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gora] 익명성이 불러 일으켜준 용기

in #kr-agora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흐압빠다이입니다.

익멱성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다른 분들처럼 글을 잘 쓰지는 못합니다. 다만 그냥 제 기준에서 저에게 온 변화를 위주로 적어보려합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저도 페이스북 계정과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습니다. 모두 처음부터 친구 공개로 되어 있었으며 지인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용이었습니다. 친구 공개의 이유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사생활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다가 어느순간 보니 '보여주기 식'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올렸던 걸 모두 돌아보니 글은 한 두줄 적혀 있었으며 [나 여기감, 저기감, 누구 만남, 등등] 돌아보니 좋은것들로만 포장 되어 보이려한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직장에 들어오게 되면서 직장 동료분들이 다 연동되기 시작하니 실질적으론 어디가서 누굴만나 뭘 했다 적은 포스팅 조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주로 휴가를 쓰고 어디갔었고... 회식에 아프다고 하고 친구만나 놀았고.. 이런 것이 팔할이기 떄문에 내일 내가 봐야 하는 사람들한테 보일 수 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간 점점 업로드를 하게 되지 않고 sns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티밋에서는 새로운 공간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제가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가고 있었습니다. 제 지인들은 이 곳에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소개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적고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필력도 필력이지만 글을 어디에 적는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기.
초등학교 때 부터 일기는 -> 선생님에게 검사받아야 하는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것이었고
고등학교 대학 때 한줄씩 써내려 가던 일기는 -> 오늘 내가 뭐 했는지 엄마한테 들키는 것 정도 였기 때문에 적기를 꺼려했습니다.

스티밋을 통해서 처음으로 노래를 녹음해보기도 했고, 라디오를 진행해보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업로드 하는 방법을 몰라 인터넷으로 몇시간을 찾았었고, 사운드클라우드라는 건 이번에 첨 알았어요) 새로웠고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노래를 부르는 걸 너무나도 좋아하고 즐거워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친구들 모여서 노래방 갈 시간도 없고 (요즘은 시간이 나면 노래방을 가려는 친구들도 잘 없어요..ㅠㅠ) . 제가 페이스북이었다면 올릴 생각 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라디오 같은 경우도 매일 내 목소리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지인들인데 과연 좋아했을까요? 그리고 서로 다 아는 사람들끼리 모인 곳에서 과연 사연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었을까요? 라고 반문하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다가 제 친한 직장동료에게 얼마전 처음으로 소개했습니다. 수년간 봐왔던 사람이었고 저를 굉장히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서는 그리 좋은 성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친하게 지내줘서 참 고맙습니다)
하루종일 이제 껏 제가 올렸던 페이지들을 다 보았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쇼크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간 본인이 알던 저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내 메신저를 사용하면 저는 주로 네, 알겠습니다, 아니요, 모르겠습니다, 처리하겠습니다 등 단답형으로만 보냈었고 주로 모니터와의 싸움을 하고 있었고 (참고로 모니터를 4개를 사용합니다 하아) 이렇게 하는걸 보고 이거 진짜 kay(실제 저의 회사에서의 이름입니다)씨꺼 맞아요? 하며 특히 바비걸 노래 들을 때부터 이제까지 자기가 알던 사람이 맞냐며 쇼크에 쇼크라고 했습니다.

익명성 앞에서 저는 용감해졌고 그 동안 할 수 없었던 제 이야기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댓글과 포스팅을 통해 소통하면서 더 많은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제가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시겠지만 그래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겼고 저 또한 마찬가지로 저분이 몇살인지, 어디사시는지는 몰라도 그 분의 글이 좋고 생각이 좋고 일상을 드려다 보는게 좋아졌습니다. (여기서 그 분은 불특정 다수입니다)

