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승(醫僧)의 약수터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10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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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에서 잔스카르로 향하는 도로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예전보다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아직 공사중이라 일주일에 두 번만 도로가 열리는데 초입이라 길이 잘 닦여있다. 맑은 고산지대의 태양빛은 레이저 빔이 저리가라다. 차창에 기댄 왼쪽 팔을 잔인하게 굽고 있었다. 출발전 이미 적신수건으로 드러난 팔을 돌돌 감아도 소용없다. 20분도 안돼서 빠짝 말랐다. 1시간 즈음 달렸을까? 이제는 뜨끈 따가와진 수건에 물이라도 적셨으면 하는데 싱게가 차를 세웠다.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자고 한다. 이쁜새끼! 잘됐다 싶어 물병의 물을 갈고 수건도 듬뿍 적셨다. 도로 옆에 있고 약수터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방치된 느낌이지만 개꿀 시원맛! 하긴 이렇게 폭력적인 태양 아래라면 어느 물이든 감지덕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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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모르지만 한 의승(醫僧)이 위에 있는 동굴에서 수도하면서 이곳에 내려온 물이 영험해졌다고 한다. 올라가서 동굴 안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눈치가 보여 포기했다. 이런 무명씨의 수도터가 더 매력적이지만 어쩔 수 없다. 다시 오게 된다면 작정하고 둘러보고 싶다. 이런 곳에 앉아서 명상도 하고 하루 밤을 지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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