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주목받는 “센터”자리란?

in #kr6 years ago (edited)

<네덜란드 항공 KLM의 승무원 항공기 안전 안내 방송 화면인데 꽤 동양적이다. 정감 간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의 센터자리는 그 그룹의 멤버라면 누구라도 탐내는 자리이다. 최근에 방영된 프로듀서 101 프로그램만 봐도 센터를 노리는 수많은 아이돌 연습생들이 처절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행기의 3자리로 구성되어 있는 자리에서의 센터 자리는 참으로 불편하기 이를데가 없다. 화장실을 가려고해도 식사시간일 때도 말이다. “나야나” 라고 손을 들면서 치열하게 경쟁하지도 않았는데 내 자리는 센터자리였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나의 왼쪽승객은 젊디 젊은 외국인 여성이었다. 자리에 앉고서 암스테르담으로 비행하는 시간 15시간 내내 잤다. 뜨문뜨문 뒤척거리기만 했을 뿐 오롯이 잤다. 지금도 미스테리일수가 없다. 화장실이라도 한번 갈 법 했지만, 한번도 가지 않았다. 난 오른편에 앉아 있는 외국인 할아버지를 깨워 서라도 화장실을 갔는데 말이다.)

<생각>회사에서 주목받는 “센터”자리란?

회사의 여러가지 부서 중 유독 주목 받는 부서가 있다. 은행으로 따지면 박근혜 정권 때 가장 수혜를 받고 조명받는 센터가 일명 “핀테크 부서”다. (지금은 또 아니지만) 이런 부서에 동료가 배치 받게 되면 은근 시샘과 부러움이 교차하게 된다. 잘나가는 조직원의 표상처럼 보인다. 은행장이 출현하는 각종 이벤트를 만들게 되고 모든 업무가 이벤트에 집중하게 된다.

그 부서의 조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행사의 달인이 되어간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정권이 바뀌게 되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서는 팀으로 축소되고 부서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부러움과 시샘은 또 다른 부서로 옮겨가게 된다. 그럴 때 회사원들은 처신을 참 잘해야 한다. 센터 부서에 주목받는 것은 밖에서나 안에서나 피곤하기 마련이다. 특히 정권에 따라 그 주목도가 바뀌는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조직들은 이러한 현상이 심하다.

어릴 때는 마케터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제품을 런칭하고 운영하고 피드백 적용하고 또다시 개선해서 여러가지 그래프상 수치들을 우상향으로 만들고 말이다. 게다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기획안을 발표하고 박수 받고 하는 모습들이 이미지로 그려졌다. 마치 콘서트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션이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연주하면 객석에 있는 팬들이 커다란 환호와 갈채를 보내는 장면. 롹스타처럼 말이다.

그러나 현업에서 그런 조명을 받기란 참 힘들다. 기획안 자체를 팀에서 통과 시키면(팀장에게 여러차례 재단을 당한 후) 일단 예산 받는 부서에 가서 온갖 린치를 당한다.

“돈이 되요?”
“어디서 해본 거에요?”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주세요.”
“수익성 분석 더 자세히 해주세요.” 등등등

기획안이 너덜너널 해질때까지 수정과 보완자료를 만들어서 제공해야 한다. 시간은 흐르고 원래 계획보다 축소되어 있는 나의 기획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제서야 개발부서에 가면 기획안에 있는 개발에 대한 설명들을 아주 자세히 토씨하나 빼먹지 않고 전달해야 한다. 특히 디자이너들에게는 더 세심하게 전달해야 한다. 누구도 나보다 더 많이 더 생각해서 개발하거나 디자인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여러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기획안대로 런칭하고나면 그 때부터 계획한 대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전 단계에서 이미 영혼을 털린 후라 에너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고보면 회사내에서 돈을 만지는 부서, 사람을 다루는 부서, CEO직속 “미래”,”전략”이라는 단어가 붙은 부서들이 센터다. 특히 회사가 오래 되었거나 전통적인 산업 카테고리에 있는 회사들은 그 부서들이 더 많은 힘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 부서 인원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운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국가정권에서 원하는 정책을 눈에 띄게 해당 센터 부서가 잘 받아서 잘 포장한다면 아마 그 부서장장 들이 승승 장구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부서장장들의 능력과는 무관하다. 그렇다. 그 사람의 능력과 일을 잘 하는 것은 같아 보이면서도 참 다른 색채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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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센터를 하라는겨? 말라는겨? ㅎㅎㅎ

그거야... 본의 선택이죠. 잘 붙어 있는 것도 능력, 독립 하는 것도 능력.. 언제나 정답은 없는 ㅋㅋ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하루에 한가지 소원만을 들어주는것처럼
짱짱맨도 1일 1회 보팅을 최선으로 합니다.
부타케어~ 1일 1회~~
너무 밀려서 바쁩니다!!

#부타케어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보는대로 하고 있긴 한데 이게 생업도 있어서 쉽지 않네요. #바람돌이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요정계의 조상신 같은 느낌이네요 ㅋㅋ 오늘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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