익명성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조금은 더 대담해지고 나를 꺼내어보일 수 있었던게 아닐까요? 밖에서는 내가 쉽사리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고 토론에 참여해 나의 의견을 피력하며 이 과정에서 친분이 생기고 대화방을 만들어 대화를 하고 그러다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수다도 떨고 친해지는거에 대해서는 저는 찬성입니다. 강요가 되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그게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의로 진행이 된다면 더 할나위 없이 좋은 행보가 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이것도 개인적이지만, 저는 스티밋을 블로그로서가 아닌 코인 투자자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코인 투자에 관련해서 제가 밖에서 쉽사리 이야기 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공유할 수 있는게 너무 좋습니다. 코인 이야기를 이제는 주변 분들도 많이 알고 있는 상태이지만 사실 대화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너 이더리움알아? 그거 조심해야한대, 너 비트코인알아? 그거 몇십배 올랐대 그거 이상한 것 같아.' 이런 얘기가 아직도 ... 많이 들리지만 설명을 잘 해줄 자신도 없고 설득시킬 필요를 느끼지 못해 '응응!!ㅋㅋ 조심할께. 잘알아볼께'라는 식으로 대화를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코인으로 알고 오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관련 이야기를 포스팅해주시고 소통하고 하는 과정이 정말로 좋기도 합니다!!

끝으로,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합니다. 여기까지는 내 친구, 이 바운더리를 넘어서면 남이라는 장벽. 어쩔 수 없지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직업에 따라 만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으며 대부분 어른이 되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나를 다 드러내고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20대의 마지막에 스티밋을 할 수 있는 건 저에게는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더 열심히 소통해 나갈 생각이며 기회가 되면 밋업도 나가서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도 싶습니다.

PS. 다 읽고보니 그래서 제가 익명성이 좋다는 건지 싫다는건지 헤깔리시죠..? 저도 지금 한시간을 넘게 앉아서 썼는데.. 읽고 보니 그래서 좋다는 거야 싫다는거야..? 라고 반문이 들지만... (이래서 제가 필력이 없다는걸 다시한번 증명합니다.) 한줄요약하자면.. 익명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내 자신을 꺼내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저의 선택장애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제가 뷔페 가는 사진을 엄청나게 자주 올리는 이유는 뭘 먹고 싶은지 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 먹을 수 있는 뷔페로 가자와 비슷 한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셨는데 정확한 의견 전달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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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엉클엔젤의 전설은 시작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엉클엔젤 ㅋㅋㅋㅋㅋ 혹시 제가 엔젤입니까?ㅋㅋㅋ 와 예가님 감사합니다. 살면서 제가 또 언제 엔젤 소리 들어보겠습니까 !! (무슨 엔젤인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가 부부님께 항상 감사해 하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익명성의 찬반을 떠나서 본인을 표현할수 있는 다른 창구가 있다는것 자체가 너무 좋은거 같습니다. 저는 밋업을통해서 저를 표현하고 있는거고요~ 방식의 차이이나 본인표현을 잘해주셔서 감사할따름입니다^^

로이님~ 좋은말씀감사합니다 :) 네네 각자가 원하는 방식과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그 끝이 우상향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 즐거운 주말 되세요^^

합빠다이 님이 하시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 글 잘쓰시는데 왜 못쓰신다고 하시는건가요?? 마음이 묻어나는 글이었고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솔직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영님!! 감사합니다 :) 왜 글 다시 올리신다고 하시더니 하루 올리고 안올리시는건가요?? 많이많이 올려주세요 > < 먹스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 즐거운 주말 되세요 ★

친구에게 자신의 치부를 들킨 느낌을 압니다..ㅎㅎ
저도 친구에게 괜히 스팀잇을 추천해줬다고 생각이 드네요....

