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 여름의 도전

in zzan5 years ago

여름의 도전

아직도 발톱이 제 모양이 아니다.
새로 나온 발톱 위에 얹힌 죽은 발톱은 여전히 내 몸에 붙어 나를
불편하게 한다. 발톱을 깎으면서 얼마나 조심을 하는지 손이 떨고
있다. 양말을 신고 벗을 때는 물론 발을 씻을 때 샤워 타올을 쥔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실리고 미끄러지면서 번번이 다친 발톱을
건드린다.

비명을 지르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본능적으로 발가락을 감싸 쥐고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 눈물이 찔끔 거리고 진정이 되기까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냥 아픔을 견디며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우리 집은 오래 된 건물인데 방문이 미닫이로 되어 있고 문지방에
철로 된 레일이 있다. 그런데 레일을 고정하는 작은 못이 빠져 위로
들려 있다. 다른 사람은 아무 일 없이 잘 지나다니는데 나는 수시로
부딪친다.

겨울에는 양발을 신어 그나마 양말이 대신 뜯기는 것으로 발가락은
보호가 되지만 날이 더워지고 발가락이 노출 되는 시기에는 알아서
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날도 아무 생각 없이 문을 나오다 레일을 발로 찼다. 발톱이 들뜨고
나는 그대로 발가락을 쥐고 주저앉아 머리를 발에 대고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발가락을 불로 짖어대는 순간이 지나고 며칠을 슬리퍼를 신고
지냈다. 잠결에 이불자락만 스쳐도 깜짝 놀라 깨었다.

다른 사람들은 돌멩이가 있거나 움푹 패인 길도 잘만 지나다니는데
나는 길이 조금만 울퉁불퉁하거나 보도블록이 기울어진 곳이 있으면
피하지 못해 발목이 꺾이는 일도 있었다.

도대체 왜 번번이 그런지 물었더니 발을 어느 정도 높이까지는 들어야
하는데 거의 땅에 닿을 듯이 살짝 떼면서 걷는 걸음걸이와 먼 곳을
보며 걷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한다.

한 동안 의식적으로 발을 높이 떼어 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작심삼일,
얼마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고 몸에 밴 습관으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었다. 불쌍한 내 발을
위해서라도 잘못 된 습관은 바꿔야 한다. 하나가 안 되면 다른 하나를
실천하면 된다. 멀리 보고 걷는 습관을 고치고 발밑을 잘 살피며 걷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번 기회에 불리한 습관을 고치고 발도 고생을 면하게 해 주고 싶다.
여름에 예쁘게 패티큐어를 하고 샌들을 신은 발은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쁘다. 나도 올 여름엔 패티큐어 한 번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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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아~앙~!

완전 아프쥬~!

토닥~ 토닥~ 토닥~ 💙
어여 좋아지시길~!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그 땐 눈앞에서 불이 번쩍 하고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지금은 거의 다 나았으니
그도 과거사라고 해야하나요? ㅎㅎ

발톱이 빠질 정도라니 ㅠㅠ
새발톱이 온전히 자라고 헌 발톱이 고통없이 빠지기를 바랍니다.

벌써 한 참 지났습니다.
지금은 끝 부분에 조금 남았습니다.

다행이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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