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넋두리

1
깔딱 고개 넘어
풀머리 날리며 갈바람 오르는
결 곱고 하늘 좋은 날, 눈물이 다 뭐랍니까
바람 스치는 대로 주체할 수 없어
오른쪽 눈으로 웁니다

2
식구들이 나란히 앉아 보는 연속극
허튼 하소임을 속으로 다그쳐도
목이 메고
눈물이 솟아
누구 볼라 화장실로 쪼르르-
오른쪽 눈으로 웁니다

3
조문 길, 라디오에서 우스운 이야기를 들었더니 영-
감정이 잡히질 않는군요
망자 앞에 섰을 때 그간의 정리를 봐서라도
슬퍼져야겠는데, 다행히 향내에 자극받은 오른쪽 눈에
눈물이 슬맺히네요
상주와 배례하고 나와 육개장 국물에 소주 한 잔 하려는데
또 눈물이 흐릅니다그려

지난 해, 진단은 왼쪽 눈이 받고 웬일인지
오른쪽 눈만 헤프게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