진솔한 이야기 잘읽고 갑니다^^

ㅋㅋㅋ 하하 친구분과 하시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떄문에 원하시는 대로 하시면 되는거지유 히히 (친구 눈치 보지 말고 같이 열심히 올려보세유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오호~
하바양 그동안 개그만을 추구하는줄 알았는데...
또 이런면이 있으시군요 ㅋㅋㅋ
잘 봤습니다 ㅎ

레오님 ㅋㅋㅋ 제가 스티밋을 즐겁게 할 수 있었던 큰 이유중에 하나가 레오님도 포함이되어있을겁니다!! :) 이곳에 재밌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아재로 만드셨고 얼굴 없는 가수로 하라는 조언들을 들었지만 ㅋㅋㅋ 그게 너무 재밌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호응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영광인데요 ㅋㅋㅋㅋ

익명성이 주었던 자유로움에 대해 잘 전달해 주신 것 같은데요?? ㅎㅎ
흐압빠다이님 글을 읽고, 어쩌면 내가 정말 보여주고 싶었지만, 사회적인 억압이나 다른 상황적인 이유때문에 드러내지 못했던 것을 익명성이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몸소 경험했던 것을 말씀해 주셔서 더 와닿았네요.

앗 진짜요?ㅋㅋ 너무 두서없이 쓴 것 같아서 걱정이었는데..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이제 흐압빠 하면 만들어진 이미지가 있는 것 같지만.. 즐겁습니다 저는
@dmy님도 즐겁고 재미있게 스티밋을 계속 이어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익명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내 자신을 꺼내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인 것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히히히 @skt1님 맞습니다. 밋업에 참석하지 못해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진짜 나타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고.......하아

예전에 쓰신 표절글과 비슷한 내용이군요! ㅋㅋ SNS가 이상한게 막상 정말 친한 친구들끼리는 SNS에서 소통하지 않더라구요. 길 가다 마주친 동창의 "언제 한 잔 하자!" 수준의 소통을 벗어나지 못 했던거 같아요.

ㅋㅋㅋㅋ @kmlee님 제가 글쓰는 실력이 없어서 ㅋㅋ 그이야기가 그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하 역시 다 보고계시는 분께는 걸려버렸네요 ㅎㅎ
맞아요. 진짜 친한 친구는 톡으로 얘기하고 전화하지 굳이 댓글달아주지 않았습니다 하하하하

친해지려면 댓글을 그만 달아야겠습니다ㅋㅋ

이미 친해지셨습니다 선생님 ㅎㅎ 고로 해당사항 없으십니다ㅋㅋ

주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르신.

ㅋㅋㅋㅋㅋ 오늘 모든 파워를 쏟아내서 이제 그만 자러가야합니다 ㅎㅎ 선생님 사연감사하고 매주보내주십쇼 선생님 사연이 참 좋습니다 :) 좋은밤되세요 ㅋㅋ

좋은 꿈 꾸십시오.

맞아요 숨겨진 나를 다시 꺼낼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저도 최근에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어요.
물론 저에대해 많이 알고들 계시지만 제가 여기서 이렇게 적극적으로활동하는거 보면 다들 놀랠거예요.
저는 원래 숫기도 없고.. 나서서 하는편이 아니거든요..
익명성이 주는 장점 같아요.
스팀잇이라는 공간이 참 매력 있습니다. ^^
그래서 합빠다이님 노래도 듣는거죠 !! 목소리가 !!!!짱!!!

러브흠님 :) 저랑 비슷하시군요!! 히히 저는 사실 숫기가 없는 편은 아니지만.. 친해지고 나면 굉장히 시끄럽고 잘 떠들지만.. 아닐 땐 또 .. 가만히 조용히 ...이렇게 있게 되더라구요^^
러브흠님의 활발한 활동 너무 보기 좋습니다 :) 저희 함께 재밌게 하고 여성 밋업때는 우리 ... 숫기 없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함께 해요 ★
노래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ㅎㅎㅎ

익명성은 다른 이가 내 개인의 사생활을 깊이 침범할 수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한때 페이스북과 인스타를 안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그이유였지요. 저도 오히려 @happadai 님 처럼 스팀잇에 부담안 느끼고 어떤 글이든 올릴 수 있는 것이 말씀해주신 이유가 아닐 까 생각해요.

저는 실명도 익명도 모두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헤헤

:) 저보다 제 생각을 더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딱 나와있어서 흠짓..(뒤에 계시는건가..?) . 앞으로도 제가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들을 올려볼까 합니다 ^^ 저도 두가지 모두가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ㅎㅎ 좋은 밤되시고 다음 한주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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