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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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였을까? 유럽의 목가적인 풍경을 동경하였다. 서양 사대주의였을까? 아무튼 동양은 왠지 후져보이고 서양은 모두 멋져 보였다. 게다가 80년대에도 도시 서울은 공해가 심해서 아침에 학교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하얀 목소매에 검은 먼지때가 둘러 있으니 한국은 항상 지져분하다고 생각했다. 영상 속 서양의 농사꾼들은 모두 멋지다. 그런데 우리 시골은 왜이리 촌스러운지. 전원일기를 보다 보면 서양의 농촌과 우리의 농촌은 차이가 나도 너무 차이가 났다. 그래서 언젠가 꼭 외국의 농촌가서 살아야지 하고 다짐하였다. 이제는 그런거 다 착각이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안다. 돈만 많으면 농촌이라도 간지나게 멋질 수 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상관이 없다. 하긴 몸땡이는 좀 댄디하게 생길 필요가 있긴 하다. 연예인이 땀범벅이 되도 멋지거나 이쁘다. 그게 안 되면 돈 쳐발라서 옷발로 분위기를 좀 바꿀수 있을 것이다. 돈맵시가 원래 그런거니까. 시골 영상도 자본주의라면 얼마든지 미화될 수 있지. 암. 그래서 쉬운 방법으로 돈 벌 궁리만 한다. 노가다는 힘든 것이고 지져분하고 버는 돈도 적다. 촉이좋아 종잣돈으로 손가락 까닥거리며 잘만 하면 순식간에 때돈 벌수 있다는 개환상도 한다. 이것도 환상인 건 마찬가지이지. 이래저래 환상속에 살다가 시간 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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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즈음 생태철학에 관하여 공부를 시작하면서 진정한 생태주의자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귀농하여 집도 짓고 살아야 겠다고 흙집짓기 관련 서적도 이것저것 샀다. 준비는 다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텃밭보급소에 가입하여 농사를 1년 배우다가 처음의 원대한 꿈은 얼마 안가서 현실 인식으로 아주 쉽게 포기되었다. 땀나고 지져분하고 넘나 힘들었다. 땀빠지는게 나의 육수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고작 10평정도 밭갈고 씨뿌리고 작물 관리하는 데 개힘들다. 기본적으로 300평정도 농사져야 자급자족이 해결된다고 한다. 30배 개힘듬 생각하니 아찔하다. 땀많이 흘리고 끈적끈적해서 안씻고 자기 찝찝하다. 게다가 모기밥되면 잠도 못잔다. 특히 궁둥이 까고 똥쌀때 모기 물면 넘나 힘들어진다. 거기다가 시골 아재와 줌마들 참견을 요리조리 피하는 것도 일이다. 농약안치면 안쓰러워서 친절하게 농약까지 팍팍 뿌려주신단다. 쭈글탱이 작물이면 농사 그렇게 짓는거 아니라고 참견 오지게 하신단다. 어딜가도 마찬가지이다. 그 속에서 농사짓고 꾸려나가는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 못하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 법이다. 얼마전 인기를 끌었던 삼시세끼, 즉 먹기위해서 농사짓고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땀범벅이 되어 농사짓고 수확하고 밥짓고 설겆이하는 거 시간 낭비다 생각하여 이런 거 모두 우리는 돈으로 쉽게 다 해결하는 시대이다 보니까 돈벌 궁리하면서 현실과 괴리된 시골 낭만을 상상하게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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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모아 산 마마래이드 LP앨범 속에 적혀진 소개 글에서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이 그룹의 매력이라고 적혀 있었다. 리플랙션스 오브 마이 라이프는 이미 유명하지만 그에 어울리는 나만의 보물 두 곡을 찾았다. 그리고 대문 사진과 같은 목가적인 풍경에서 아리따운 여인과 꽁냥꽁냥하는 것을 스스로 꿈꿨다.

그건 개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