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꿈일지라도

in #booksteem6 years ago (edited)







꿈 속의 꿈 속의 꿈




깜빡 잠이 들었다. SF소설을 읽는 중이었다. 그 소설 속에서는 어떤 박사가 사람들이 겪는 임사체험을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발명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밤마다 꾸는 꿈 역시 영상으로 변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내 머리가 가로로 싹둑 잘라지더니, 머리 내부에 심어진 기계 장치에서 내가 간밤에 꾼 꿈들이 영상으로 플레이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꿈이었다. 에휴. 이런 내용의 책을 읽다보니 꿈도 비스무리하게 엮이는구나. 하지만 너무 신기한 꿈이 아닌가?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에 계시는 엄마한테 다가가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해 주었다. 엄마는 코웃음을 치며 개꿈이라 일러주었다. 그런데 그 순간, 눈을 떴다. 이 역시 꿈이었던 것이다. 꿈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꿈이라니! 너무 신기한 꿈이 아닌가? 나는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에 계시는 엄마한테 다가가 간밤의 꿈 이야기를 (...)


영화 <인셉션> 처럼, 이렇게 꿈 속의 꿈 속의 꿈을 꾸는 것은 나에겐 익숙하게 일어나는 일이다.그것도 항상 내가 꾼 꿈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형태로 반복되는 꿈. 그런데 어디선가 들은 정보로는, 뇌의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 꿈 속에서 경험하는 것이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인간은 신체의 감각 기관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베이스로 세상을 인지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그 이외의 세상이 있다고 한들 신이 아닌 이상 감각 밖의 세상은 인간이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꿈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히 가상의 경험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우리는 실제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꿈 속에서도 '주변을 신체로 감각하고 받아들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x9788994502243.jpg




이처럼 찬찬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나'란 존재가 과연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나'는 나의 기억인가, 느낌인가, 감각인가, 아니면 유전자인가. '나'는 뇌 속에 있는 걸까, 심장에 있는 걸까, 아니면 몸 전체에 퍼져 있는 걸까. -P.120


꿈 속의 꿈을 자주 체험하는 나는 이런 의문이 든다. 30년이 넘게 이어져온 나의 삶 역시, 어느 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거실에 계신 엄마에게 침을 튀기며 이야기할 한낱 꿈이 아닐까? 힌두 신앙에서는 우리의 세계 자체가 신이 꾸는 꿈이라고 하는데, 나는 내 삶 자체가 내가 꾸는 꿈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 내 나이 여든이 넘어 병상에서 숨을 거두었을 때, 나는 꿈에서 깨어 거실으로 달려가 엄마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엄마, 나 대,대,,대박 꿈!! 여든 넘어서까지 살다 죽는 꿈을 꿨어!"


노량진에서 용산을 지나가는 지하철 1호선에서 창 밖에 펼쳐진 한강을 볼 때면 요즘엔 유난히 이 세상이 누군가의 회상이거나 꿈일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니까 실제로 이 세상은 완전히 망했는데 아직도 한강 사이에 철도가 놓여있고 사람들이 외투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들이 너무나도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현실에서 비현실을 강하게 체감하는 경험은 공황장애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혹시 이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환자가 아니라 저 너머 세계와 링크(link)된 존재일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 파토의 말처럼 혹여 이 세상이 누군가의 시뮬레이션이거나 꿈이라고 해도 현실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본질과 우주의 이치에 호기심을 갖고 인류의 존재에 대해 물음을 멈추지 않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다. 이 우주가 홀로그램 혹은 시뮬레이션이라면 개발자에게 간청한다. 온도좀 내려달라.




slogo.jpg




Sort:  

꿈 속에 꿈~~뭔가 있을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어요. 뭔가 정신세계가 차원이 다르다던가 ㅎ 저도 그런경험 있어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고양이와 강아지도 꿈을 꿀 텐데 꿈을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계가 빨리 발명됐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show me the money .... 치트키 사용가능할까요 ?

저는 operation CWAL ... 왜 저는 이걸 기억하고 있을까요 ㅎㅎㅎ 아마 쇼미더머니와 더불어 죽을때까지 잊지 않을 치트키일것 같습니다.

양자역학에 의해 이 세상은 가상세계라는 것이 이미 밝혀졌습니다. 전자의 존재방식은 디지털 체계와 유사한 것이 그 근거지요. ㅋㅋㅋㅋ

거시세계에서도 그 이론이 빨리 적용되어 우리 몸도 다른 곳으로 슝슝 순간이동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꿈속의 꿈을 몇 번 경험한 적이 있는데요.
깨고나면 내용이 너무 헷갈립니다.ㅎㅎ

맞아요 하루 지나고 곱씹으면 기억이 모조리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뭐가 진짜였는지.. 지금은 또 긴 꿈이 아닐지..

캑.. 꿈속의 꿈이라. 저는 거의 1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일인데.. 자주 경험하신다니 놀랍습니다 ..

2중으로 피곤한 기분이랄까요?; 긴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

훠우 오쟁님 저도 간밤에 사투를 벌이다 왔어요. @@@
그럼 뭐하나 지금 좋으면 됐지 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고 있는 중입니다 ㅎ_ㅎ

Power overwhelming, 이거 맞나요 안 죽는 치트키 ㅋㅋㅋㅋㅋ

헉ㅋㅋㅋㅋㅋㅋ 맞는거같아욬ㅋㅋ 넘 오랜만에 소환되는 기억이네요 무적 치트키...ㅋㅋㅋㅋㅋ

며칠 전에 가위눌린 적이 있어요. 극도로 지친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려는 순간 아 오늘 그분이 오시겠구나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 라는 사람은 육체인지 정신인지... 아니면 존재하지 않고 현상으로만 나타내어지는지... 저도가끔은 너무 궁금합니다ㅜ 지금은 그저 역할, 기능으로서의 자아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가위눌릴때 속으로 셋을 세고.. 셋 둘 하나! 으랏찿차! 이렇게 일어나기를 시도합니다. 계속 시도하면 언젠가는 깨더군요..

저는 꿈 속의 꿈이라 하니 매트릭스가 생각 났어요 ㅎㅎㅎ 가끔은 트루먼 쇼처럼 남들 모두가 꼭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요. 살고 있는 세계 자체가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그런데 만약 그게 현실이고 그것을 인지해버렸다면 모르는 척 즐겨야 할까요? ㅎㅎㅎㅎ

르바님은 특히 시공간이 멈춰있는 곳을 많이 여행하니 더 꿈같은 현실, 현실같은 꿈을 많이 체험하실 것 같습니다.

시뮬레이션이라면 나도.... 생각을 바꾸면 갑자기 시원해질 것 같은..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29
BTC 62059.45
ETH 2433.83
USDT 1.00
SBD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