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 해석 리뷰 (마지막 화) - 때를 기다려야 해. 그 때는 곧 올꺼야

in #kr7 years ago (edited)




스티미언 여러분 안녕하세요. 스노우입니다. 오늘은 미루었던 설국열차 리뷰 마지막편을 올려봅니다. 언제 올릴까 하다가 일요일 밤을 마무리 하면서 올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 올리고 가요. 이번편은 특히 결말 미리니름을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설국열차 해석 리뷰 1화 https://steemit.com/kr/@snow-airline/1
설국열차 해석 리뷰 2화 https://steemit.com/kr/@snow-airline/2-snowpiercer-review
설국열차 해석 리뷰 3화 https://steemit.com/kr-newbie/@snow-airline/3-snowpiercer-3



8. 길리엄과 윌포드의 관계



꼬리칸의 지도자 길리엄은 물칸에서 커티스에게 더 나아가지 말고 여기에서 멈추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커티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겠다고 하죠. 구 지도자와 현 지도자의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2) 이 순간 커티스가 꼬리칸의 진정한 지도자로 탄생하게 됩니다.

나중에 윌포드에 의해서 밝혀진 진실은 길리엄이 윌포드의 친구였다는 점입니다. 반란이 윌포드에 의해서 계획된 것은 길리엄도 알고 있었고 길리엄도 동조했다는 사실을 들은 커티스는 심한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길리엄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킨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커티스도 총리 메이슨을 잡기 위해 자신을 따르던 에드가를 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꼬리칸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설국열차가 지속되어야 했고, 설국열차가 지속되려면 인구수 조절은 필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윌포드와의 협상을 통해 꼬리칸 사람들의 희생에 동조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2) 연금술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크리스탈 그릇을 파는 사람도 원래 젊었을 때는 성지순례를 가고 싶어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나이가 들자 돈도 있지만 그만 현실에 안주해버리게 됩니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성지순례를 가기 위해 크리스탈 가게에 취직하게 됩니다. 산티아고는 결국 성지순례를 떠나게 됩니다. 그 결과 진정한 자신만의 길을 완성하게 됩니다.

9. 커티스의 희생



길리엄과의 대화에서 커티스에게 부족한 점이 드러납니다. 바로 희생정신입니다. 커티스는 꼬리칸의 아비규환 시기에 자신의 팔을 자르려고 했으나 무서워서 자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영화 후반부에 엔진칸에서 부속품이 되어버린 타미를 꺼낼 때 한쪽 손을 희생하는 장면, 요나와 타미를 폭발로부터 보호하면서 스스로가 희생되는 장면을 통해 커티스가 진정한 혁명가로 재탄생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10. 진정한 혁명이 완성되는 시간



영화 후반부에 커티스는 바깥 세계로 나가는 문을 폭파시키겠다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외부로 나가는 혁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학교칸에서 7인의 혁명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청소부였던 이누이트족(에스키모인) 여자가 포함된 7명의 그룹은 설국열차로부터 탈출합니다. 기차를 멈출 수 없어서 그냥 열차에서 뛰어내린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잔인하고 혹독한 추위에 의해서 죽고 말았습니다.

영화 맨 처음에 주인공이 항상 중얼거리는 말이 있습니다. "때를 기다려야 해. 그 때는 곧 올꺼야." 사람들이 외부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커티스의 혁명이 빨랐으면 설국열차를 파괴시킨다고 하더라도 외부로 나가서 아무도 살 수 없었겠지요. 즉, 혁명이 무르익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에 대한 복선은 예카테리나 다리를 건널 때 부서진 항공기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설명됩니다. 남궁민수는 매년 예카테리나 다리를 건널때마다 그 비행기를 봐왔다고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꼬리 날개만 보였는데 이제는 비행기 동체가 전부 다 보인다. 바로 눈이 녹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재배실 칸을 지날 때 남궁민수가 밖을 보면서 뭔가 발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과연 그는 무엇을 봤을까요? 그가 북극곰을 봤건 아니건 분명히 외부에서 인류가 생존할 수 있다는 증거를 봤을 것 같습니다. 남궁민수는 바로 이 시점부터 외부로 나가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딸 바보 남궁민수가 딸하고 같이 외부로 나가려고 했었겠지요.





