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연재대회] 31. 미친 짓의 시작

in #kr5 years ago (edited)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그리고 아주 어린 시절에 초등학교 쯔음에 일등 따라하기 놀이였나? 아무튼 나는, 이상한 놀이를 했었다. 일등이 하는 걸 뒤에 녀석들이 똑같이 따라하거나 비슷하게 따라하는 놀이였다. 따라서 못 하면 꼴찌로 가는가 뭐 그랬던 것 같다. 그때도 일등 따라하기 놀이를 했던 것 같은데 그날따라 왠지 멀리 완전히 다른 장소로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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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기분이 스산한 넓은 공터였다. 나는 나름 잔머리를 굴리면서 게임을 한 덕에 2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귀찮지도 않고 적당하게 누릴 수 있는 정도의 포지션. 난 어릴 때는 항상 그런 걸 좋아했기 때문에 딱 좋아하는 자리였다. 일등이 뭔가를 뛰어넘고 이상한 물체가 보였다. 엇 저건 뭐지? 뭔가 반짝거리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왠지 위험해보였다. 뭘까? 본능적으로 엄청난 위험이 닥칠꺼라는 느낌에 온 몸에 긴장이 올라왔다. 좀더 가까이 달려갔을 때 녀석이 뭔지 알았다. 1.5L 큰 콜라병이 깨진 것이었다. 정말 45도 각도로 창날처럼 삐쭉하게 솟아있는 그 녀석. 그녀석을 보고 나니깐 왠지 궁금해졌다. 이대로 달려들면 분명히 밟겠지.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는데 한 번 밟아볼까?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그리고는 그냥 발을 높이 들어서 있는 힘껏 콱 하고 밟아버렸다. 깨진 병이 마치 창처럼 내 발을 관통해버렸고 나는 밟고 나서 그냥 뛰어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아 ~~~~ 밟은 순간 으아아아악 하고 엄청난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피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사방에 뿌려졌다. 생각보다 너무 아파서 괜히 밟았다고 후회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것도 다 경험이지 라고 중늙은이같은 소리를 중얼대고 정신승리를 했다.

피도 엄청난 양이 흐르고 있었지만 이 큰 병을 어떻게 뽑아야할지 걱정이 많이 들었다. 다행히 친구 중에 똘똘한 녀석이 하나 우리 집에 가서 어른을 데리고 왔다. 집에 부모님은 일하러 가시고 아무도 없어서 친척 집에 갔던 것 같다. 할머니였나 누군가가 와서 발에서 병을 빼주고는 그대로 업어서 뛰어갔다. 생각해보면 그 분도 신발 안 신고 온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는 향냄새가 진동하는 방에 누웠다. 다행히 병풍 뒤에서 향냄새를 맡지는 않았고, 상처가 잘 치료되어서 나의 작은 모험은 끝이났다. 도와주신 분은 할머니가 맞을 것 같은데 오늘 스팀잇에서 할머니 얘기 하신 분이 계셔서 문득 생각이 났다. 어찌보면 나도 고마운 걸 참 잘 잊어버리는 사람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고마운 거 좀 기억하고 잘 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엄마가 말했듯이 우리 할머니는 정말 천사라는 별명이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할머니는 벌써 돌아가신지 오래 됐지만, 좋은 곳에서 잘 지내고 계시기를 빌어본다. 오늘은 왠지 할머니가 보고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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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sik님이 urobotics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bulsik님의 rewriting / @urobotics, 극의's Diary -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구나

ewriting / urobotics 극의's Diary -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구나
kr magazine jjm busy mini

urobotics, 극의's Diary

추천에디터의 re...

헉 1.5리터 콜라 유리병도 있었나 보네요.;;;;;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스팀잇 못하실 뻔.;;

예. ㅇㅅㅇ 여기서 연배가 쿨럭 ㅋㅋ
그레고보니 그렇군요. 다행히 생존했네요. ㅎㅎㅎㅎ

요즘 할머니분들과 다른 저희의 할머니~~
저도 오늘따라 너무 그립네요~~

그 발은;;; 글로 읽어도 너무 끔찍해요 ㅜㅜ

맞아요. 할머니 보고싶습니다. ㅎㅎㅎ ^^
정말 섬칫했어요. ㅎㅎㅎ 빼고 나서도 한 동안은 그쪽에 닿기만 해도 쩌릿쩌릿 ㅎㅎㅎ
그래도 뭐 몇 년 뒤엔 완쾌돼서 괜찮아요. ㅎㅎㅎㅎ 진짜 경험은 경험이었져 ㅋㅋㅋㅋ


https://steemit.com/kr/@bulsik/rewriting-urobotics-s-diary


작가님, 월간 [불식]입니다. 작가님의 포스팅이 불식 46호에 rewriting 되었습니다. 불식의 외래작가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올. 멋지네요. ㅎㅎㅎㅎ ^^좋습니다. ㅎㅎㅎㅎ 외래작가. 외래교수 같네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불식 짱 ㅎㅎㅎ

세키로 하고싶다

재밌을 것 같아 보인다 미파형 ㅎㅎㅎ 근데 난 게임 한 번 하면 중독자돼서 안 됨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다. ㅎㅎㅎㅎㅎ

형 꼭해라 그리고 중독되랗

안 함 ㅋㅋㅋ 지금은 일 중독 ㅋㅋㅋㅋ

저도 할머니 잊고 살고 있네요..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

예. ㅎㅎㅎ 정말 그래요. 저는 두 분 다 돌아가셨는데요. 한 번씩 생각나요. ㅎㅎㅎ 소중한 사람은 옆에 있을 때 챙겨야 되는 것 같아요. ㅎㅎㅎ 예. 가까운 사람들 잘 챙겨야죠. ㅎㅎㅎ

매일 1포스팅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밤되세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편안한 밤입니다. ㅎㅎㅎ

병풍뒤에서 향냄새를 맡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ㄷㄷㄷㄷㄷ

예 ㅎㅎㅎ 그때부터 쫌 행운이 따랐는지도 ㅋㅋㅋㅋ

유로엉아 크게 다치지않아서 다행이여유
지금은 안그러쥬?..

어릴때라서 갠차나여 ㅎㅎㅎ
한 번 그러고나선 안 해여 ㅎㅎ
찌니형 펭귄 게임 한 번 하면 완전 회복될듯 ㅎㅎ
마성의 펭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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