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 우리는 성인인가?

in #aaa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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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우리는 모두 미성년
 성공적인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유골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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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석의 2018년 감독 입봉작 '미성년'을 걱정반 기대반으로 감상했습니다. 전반적인 느낌은 완득이를 감독한 이한 감독의 2013년 작품인 '우아한 거짓말'과 비슷한 분위기와 공기, 온도가 느껴졌는데요. 상남자 스타일의 김윤석에게 이런 섬세하고 감각적인 감성이 있었나 싶었던 재발견의 시간이었습니다.

'우아한 거짓말'이 집안의 막내가 세상을 떠난 후의 현실을 감각적이고 담백하게 그려냈다면 '미성년'은 아빠의 불륜을 수습하려는 딸과 두 가정에게 불어온 파장을 신파적 요소없이 섬세하고 소박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둘다 평온했던 일상에 불어닥친 폭풍같은 현실을 덤덤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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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팀잇 소개글은 "동물과 토이를 사랑하는 어른이 키덜트 키위파이" 입니다. 어른이, 키덜트... 어른이 되길 두려워하거나 거부하거나 피터팬 신드롬으로 철들고 싶어 하지 않는 저의 심리를 반영한 소개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결혼을 해야 철이 든다고 하던데 제가 생각해도 저는 생각은 많지만 표현도 많이 서툴고 초딩감성을 지금껏 잘 보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에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라는 구절이 있지요. 어떻게든 천국에 가겠다는 의지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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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성인이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저절로 쌓이는 나이와 생물학적인 변화는 논외로 하고 보통은 정신적, 인격적인 성숙과 법적, 사회적으로의 역할을 다하는 자세, 그리고 책임감있는 자세등을 성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인류를 초월하는 능력이 더해지면 성인(成人)에서 성인(聖人)으로 거듭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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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성년'은 어른답지 못한 어른과 성년을 앞둔 미성년의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줍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아빠(김윤석)는 슬쩍 빠져나가고 4명의 여성(불륜녀, 아내, 딸, 불륜녀의 딸)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황을 극복하려 노력하지요. 미성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은 부조리하고 비겁하고 무책임하게만 보입니다. 타산지석의 정신으로 무책임한 어른들에게 분노하며 뜻밖에 생긴 아기(동생)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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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을때까지 성장해야하는 미완성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한계를 열어 보이고 자식들과 친구같은 관계를 형성하려고 하죠. 개인적으로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현명한 방법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미성년'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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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진정한 어른이 되지 못한 캐릭터를 꾸짖거나 일찍 철이든 미성년을 추켜세우는 방식을 취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벌을 받긴 하지만...ㅎㅎ) 오히려 누구나 미성년의 미숙함을 지니고 있는 존재가 우리의 모습이지 않냐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지요. 평소에 책임감을 강조하던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비겁해 지거나 내로남불이 되기도 하고 철없게만 느껴지던 사람에게서 깊은 인성의 부분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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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아주 섬세하고 인물들의 깊이를 잘 표현해 주었고 중간에 카메오로 출연한 주연들이 연기하는 유머요소들도 과하지 않고 참 좋았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모녀로 나오는 두 배우가 있는데 정말 누가봐도 모녀지간 같아서 보면서 내내 웃었네요. (직접 확인해 보시길...) 하지만 결말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만족스러웠습니다. 갑자기 장르가 엽기로 가버렸어요. 엔딩을 여러가지로 준비했다고 했는데 그게 최선이었는지... 각자의 공감대를 잘 형성하며 유인해 오다가 막판에 확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떨지 궁금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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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을 놀라운 완성도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룬 '김윤석'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며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에 거부감이나 기면증이 없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제 영화평 마지막 문구를 이해하는 분이 계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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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90%
★★★★★

*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571632
*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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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무책임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줬죠;;

그 찌질함때문에 웃기기도 했어요.ㅎㅎ

이제는 김윤석 감독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ㅎㅎ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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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자동으로 기면증 걸리는거 아닌가요? ^^

ㅋㅋ 저는 액션영화볼때 자주 그런데 오히려 잔잔한 영화에서는 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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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님이 감독 데뷔를 했었군요!
묵직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신입 감독이지만 워낙 영화계에 오래 몸담고 있었으니 기대도 되네요.

관심 있던 영화네요.
성년, 미성년을 나누는 기준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성인(聖人)이 될 수 없으니 죽을 때까지 미성년인 게 맞는 거 같아요.^^

김윤석이 감독으로도 데뷔를 했군요.^^
잘 따라오던 흐름을 뒤집어 엎으면 참 내가 이걸 왜 봤나 할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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