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37. 정답 발표.

in #steemzzang2 years ago

오늘이 202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갑자기 숨이 찬 느낌이 듭니다. 특별히 힘든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마지막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가 전해집니다. 어제부터 20년 만의 폭설이라고 할만큼 쉬지 않고 눈이 내렸습니다.

밤부터는 눈이 비로 바뀌면서 아침까지 이어집니다. 죽이 된 길을 바라보니 물이 고인 곳에는 빗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걸어갑니다. 집에서 커피를 준비해 가지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한 잔씩 마시는데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보니 모두들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미 커피도 떨어지고 물도 떨어진 상태에서 인사를 나누면서 민망한 표정이 됩니다.

그래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는 빠지지 않습니다. 서로 인사로 주고 받는 덕담이지만 사실 복이라는 게 쉽고 주고 받을 수는 없겠습니다. 복을 받고 싶은 마음이야 다 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과연 내가 복을 받을만한 사람인가, 한 해를 살면서 복을 지으며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답은 가래, 보입니다.


‘얻은 가래로 식전 보 막기’
숨가쁘게 급히 해야 하는 일이란 뜻으로 남의 집 가래를 쓰지 않는 사이에 잠시 빌려온 것이므로 길게 쓸 여유는 없어 빨리 일을 마치고 돌려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바쁘게 서둘러야 할 것이며, 그렇게 서두르다 보니 자연 일이 꼼꼼하지 못해 거칠어 질 수밖에 없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종25(1443) 말에 훈민정음이 완성되어 이를 반포하기에 이르럿습니다. 그 이듬해 2월에 최만리 등 권신들이 이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습니다. 그들이 겉으로 내세운 이유는 모든 일은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되는 법인데 대전에서 요즘 하는 일은 다 빠르게 서둘러 추진하려고 힘쓰니 정치의 근본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 했습니다.

세종이 갑자기 아전의 무리 십여 명에게 훈민정음을 익히게 하고 운서(韻書)를 고치고 국문을 달아 새겨 널리 펴려 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모든 일은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던 사실입니다. 사전에 충분히 여러 모로 따져보고 완벽하다는 결론이 난 일이라도 실제로 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로 차질이 생기는데, 너무 서두르다 보면 시행착오가 클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뜻입니다.

남한테 잠깐 빌려온 가래로 식전 그 짧은 동안에 보를 막자니 숨이 턱에 닿도록 서둘러야 했을 것입니다. 노는 연장을 빌려다 번개 같이 활용하는 바지런도 대견하지만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더 아쉽지 않겠느냐고 반대 이유를 삼았다고 전해 집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538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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