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자는 윗자리에, 무능한 자는 아래에

in #busy5 years ago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무후(武侯)가 오자에게 싸우면 이기는 방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오자는 이에 대해 능력에 걸맞은 인재의 운용을 그 해법으로 들었습니다. 사실 능력에 알맞은 자리에 사람을 쓰는 것은 조직의 리더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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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구나 높은 자리, 좋은 자리를 원합니다. 자신의 능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말이죠. 만약 사람들이 자기 분수에 맞는 자리만을 차지하게 된다면 세상은 매우 공평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보다 넘치는 것을 원하고 고집하기 때문에 불평등과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입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능력이 모자란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런 경우는 조직도 커다란 피해를 입겠지만, 개인의 경우에도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조직과 개인을 위해서도 능력에 알맞은 자리에 인재를 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능한 지휘관이 재앙이 된 전례가 있습니다. 바로 병자호란 당시 벌어진 쌍령(雙嶺)전투입니다. 1637년 1월 3일, 오늘날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대쌍령리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입니다. 조선군이 패하게 된 것은 쌍령의 지형을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고 밀접 대형으로 배치하는 등 전략적 안목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휘관이 공황(恐惶)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큰 그림을 보지 못한 총체적 리더십 부재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무능한 인물이 중책에 임명되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쌍령전투입니다.

지휘관은 경상좌병사 허완(許完)과 경상우병사 민영(閔영)이었다. 허완과 민영은 그동안 특별한 능력이 없어 변방을 돌다가 인조반정에 편승해 이른바 낙하산으로 진급한 사람들이었다. 사실 당시 조선군은 임진왜란 때보다 성능이 훨씬 개량된 조총 1정씩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청나라군은 불과 기병 300여 기였다. 하지만 전투가 시작되자 조선군은 청군의 공격에 놀라 서로 도망가기에 바빴다. 조선군이 진을 친 뒤엔 오히려 청군이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가진 조선군에 먼저 공격을 가했다. 연려실기술에선 “청군 선봉 33명이 목 방패를 들고 남산 상봉에서부터 물고기를 꿴 것처럼 줄줄이 공격해 왔다”고 묘사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있었던 청군이 낮은 곳에 있던 조선군을 내리 덮쳤던 것이다. 조선군은 몹시 당황하고 놀랐다. 조총을 제대로 쏘기 위해서는 사거리를 감안해 적들을 충분히 근접시킨 뒤에 사격을 해야 했다. 하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적을 보자마자 마구 쏘아댔다. 설상가상으로 장수들 역시 경험이 없어 화약 배분을 잘하지 못해 금방 화약이 동이 나고 말았다. 선봉 33명에 의해 조선군의 화약이 모두 떨어진 것이다. 화약이 떨어져 막대기 같은 조총을 들고 우왕좌왕하는 조선 병사들 머리 위로 나머지 청나라 기병들이 뛰어올랐다. 대혼란에 빠진 조선군들은 서로 도망치기 바빴다. 이 와중에 4만 병사 중 절반이 넘는 병사가 청나라 기병들의 칼에 맞아 죽은 게 아니라 먼저 도망치려는 아군에 깔리고 밟혀 죽었다. 병자남한일기(丙子南漢日記)에 보면 “도망가다 계곡에 사람이 쓰러져서 쌓이면서 깔려 죽었는데 시체가 구릉처럼 쌓였다”고 묘사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압사사건(壓死事件)이다. 이 과정에서 경상좌병사 허완도 깔려 죽었다. 결과적으로 청나라 기병 300 대 조선군 4만, 즉 청나라 기병 한 명이 133명의 조선군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출처: 중앙선데이 손자병법으로 푸는 세상만사에서 요약

오자는 유능한 사람과 무능한 사람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무후에게 조언합니다. 유능한 사람은 윗자리에 앉힐 것을 주문하고, 무능한 사람은 아래에 두도록 권유했습니다. 유능한 사람이 윗자리에 앉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다만 무능한 사람마저도 등용해서 그 아래 둘 것을 말한 것은 다소 의아해 보입니다. 오자는 인재의 적재적소 운용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능한 사람만 모아놓으면 그 조직이 뛰어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武侯問曰, “願聞陳必定, 守必固, 戰必勝之道.” 起對曰, “立見且可, 豈直聞乎? 君能使賢者居上, 不肖者處下, 則陳已定矣, 民安其田宅, 親其有司, 則寡已固矣, 百姓皆是吾君而非鄰國, 則戰已勝矣.”

무후가 물었다. “진을 치면 반드시 안정되고, 수비에 들어가면 반드시 견고하며,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방법에 대해 듣고 싶소.” 오기가 대답했다. “바로 보여 드릴 수도 있는데 어찌 듣기만 하시겠습니까? 주군께서 만약 유능한 자를 윗자리에 앉히고 무능한 자를 아래에 두실 수만 있다면 진지는 안정됩니다. 그리고 백성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하며 관리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만 한다면 방어태세는 견고해집니다. 또 백성들이 모두 주군을 옳다 하고 이웃 나라를 나쁘다 여기게 할 수만 있다면 전쟁은 이미 승리한 것입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서바벌인쇄, 1987
오기지음, 오자병법, 김경현(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5
오기, 오자병법, 서울:올재클래식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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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적소에 인재를 두는 것이 모든 일의 성패를 가르는 것 같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정부가 꼭 봤으면...

그러게요. ㅠㅠ.

요즘은 이런 지혜가 아쉽기만하네요.

동감합니다.

300대 4만에서 저런 대패를 당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는 대패네요

황당한 패배죠. ㅠㅠ.

Nice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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