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travel] 이탈리아 여행기 - 아폴론과 라오콘

in #art7 years ago (edited)

벨베데레의 아폴론

내가 이전에 대단히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보았던 모작 석고상도 이 대리석 실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기행, 괴테

그렇지만, 실은 이것도 그리스의 것을 로마에서 모작한 작품. 원본은 남지 않고 복제품만 남았다. 복제품은 영원한 복제품이지만, 그래도 원본처럼 대접받는 복제품도 있다. 괴테는 아폴론 상을 얼마나 좋아했던지 이를 또 보러 갔다.

최고의 걸작을 두 번째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최초에 느꼈던 경탄이 공감으로 변하고, 작품의 가치에 대한 보다 순수한 감각이 생겨난다. 인간이 창조해 낸 것을 가장 정확하게 마음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첫째로 정신이 완전한 자유의 경지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리석은 이상한 소재다.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은 실물을 보면 한없이 우리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 그런데 석고 모사품은 아무리 잘 만든 것이라도 생동감이 넘치고, 젊은이답게 자연스럽고, 젊은 존재가 가진 더없이 고귀한 입김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만다.

괴테는 석고 모사품이 아니라 대리석 모사품을 가졌어야 했다.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

르네상스가 정점에 이른 1506년, 훗날 엄청난 명성을 날리게 되는 한 조각 작품이 발견되었다.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 사람들은 이 비극적인 모습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한 남자와 그의 두 아들의 고통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어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것은 베르길리우스의 '아에네이드Aeneid'에 나오는 한 장면을 조각한 작품이다.

트로이의 사제 라오콘은 사람들에게 '목마'에 그리스 군인들이 숨어 있으니 받아들이지 말도록 경고했다. 트로이를 멸망시키려던 신들은 분노했다. 바다로부터 두 마리의 거대한 뱀을 보내 라오콘과 그의 두 아들을 칭칭 감아 질식시켜버렸다.

그래, 어디선가 본명 본 적 있는 작품이다. 서양미술사 수업 시간에도 분명 나왔겠지.

미술사학자 곰브리치(1909~2001)는 이 작품이 검투사에 열광했던 시민들을 위한 자극적인 작품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예술가는 우리들에게 무고한 희생자가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수난을 당하는 무시무시한 정경을 느끼도록 원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인간과 짐승 사이의 무시무시하고 섬뜩한 전투 장면을 묘사하는 그의 능력을 과시하고자 했을까? ... 그러나 나는 가끔 이것은 검투사들의 싸움과 같이 끔찍스러운 장면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술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서양미술사, 곰브리치

라오콘의 오른팔은 조금 뒤에 발견되었는데, 사람들은 그의 팔이 옆으로 쭉 뻗어 있을 거라 추측하고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만이 팔이 꺾여 있을 거라 주장했는데, 실제로 그 후에 발굴된 오른팔은 미켈란젤로의 주장대로였다.

쏠의 이탈리아 여행기 더 보기

0. 이탈리아 여행기 프롤로그
1. 로마에서의 첫날밤
2. 로마를 걷다
3. 바티칸을 가다


글은 함께 여행했던 남편이 쓰고, 그림은 제가 그렸습니다.
배너를 그려주신 @leesongyi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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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지막 미켈란젤로 짤 쓰시고 싶은 분은 쓰셔도 됩니다 :D

저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저장 ㅋㅋ^^ㅋㅋㅋ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Yo no entiendo mucho lo que dices acá, pero me imagino que buen post por estar en la sección Hot, sigue así.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미켈란 젤로 짤!! 저 쓰겠씁니다!!! ㅎㅎㅎ 저장!!

남편분이 쓰신 글도 좋습니다.
특히나 곰브리치에 대한 글이 쉽고 생생하게 잘 와닿네요!

이야 저는 두세번 읽어야 무슨 말인지 알겠던데 역시 평소에 공부하시는 분은 다르시군요 ! ㅎㅎ

요새 패밀리 컨텐츠가 많아지네요. 솔님도 합류 ^^ 멋진 가족입니다~

톡톡님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천재.png

도대체 대리석과 석고상이 무슨 차이가 있어 괴테는 그런 감상을 남겼을까요?미켈란젤로는 무슨 근거로 라오콘의 오른팔이 왜 꺽여있을꺼라 생각했을까요? 예술적 감각이 없는 저는 왜 다 똑같이 보이는 걸까요? 그림으로 보니 더 이해하기가 쉽고 문외한인 저도 재미있게 보게 되네요.~^^라오콘이 트로이의 사제였던 것도 오늘 처음 알았네요.

해피맘님 아무래도 그림이 들어가면 중간중간 쉼표가 생기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더 편안해지나 봐요. 조금은 지루했을 글 열심히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D

우와우와! 이게 두분의 합작품이라고요?
이야~ 이런이런 쏠님의 남편분께서도 능력자이셨군요! 진정한 이야기꾼과 예술쏠의 만남입니다.
멋진 이야기와 멋진 그림의 앙상블 쵝오!였다고 꼭 전해주세요~

소철님!! 정말 이 시리즈의 최애독자로 인정합니다 :D 남편에게 소철님 댓글 그대로 보여줄께요 ㅎㅎ

작품이 너무 멋진데요!!

저... 석상을 볼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하시는 것들이 있지요. 므흣

어 부스트님 그것이 무엇일까요?
??.png

멋진내용과 그림이 콜라보를이루었네요:-)

입사동기 코부니니님이닷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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