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두번의 이사하는 날
5년 전 건설회사 소유의 아파트에 전세로 신혼집을 차렸다.
첫 독립이자 결혼생활 시작이었다.
입주하면 고쳐준다던 깨진 유리창은 나 몰라라 였고 고장 난 인터폰은 알아서 해라였다.
첫 신혼집을 이쁘게 꾸미고 싶었다.
내 돈으로 페인트와 젯소를 사서 신랑과 둘이 전체 몰딩과 문틀을 깔끔하게 칠했다.
아이보리색 문에 갈색 문틀을 아이보리로 칠하고 나니 힘든 것보다 이쁘고 뿌듯했다.
이쁜 벽 선반도 샀다.
벽에 못을 박고 선반을 걸고 장식품과 미니 화분을 올렸다.
못을 몇 개 더 박고 사진도 걸었다.
우리 사진이 있으니 우리 집 같고 내 손길이 스쳐 갈수록 정이 갔다.
곧 여름이다. 에어컨은 어디다 설치하지?
10년 넘은 아파트에 에어컨 설치 흔적이 없다....
이상해서 회사에 물어보니 에어컨 설치는 안 된단다.
집에 구멍을 내면 다시 원상복구나 돈을 물어야 한단다.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사냐, 어차피 다음 세입자도 에어컨을 쓸 건데 굳이 다시 막고 또 뚫을 필요가 있냐고 어필 했지만 그건 그 사람 사정이란다.
계약서에 '집을 훼손하면 원상 복구한다' 조항에 에어컨도 포함이구나.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고 이사까지 둘이 알아서 했는데 어른들께 물어봤어야 했나 싶고, 세입자의 설움도 느껴지고, 뭔가 잘못 계약한 건 없을까 겁도 났다.
이웃 분들께 집주인(건설회사)에 대한 정보를 구했다.
악덕도 이런 악덕이 없다고..
계약 끝나고 이사할 때 제때 돈 준 적이 없다고 한다.
벽지며 장판이며 흠이 보이면 전세금에서 알아서 빼는데 몇 날 며칠 싸울 각오는 해야 한단다.
고맙게도 이웃 분이 사진을 찍어 두라는 정보를 주셔서 집 곳곳을 사진으로 꼼꼼히 찍었다.
내 집이지만 남의 집이기에 하고 싶은 건 우리 집이 생기면 하자고 미루고 조심히 살았다.
계약이 끝나고 이사할 집을 구할 때는 집주인의 성품을 먼저 보았다. 나이도 비슷한데 철저하고 인상이 너무 좋아서 믿고 계약을 했다.
입주하고 나니 집주인은 자기가 처음 분양받은 집이라고 애착이 크다더니 우리한테 그 집을 사라고 수시로 전화를 했다...
아니라고 계약 끝나면 이사하겠다고 했더니 말투도 목소리도 변했고 나가는 날까지 말을 함부로 했다.
아이 크는 거 보고 살던 집이니 정이 가야 되는데 그 집을 떠나는 날 너무나 시원했다.
청소까지 다 해놓고 이사를 와서 새집에 앉자마자 전 주인은 전화했다.
타일이 금이 갔다는 둥, 가스 후드가 더럽다는 둥 고소를 하겠다고 해서 다시 이전 집으로 달려갔다.
한번 겪었던 터라 못질 한번 없이 아이 없는 집처럼 깨끗하게 살았건만 이 꼴을 또 겪을 줄이야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더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신랑도 화가 나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는 사람 받지 그랬냐고 고소하라고 소리치고 나는 싸움을 말리며 끌고 나왔다.
그렇게 뒤도 안 보고 왔다.
정든 집으로 남았으면 좋으련만...추억 끝에 씁쓸함이 따라다닌다.
은행의 도움으로 이제는 이사 가지 않아도 되는 집을 얻었다.
오래되고 좋은 곳은 아니어도 주인의 갑질보다는 이자를 많이 내는 쪽이 마음이 편한 거 같다.
이제 열심히 빚을 갚으면 되겠지?
다 그렇게 사는 거겠지? ^^
[히치의 기본소득 보팅 Event #4-8]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내집에서 행복하십시요^^
히힛..감사해요.
기분 좋네요^^
아고..ㅠㅜ 집주인들 때문에 고생하셨군요;; 저희는 너무 노후된 집이라 다행이 아직까지 집주인의 터치가 없네요:)ㅋㅋㅋ 저희도 은행의 도움을 받아 집을 구하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집이 생기신거 축하드려요!!>_<!!
감사해요. 설움 후에 얻은 집이라 오래됐어도 그저 좋네요^^
일단 내 집이라는게 너무 좋을 것 같아요~ㅎㅎ부럽습니다~
한국 살 때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다행히 갑질하는 집주인이 아니라 고생은 많이 안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는 내집이 생기셨으니 부자시네요. 행복하게 사시면 되겠어요^^
네~아직 마음만 부자지만 좋아요 ^^
@축하해 요 집도 얻고 로또합이벤트 1등입니다ㅋ
히힛 로또는안됐어도 합계를 맞춘것도 좋네요~^^
개사원 반가워!!^^
저도 이살 계속 다니고 있긴한데..
이상한 주인은 아직 안만나봐서...
고생하셨네요.
제 친구가 자기 집을 가지고 한 말이 떠오르네요...
아직 우리집은 안방만 내집이다.. 나며진 다 은행집...
ㅎㅎㅎㅎ
화이팅 미미별님~
친구분 말에 격공했어요 ㅎ 이게 뭐 7대3 수준이라^^;;
리자님 응원 감사해욧^^
주인이 참 매정하네요.
그래도 자기집 사시고 마음 편히 사시니 다행입니다.
(이자는 좀 힘들긴 하시겠지만ㅠ)
첫번째 집은 분양 한다고 사라고 하고 두번째 집은 그냥 사라고 하고 ㅎㅎ 그냥 다른 집 사니 속 편해 졌어요^^
축하드려요..
그래도 정든 곳을 보내려니 씁쓸 하기도하고
저렇게 너무 주인분이 갑질 하면.. 너무 짜증나기도하지요..
저도 이번에 이사를 가는데 너무 공감합니다..
저도 이번에 너무 이사하면서 전 주인한테 데여서..
좋은분인줄알았는데 이러니 더 그렇더라구요^^
업봇하고 팔로도 하고갈게요
제 친구는 돈도 떼이고 더 한 사람도 있더라구요. 악덕 주인들 사라졌으면요.
팔로하고 놀러갈께요^^
어휴 정말 그런 사람들 없어지면 좋겠어요 ㅠㅠ
일단 집장만 축하 드려요
사람이 젤 무서워요
겪은 적은 없지만 어쨌든 그래요
원상복귀,,,,그렇다면 멀쩡한 유리창은 깨뜨리고 멀쩡한 인터폰은 고장내고 왔어야 했던 걸까요 ㅎㅎ
그렇게 되네요. 제가 고친 것들~아깝네요^^;;
성화님 말씀대로 사람이 무서운거 같아요.
특히 관계가 틀어지니 남남이라 회복이 안되네요.
축하 감사해요^^
미미별님 ^.^잘하셨네욤~ 비록빚은 있지만 내집이라~마음 편한게 최고네염ㅎ 정말 이상하고 못된 집주인도 많더라구요 ~앞으로 행복하고 즐겁게 사셔요~♡
홍삼님 격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