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습작] 서양 고대 의학에 대한 생각

in #bus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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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카 파르마시아 에르보리스티카 디 산타안나, 이태리 제노아의 수도원 약국인데 후덕한 이미지의 수사님이 상담을 하고 의약 처방을 해주신다. 영어를 못해서 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글에 입력하고 계신다. 내가 방문한 수도원 약국 중에 가장 다양한 의약품을 판매한다. 손님이 꽤 많다.


배낭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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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처

라베르나(서양 고대 의학과 수도원 약국)의 일부와 관련된 다른 내용을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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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의 까말돌리 수도원의 입구 베네딕토 성인의 동상, 근처에 약수물이 아주 달다. 이곳에 며칠 묵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수도원내 숙소 예약이 다 되어서 그냥 1시간정도 둘러보다가 라베르나 수도원으로 옮겼다. 1,000년 역사의 수도원인데 여기서 판매되는 의약품이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연예인이 이곳 화장품을 사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나 여기서 판매하는 에센셜 오일 약품이 아주 좋다. 베네딕토 성인은 세속에 봉사하는 수도원 시스템을 확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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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아의 수도원 약국, 점심시간이어 기다리고 있다. 이 수도원 약국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 동서양 고대 의학의 융합을 표현하는 것 같다. 동양의 경락신체도와 이침도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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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노벨라, 피렌체의 수도원 약국으로 기업화 되었다. 화장품과 식품성 의약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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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액의 생성과 혼합하여 변화됨, 조화의 회복에 대해서는 조리에 비유할 수 있다. 음식이 소화되어 생성된 영양분은 정맥이나 간장 중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서 변화한다. 체내에서 발생한 열이 적당하면 그 열에 의해서 혈액이 생기고 적당하지 않은 경우는 다른 체액이 생겨 혈액에 섞이게 된다. 그때 더 뜨거우면 담즙에 더 차가우면 점액이 된다. 노랑 담즙은 비장으로 흡수되어 혈액이 정화되지만, 비장의 기능이 나쁜 경우 노랑 담즙은 마무리된 것처럼 흑담즙이 되고, 비장 자체가 병적 상태에 있으면 잘 조리되지 않는 흑담즙이 신체를 둘러싸게 된다. 4체액설/셀프피디아을 의미에 맞게 의역하였음



약성의 고대 의학 적용에서 ‘맛’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쓴맛/떫은맛, 매운맛, 단맛, 신맛 등 맛의 조합으로 이것이 체내에 미치는 생리작용의 변화를 예측 적용한다. 예를 들어 매운맛은 발산/확장 시키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뭉친 것을 풀어준다. 가스 활명수는 고추의 캡사이신을 소화제로 응용한 의약품이다. 지금처럼 약물의 성분과 생리작용을 연구한 생화학이 없었던 고대에는 ‘맛’의 성질을 통하여 인체의 생리작용을 해석하였다.

매운맛에도 개성이 있다. 퍼지는 매운맛, 차갑게 적셔주는 매운맛, 강렬한 매운맛 등 다양하다. 쓴맛, 단맛, 신맛 등과 적절하게 조합하여 식재료나 의약품에 이용하였다. 그런데 동양과 서양의 적용 방식이 여기서 차이가 있다. 동양의학 전통은 맛을 통해서 장부(오장육부)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서양 의학 전통은 맛을 통해서 체액의 상태가 조절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痛卽不通 不痛卽通
아프다는 것은 통하는 것이고 아프지 않다는 것은 잘 통하는 것입니다.



동양 전통 의서인 황제내경의 기본 철학이다. 건강은 몸의 요소들이 조화로운 것인데 그 조화는 흐름(소통)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건강에 대한 해석에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차이가 없다. 약은 입을 통해서 들어간다. 혀로 느끼는 맛도 동양이나 서양이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약성(맛)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체내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생명 활동을 하는 장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과 이들 장부를 순환하며 돌아다니는 체액(혈액, 림프액, 척수액 등)을 정화 시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아직 자세하게 살펴보진 않았지만, 이를 토대로 서양 전통 본초학을 연구해본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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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라스티카 수도원(이태리 수비아코)의 약국, 여기도 수사님께서 의약품을 판매한다. 수비아코 동굴 수도원에도 몇몇 의약품을 판매하지만 이곳처럼 다양하지는 않다. 베네딕토 계열의 수도원은 대부분 의약품을 판매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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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베르나 수도원의 의약 제조 전시품, 프란치스코 계열 수도원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의약품도 다양하다. 까말돌리 수도원처럼 여기서 판매하는 천연 화장품이 유명하다.



수도원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농축액/오일, 차들인데 건강식품과 관련이 있다. 동양의 전통 약물은 여러 가지 약초를 혼합하여 장시간 동안 끓여 우려나온 것을 마시는 탕액이 많다. 그러나 서양의 약물은 약초들을 농축시킨 혼합액/오일을 물에 타서 먹는 제품이 많다. 동양은 해가 뜨는 동쪽이라 발산의 개성으로 약물을 우려내는 문화이고 서양은 해가 지는 서쪽이라 수렴의 속성이 강하여 농축시키는 문화에 특화된 것일까? 엉뚱한 생각이겠지만 흥미롭다.

장부의 조화와 체액의 정화를 목표로 하는 의학적 접근, 삼출과 농축의 약물적 특성의 차이, 목조 건물과 석조 건물의 수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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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말돌리 수도원 약국의 출입문에서


여행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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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족이 병원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특히 의사라는 자가 고자세로 떽떽거릴때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습니다.
피터님 여행은 주제 중심이네요. 배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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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공부하시는 고대 의학, 또는 음식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시골에서 농약을 치지 않은 신선한 야채를 먹는 것 만으로도 몸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끼기는 하지만 좀더 학문적으로 적용하려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생의학 분야에서 현대 의사들이 말하는 것들은 책을 통해서 읽어보았지만 형님께서 말씀하시는 생리학적 접근이나 고대의학 접근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습니다. 혹시 초은이가 더 좋아질 수도 있으니깐요.

전 초보자이니 기본서 추천해주시면 읽어보고 싶네요.^^;

최근에 읽은 책인데 허브상식사전을 읽어보세요. 맛의 이론적 적용에 대해서는 범위가 다양합니다. 동양철학적 이론(약선)과 아유르베다의 이론에 관한 개론서부터 시작하는게 좋아요. 그런데 이쪽은 좀더 살펴보고 나중에 추천드릴께요. 제가 볼때 인도의학쪽을 아내님과 함께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허브관련해서 정원도 직접 만들고 아이들이 함께 가꾸는 것도 좋구요. 허브 베이스 의약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구요. 아로마 오일 제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구요. 허브상식사전의 저자가 인터넷 레퍼런스를 풍부하게 정리해 두었어요. 전에 추천드렸던 퍼머컬쳐도 학습해보시길. 카톡으로 가드닝관련 pdf 보내드릴께요.

록엽씨 화이팅~~~
글만 봐도 머리 아픈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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