11. 요나 vs 형 프랑코 (은색 양복입은 악당)



요나가 엔진칸 입구에서 '사우나 칸에서 부활한 악당 프랑코'에게 총을 쏘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뜬금없이 요나가 왜 악당 프랑코에게 총을 쏘는지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더라구요. 하지만 요나와 프랑코의 악연은 영화 중간부터 꾸준히 보여집니다. 사우나칸에서 부활한 악당 프랑코는 형 프랑코입니다. 실제로 프랑코라는 이름을 가진 또다른 인물이 영화 시작 부분에 보입니다. 바로 신발을 던진 타미의 아빠가 처벌을 받는 장면에서 형 프랑코와 동생 프랑코가 타미 아빠의 손을 설국열차 외부로 연결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 때 형 프랑코 옆에 있던 양복 입은 인물이 동생 프랑코입니다. 이 동생 프랑코는 예카테리나 다리를 건너는 칸에서 요나에 의해서 죽게 됩니다. 요나가 건든 쇠꼬챙이에 양복 입은 악당이 찔려서 죽어가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바로 그 장면입니다. 이 때부터 형 프랑코는 요나에 대한 원한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설국열차가 U자형으로 지나는 지점을 통과할 때 형 프랑코가 반대편 열차로 총을 난사합니다. 이 때에도 요나를 비롯한 인물들이 고개를 숙이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형 프랑코는 요나를 죽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커티스가 응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커티스는 당연히 자기 쪽으로 총을 쐈으니 응사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후에 사우나실에서도 요나는 죽을 뻔 합니다. 요나가 입에 피를 가득히 묻히게 되었던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그 이후 요나도 방어본능에 의해서 형 프랑코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나도 칼로 형 프랑코를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커티스가 대신 프랑코를 죽이지요. 이 시점부터는 요나와 프랑코는 서로를 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요나는 기차 안에서만 생존했기 때문에 순수한 모습도 보이지만 반대로 자기방어본능이 보여지는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진칸에서 요나의 손에 권총이 들려졌을 때 요나가 적의감에 휩싸여서 프랑코를 죽이려고 한 것입니다.

12. 클럽칸의 퇴폐적인 모습과 그들의 습격



저는 개인적으로 클럽칸의 퇴폐적인 모습이 상류층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뿐만 아니라 고대 로마사회에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로마가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 그들은 고대 사회의 상류층 집단이었습니다. 하지만 퇴폐적인 성문란과 콜로세움 등의 향응이 로마 후기에 판을 쳤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현대 사회에도 그대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쾌락을 즐기다가 더 높은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크로놀까지 손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에게는 설국열차는 천국 그 자체였겠지요. 만약 그들이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면 크로놀에 손을 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남궁민수의 행동은 기득권을 파괴시키는 행위로 보여졌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 그들은 들고 일어납니다. 마치 현재의 기득권층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여러가지 행동을 취하는 모습과도 유사합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클럽칸과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3. 설국열차는 꼭 파괴되어야 했었나?



설국열차의 호불호가 가장 갈리는 장면이 바로 열차가 파괴되는 장면입니다. 다들 마무리가 이상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온도가 더 내려가서 좋지 않았겠느냐? 다 죽어버리고 요나와 타미 둘만 살아남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등등의 말들이 나옵니다. 비록 닫힌 공간이지만 생존이 보장되어 있는데 왜 그들은 기차를 폭파시켰을까요?

제가 처음부터 설명을 드린대로 설국열차는 열차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열차의 상징성,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셔도 좋고, 계급사회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설국열차가 파괴되어서 그 안의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 요나와 타미만 살아 남았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보다 설국열차라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기존의 낡은 시스템을 부수고 혁명이 성공했다고 해석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틀을 상징하는 설국열차가 파괴되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생각났습니다. 데미안에 나오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기존에 있는 그 세계를 부시고 난 후에야 새로운 세계의 탄생이 있습니다. 설국열차를 파괴시키지 않았다면 결국 구 세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설국열차가 파괴된 것에 대해서 쉽게 납득이 가더라구요.

