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의 성장일기7.

in #sct5 years ago (edited)

앞으로 나란히@jjy

한가한 시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줄을 지어 선생님을
따라가는 아이들의 새싹처럼 풋풋한 모습이 보입니다.
가는 방향으로 보아 은행체험을 하러 가는 것 같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네 살에서 다섯 살 된 아이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쁘게 꾸미고 은행으로 가면 직원이 아이들을 한 쪽에 모아놓고
은행이 하는 일이나 예금 하는 방법을 설명하며 직접 1,000원
정도의 돈을 예금하도록 지도합니다.

아이들은 은행 직원이 하는 얘기를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다가
자신의 차례가 되면 엄마가 준비해 준 돈을 통장에 끼워 직원에게
내면 통장에 금액이 찍힌 것을 확인하고 좋아합니다.

더 좋은 것은 은행에서 주는 팝콘 한 봉지씩 받아들고 오면서
좀 전에 은행으로 갈 때처럼 줄을 맞추어 선생님을 따라갑니다.
지금 아이들은 뱃속에서부터 예금정도는 배우고 나오는지 딴전을
피우거나 혼자 이탈하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이들만
보면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그 때는 학교에 입학하면 아침마다
책가방을 메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코 수건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얼굴도 예쁘고 깔끔한데 그 때는 왜 그렇게 코를
흘리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깨끗한 손수건을
접어 왼쪽 가슴에 달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아침마다 학교 운동장에서 조회를 서면 반드시 ‘앞으로 나란히!!!’
하는 구령과 함께 팔을 앞으로 들고 앞에 있는 친구의 어깨에
맞추며 줄을 섰습니다.

저 역시 코수건을 달고 학교를 다닌 세대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나란히를 하며 줄을 맞추고 대열에서 이탈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언제나 남을 따라했습니다.

코인투자에서도 남들은 어떻게 하나 눈여겨보면서 따라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앞으로나란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들이 어떻게 하고 있나를 먼저 살폈습니다. 그러나
새가슴인 저는 큰 한방이 두려워 망설였습니다.

이오스를 사고 다시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퀀텀이 전망이 좋다는
말에 퀀텀을 샀습니다. 그런데 그 퀀텀이 갑자기 미끄럼을 타기
시작하면서 낮은 곳에서 움직일 궁리를 안 합니다. 퀀텀으로
다시 이오스를 샀는데 조금 떨어지나 했는데 꾸준히 상승을
합니다.

어느 정도 상승을 했다싶어 일부를 팔아 현금화를 했습니다.
첫 번째 수입을 통장에 넣어 보는 게 좋다는 말씀에 조금 가지고
있으려고 했지만 쓰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우선 남들 다 있는 노트북을 하나 사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어떻게 알았는지 지름신께서
곧바로 강림을 하십니다.

노트북 박스를 열고 처음 며칠은 꽤나 톡톡 거리며 자판을
두드리고 폼 나게 글을 쓸 것 같았지만 외출 할 때나 조금 먼
곳으로 이동할 때는 노트북 모시는 일이 번거롭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얼마 안 가서 아드님 손으로 넘어갔고 나머지 현금으로
샀던 원코인은 그 후로 무소식이었습니다. 나의 첫 현금화는
앞으로나란히를 벗어나지 못하고 씁쓸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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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웃으면 안되는데 웃게 되네요. 그래도 엄청 고수십니다, 제 입장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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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하게 웃으세요.
저도 웃었으니까요.

앞으로나란히... ㅠㅠ

그러고 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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