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부조금의 두 얼굴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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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금의 두 얼굴@jjy

중국 전국 시대에 위무자라는 사람이 젊고 예쁜 소실이 있었다.
그가 정신이 있을 때 아들 위과에게 유언하기를 나중에 자신이
죽으면 소실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라고 하였는데 막상 죽음을
앞두고 마음이 변해 소실을 순장해 달라고 유언을 했다.

순장(殉葬)이란 살아있는 사람을 무덤에 같이 묻어 망자를 위로
하는 무서운 장례법이다. 하지만 아버지 위무자가 죽자 아들은
아버지가 정신이 맑았을 때 했던 유언을 지키겠다고 선포하고
불쌍한 아버지의 소실에게 돈을 주어 개가하도록 해주었다.

그 후, 위과는 진나라의 장수와 싸우다가 쫓기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한 노인이 바람처럼 나타나서 위과의 말을
이끌고 벌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었다.

위과는 노인이 이끄는 대로 따르면서 적들이 벌판에 떨어져 뒹굴어
마침내 수많은 적을 생포하였고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었는데
그 노인은 바로 소실의 아비였다.

딸을 순장시키지 않고 돈까지 주어 개가시켜 목숨을 구해 준 일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였고, 전쟁이 나자 그 벌판에 무성한 지장풀
이라는 아주 질기고 긴 풀을 서로 묶어서 말들이 달리다가 걸려
넘어지게 해놓고 풀을 묶지 않은 곳으로 위과를 이끌어 그 위기를
모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후로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되 그것을 마음에 두지 말라(施人愼不念)는
말이 있다.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행위이다.

선행을 미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남에게 자랑하거나 인사나
보답을 바란다면 미덕이 아니라 도리어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려
마음을 다치게 하기 쉽다.

아침부터 들이닥친 할머니의 숨소리가 심상치 않다.
곧이어 언성이 높아지고 심통이 잔뜩 한 얼굴은 눈썹까지 파르르
떤다.

무슨 일인가 하니 지난주에 손자 결혼식을 했는데 부조금이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적게 걷혔다는 것이다. 부모 없는 손자들을 기르며 동네
큰일에는 빠지지 않고 다녔는데 손자 결혼식을 끝내고 부조금을 보니
가히 기가 막히고도 남는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그 때는 물가가 지금과 달라 삼 만원 부조가 보통이었는데
벌써 십년도 넘어서 갚기를 그대로 삼 만원을 담아 온 사람이 양심이
있느니 없느니 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언성이 거칠어지신다.

어떤 집은 내가 두 번이나 갔는데 안 와서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장날 길에서 만나 왜 안 갚느냐고 하며
달라고 하니 이만 원밖에 없다고 하는 걸 삼 만원씩 두 번이라고 해서
집에까지 쫓아가서 오만 원 받았다고 하신다.

게다가 나는 서너 번이나 갔는데 이제 겨우 한 번 가지고 오기를,
내가 죽으면 어디서 장사를 지낼지도 모르는데 그걸로 끝이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하시며 박카스 한 병을 드시고도 물 한 컵을 단숨에
들이켜신다.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부조금도 물가인상률을 반영 해 당신이 참석
했던 회수를 합산해서 적정한 금액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죽을 목숨을 살려 준 은인도 아니고 부조금이 이웃 간 언쟁의
소지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조그만 지역에 살다보니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 정도라
서로 인사치례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 개중에는 잘 사는 집에는 넉넉히
넣고 돌아올 게 없다고 생각하는 집에는 약소하게 인사치례만 하고
지나가는 얄팍한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분처럼 액수를 놓고
따지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예로부터 부조계는 대를 물린다고 했지만 그것은 정착생활을 하는
농경시대의 얘기다. 지금은 이동이 많고 서구화 된 사회에서 교제비
정도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본시 부조금이 이웃 간에 큰일을 앞두고 서로 돕자는 상부상조의 뜻을
담고 있어 처음부터 내가 얼마를 주면 나중에 얼마를 받을 것을 예상
한다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예전부터 생각이 깊은 사람은
방명록은 보관하되 부조계는 일이 끝나면 바로 소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또한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이다.

군자는 세상을 이롭게 하되 이름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 다음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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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왼손이 모르게 해야하는데 ㅎㅎㅎ
제 어머니도 그런 서운함을 표한적이 있습니다. ㅎㅎ 그래서 저는 얘들 결혼시킬 때 가족끼리 스몰웨딩할까 하는 중입니다.

저도 스몰웨딩을 지지합니다.
시동생들 결혼시키면서
반만 청첩 돌리고 반은 가족끼리 했습니다.
물론 원성이 따랐지만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습니다.

언제쯤 부주 받을 일이 생길는지...^^

조금만 기다리시면
따님께서 그 날을 만들어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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