14. 북극곰의 상징성



제가 설국열차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북극곰이 나오는 장면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북극곰 = 외부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다 = 희망' 이라는 의미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게 처리하는 편이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북극곰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성경에서 차용한 물고기를 의미하는 요나, 그리고 물고기자리의 황도12궁을 설명한 김에 마지막도 천문학적으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북극곰(Polar bear)이 의미하는 것이 북극이라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천문학에서 북쪽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천체가 바로 북극성(Polaris)입니다. 대항해시대에 선원들이 방향을 정할 때 참고로 한 별자리가 바로 북극성이었습니다.

기존 사회 시스템을 대변하는 설국열차가 파괴된 곳에서 요나와 타미가 탈출에 성공합니다. 요나와 타미가 새로운 시대의 아담과 이브가 되었던 아니건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윌포드가 말하는 인류로 대변되는 설국열차 안에서 어린 아이인 타미와 설국열차 안에서 17년을 살아온 요나가 성년이 되는 그 해, 그 날, 요나는 파괴된 설국열차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어찌보면 인류가 지금의 문명을 향해 걸었던 첫 걸음이 그랬을까요?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계로 나온 두 사람의 앞 길은 어둡기만 합니다. 이 두 사람 앞에 북극곰이 나타났다는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는 '북극곰 = 희망, 북극성 = 새 시대로의 이정표'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외부 세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요나와 타미로 대변되는 혁명 2세대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데 일종의 등대 역할로 등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북극곰은 쌩뚱맞기만한 존재는 아니었다고 보여집니다.


드디어 오늘을 끝으로 영화 설국열차의 해석 리뷰가 끝을 맺었습니다. 거의 5일간 연재를 했는데 끝을 냈다는 점에서 홀가분함을 느끼고, 더 쉽게 설명을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어렵게 풀어나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알차고 재미있는 영화 리뷰로 찾아오고 싶네요. 지금까지 스노우의 설국열차 해석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Sort:  

Subscribe to my YouTube channel
For more cool videos on crypto

Follow me on Steemit @carlosgarcia

Genesis mining code KD76tg for 3 percent off your next cloud mining upgrade

Bitcoin tip box is 1JFbyBPn6deGstbxvKVqvK7wDgroPGMHND

✈ Thank you

영화에 대한 이해그 남다르시군요
리뷰 수준이 대단합니다

✈ 더백님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 비행기 타고 날아가는 기분이네요 ㅎㅎ

설국열차 다시 봐야겠어요 숨은뜻찾으며

✈ 다시 보셔도 재미있으실거에요 ㅎㅎ 굿밤 되시길 바라며 한 주의 시작이 좋으시길 빌어요! ㅎㅎ

재밌게 읽고 갑니다~!!

✈ 앗! 한국 커뮤니티의 신성으로 떠오르는 @maa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챗방보고 팔로해요~

✈ 팔로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맞팔 했어요! ㅎㅎ

많은의미가 내포되어있죠 말씀데로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 궁금하내여 저도

✈ 저는 유토피아를 향해서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겠지만요.

첫 시작보다, 가면서 어려워진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몰입되서 후다닥 읽어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

✈ 앗! 몰입까지 해주셨다니 정말 최고의 칭찬이네요. 앞으로 더 좋은 글 많이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어차피 모순된 체계라면 ... 지속되는 의미가 ..

✈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설국열차가 파괴되는 결론이 맞다고 봅니다 ㅎㅎ

네, 이미 극에서 현대사회의 병폐가 설국열차 하나에 다 있었는데 .. 이 체계가 지속된다면 ... 의미가 없었을 듯 합니다 . ㅠㅠ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나름 가벼운 영화는 아니겠구나 싶엇습니다. 근데 이렇게 읽다보니 다시 한번더 자세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읽엇습니다. 업봇 해드리고 가요!

✈ 도리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국열차가 내포하고 있는 상징성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저는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여기까지밖에 해석을 못하겠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역시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이송이 작가님 오늘도 방문해 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3
JST 0.028
BTC 64153.02
ETH 3205.80
USDT 1.00
SBD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