 옆에 써놨잖아요 저질이라고~~~ ㅋㅋ
아 베이스 차례였군요 ㅎㅎ
제 저질 베이스 라인에 멀미 한번 느껴보실랍니까? ㅋㅋ

마치 지금 먹던 소고기가 세계에서 최고인줄 알았는데 그 보다 높은 등급이 나오면 다시 못 돌아가듯 귀도 그런것 같습니다.

아 !! 그런 비유가 있군요 좋네요
입맛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는 힘든데 막상 올라가면 못내려오죠~ ㅎ

그래서 믹싱. 마스터링은 전문가에게 부탁하는게 마음 편하다고 그러지요 ㅎㅎ
저도 돈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최고에게 믿고 맡길 수 있게 ㅠㅠ

상업적인 곡이야 작업비 주고 맡긴다 쳐도 온라인 상에 올려서 즐길 목적으로는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돈이 너무 많으면 가능할라나요? ㅋ

아.. 그러면 스스로 해야죠 ㅠㅠ
그래서 다들 시퀀스 프로그램들을 배우려고 하나봅니다

음향엔지니어도 그만큼 보상을 잘 받고 있나요?

아뇨~ 요즘들어 직접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 직종도 많이들 힘들다고 하네요

말씀대로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픕니다.ㅎㅎ 할 수 만 있다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와 협업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맞죠!! 뭐니뭐니 해도 돈이 많아야~ 작업비 탁탁 주면서 맡겼으면 좋겠어요

맞습니다.ㅎㅎ '할 수 있다면'은 역시 그놈의 돈이 늘 문제죠.ㅎㅎ

그러게요 돈~~
그런데 상업적인 용도의 곡이 아닌데 돈이 많다고 해서 엔지니어에게 맡기게 될지도 의문이에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음향이 중요하군요.
제가 걸그룹 매니아라 유튜브의 직캠을 많이 봅니다.
그런데 같은 공연을 찍은 건데도 어떤 건 저음이 많아 듣기 편하고 어떤 건 째지는 소리로 귀가 따가운 것도 있습니다.
또 실제 가수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게 있는가 하면 MR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게 다 음향과 녹음시 왜곡 때문이었군요.

아무래도 당시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 마이크나 카메라 마이크로 재 녹음을 거친 것이니 소리가 좋지 못한 것은 당연합니다. 저도 공연 영상은 가수측에서 제공한 공연영상이 아니면 못 보겠더라고요
아 걸그룹 매니아셨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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