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오해

in #kr6 years ago (edited)

오해 @jjy

부득이 뜨거운 시간에 나가게 되었다.
앞머리가 눈을 찌르고 상한 머리카락이 지저분해서 그대로 봐주기가
곤란해 하는 수 없이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해 미용실을 찾는다.

뙤약볕 아래 늘어진 길은 주변을 향해 더 이상 품고 있을 수 없는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 더위에 무조건 가는 것보다 손님이 많은지 확인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늘에 서서 전화를 한다. 다행이 대기 손님이 없으니
바로 할 수 있다고 해서 전화를 끊고 몇 발자국 걸었을까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난다. 처음엔 듣지 못했으나 나를 부르는
소리 같아 뒤를 돌아보니 동네에서 가끔 마주치는 사람이다.

“뒷모습이 비슷하다 했더니 내 눈이 틀림없다니까.
얼마나 예쁜 옷을 사려고 주인도 없는 가게 앞에서 전화까지 하며
기다리고 있을까...”

분명 야유가 섞인 말투였다.
그녀는 시어머니 적부터 하는 옷가게를 물려받아 하고 있는데
옷도 나이든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데다 가격도 비싸다. 게다가
무슨 이불이니 신발이니 온갖 잡동사니를 다 팔고 있는 집이었다.

어쩌다 어머니 옷을 사드릴 일이 있으면 한 번씩 이용하는 편이다.
내 취향이 아니라 찾아가는 일이 없으니 속으로 벼르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마음먹고 빈정대는 것 같았다.

아무리 장사 샘이 꿩알 샘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대놓고 말을
하면 다음에는 가고 싶어도 일부러 피하게 되니 손님을 쫓는 격이
되니 하수 중에 하수가 하는 짓이다.

별고 말 섞고 싶은 사람도 아니었고 그 집에 사람들이 드나드는
걸 직접 보았으니 대꾸도 안 하고 미용실로 향했다. 머리 손질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께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것 같았다.

어머니 말씀에 이러저러한 사정을 말씀드리니 다음에 뭐라도
하나 사라고 하신다. 나는 딱 잘라 말씀드렸다. 그런 사람하고
말 섞으며 살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며칠 후 가게 앞에서 조그만 꽃을 보고 있자니 그 여자의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또 그날 얘기를 한다.

그 분은 내겐 일 년 선배라 말을 끊기도 그렇고 다 닫고 나서
그간의 얘기를 하면서 그런 일방적인 오해는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일을 키울 줄 몰랐다며 부부간에야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어머니께도 말을 전하는 건 아니니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고
했더니 입맛을 다시며 난처한 얼굴을 한다. 선배를 더 궁지로 몰고
싶지 않아 바쁘다며 인사를 하고 들어왔지만 기분은 씁쓸했다.

생각은 짧고 욕심이 큰 사람이 자기 나름의 해석으로 크게 부풀려
그냥 지나갈 일도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나이 들면서 노을처럼 아름답게 물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20171009_174804.jpg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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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는게 너무 무서운 것이어서 따스하기도
아주 날카롭기도 한 것 같아 늘 조심하려 한답니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전하여 지가도 하지만요
참 세상살이가 한살씩 먹어갈 수록 어렵다 느껴져요^^;

천국에 가면
칼에맞아 죽은 영혼 보다
혀에 맞아 죽은 영혼이 더 많다고합니다.
정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흉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좋은 날 되세요.

보고도 못본척 해야지 쪼르르 달려가서 어머님 한테 가서 뭐하자는 겁니까!!
그여자분 하수보다 더못한 푼수네요. ㅋㅋ

그 선배가 많이 속상해 해요.
와이프의 난처한 행동 때문에
그래서 더 이상은 뭐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하루 지내세요.

국민인사드림니다.
좋은하루돼세요

나날이 아름다워지시는 국민님
오늘도 행복만 담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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