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53. 정답 발표.

in #steemzzang2 years ago

안개가 자욱한 아침 산도 나무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새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공원길을 걷는데 자꾸 먼지가 날립니다. 얼굴에 닿으면 예리한 금속처럼 차가워 자세히 보니 안개가 얼어서 내려옵니다. 파란 솔잎을 하얗에 만들고 이제막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영산홍잎도 은빛으로 덮여있습니다. 실눈을 뜨는 산수유 꽃망울도 다시 눈을 감고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안개 낀 날은 따뜻하다는데 아침 기온이 쌀쌀해서 모두가 안개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원 둘레길을 몇 바퀴를 돌면서 사진을 찍는데 하도 손이시려워 몇 장 찍으면 바로 손을 넣고 맙니다.

망초잎도 벼룩이풀도 별꽃도 모두가 다시 겨울차림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몇 시간 지나면 햇발이 드리우고 따뜻한 손길이 닿으면 모두가 기지개를 켜면서 배시시 웃고 있겠지요.


정답은 처갓집, 앵두꽃입니다.


‘처갓집 세배는 앵두꽃을 꺾어 가지고 간다 .
보통 세배는 정초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늦어도 보름 안에는 어른을 찾아 뵙고 세배를 드리는데 어쩌자고 처갓집을 앵두꽃이 필 때까지 있다가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은 장모님께서 꽃을 좋아하니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연한 분홍빛으로 갓 피어 오른 앵두꽃을 꺾어 들고가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앵두꽃이 피는 시기는 4월과 5월 사이로 봄이 완연한 때입니다. 뭔가 요즘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이 말은 정말 앵두꽃이 필 때가 되어서 처갓집에 세배를 간다기보다는, 그만큼 여유를 갖고 천천히 간다는 의미를 과장해서 나타내고 있습니다. 정초에 서둘러 처가에 세배하러 가려는 애처가를 조롱할 때 쓰거나, 반대로 늦게 처가에 세배하러 가는 것을 합리화할 때 이 속담을 썼다고 합니다.

비슷한 의미로 처갓집 세배는 보름 쇠고 간다는 말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처갓집 세배에 늑장을 부리는 남자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요즘 세대에 이 말을 그대로 믿고 봄이 오기까지 있으면 그 남자는 맨발로 쫓겨나야 마땅한 일입니다.

옛날에는 그렇게 남성본위의 사회였지만 지금은 큰일납니다. 요즘은 시댁에도 당일에 가는 며느리도 많고 전날에 간다고 해도 웬만한 일은 시어머니께서 다 해놓고 설날 차례 지내고 아침만 먹으면 곧바로 친정으로 갑니다. 시부모님들도 속으로는 더 있다가면 좋겠지만 아들 편하게 살라고 두말도 못하고 양념거리나 밑반찬 바리바리 싸서 보내고 있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554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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