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타짜. 잃고 잃고 잃고, 잃어주고 따고, 잃고 따주고, 본전. 남아있는 것이 없다?

in #kr-pen7 years ago (edited)


되는 것이 없다. 가슴이 답답하고, 손에 힘이 가지를 않는다. 설마 하는 마음에, 정녕 그러하냐 하는 마음에, 너는 그럴 수 없다는 타인들에게 들었던 답과 나에게 묻고 대답했던 답이 오면서 그것이 사치라는 결과가 나를 찌른다. 그래서 고니를 다시 찾았나 보다.

마지막에 고니는 웃었다. 그동안의 세월을 잃었다고 생각하면 웃을 수가 없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가 잃었다고 생각해서 웃음에 동의할 수 없고, 본전만 간신히 찾았구나 생각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가방끈에 매달린 고니의 손끝에, 가방에서 돈이 흩뿌려지는 그 가운데 고니의 웃음에는 많은 것이 담겼다.

약을 잘 찾았구나 생각했다. 설마가, 정녕이 그러할 것이라는 것은 결국 사치였다. 고니의 웃음을 알아차렸을 때 말이다. 약을 찾으려 유튜브를 찾고 그래프를 봤다. y축은 수행능력 x축은 불안. y축은 낮은데 x축은 0점에서 멀어져갔다. 위로 볼록한 함수의 오른쪽 끝에 다다른 것 같아 답답했다.

나는 왜 이 글을 적고 있을까.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프는 x축, y축 모두 양의 영역에 있는데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음의 양에 있을까, 양의 음에 있을까, 음의 음에 있을까, 양에 양에 있는데도 설마, 정녕을 떠올리는 것일까.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으니, 누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나조차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인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하고, 무언가도 못 하는. 아무것도 못 하고, 무언가도 안 하는. 대학교 다닐 때 수업의 과제에 나의 주제였던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떠오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리 어려운 주제를 골랐을까. 주제를 바꾸려 포기하려던 그때, 답은 주지도 않고 한 시간 동안 나의 주제로 모두에게 현답을 주셨던 교수님이 생각난다.

답은 주셨지만, 나는 답을 찾지를 못했다.

너무 오래되었다. 고니는 웃었는데, 나는 웃을 수 있을까.
고니는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겠지만, 많은 것을 딴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웃을 수 있었겠지.

본전에도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잃었다고 생각할 수도
무언가를 땄다기에는 뭐 하고, 어떤 것을 얻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니, 무소유에 대한 나의 우문에 교수님의 현답중에 몇 단어가 떠오른다.

Anithing, Something 그리고 nothing. 그리고 그 단어가 아닌 문장을 만들라.
평경장도 고니와 헤어지며 그에게 현답을 내렸을 터다. 그 답을 찾았으니 마지막에 웃었겠지.
나는 아직 그 문장에 마침표를 찍지 못해 웃지 못하고 있고.

선생님이 자주 말씀하시던 후레임을 잘 찾아야 할 텐데, 후레임 후레임 후레임.

그 발음은 분명 후레임이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되는 것이 없다 여겼고,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여겼지만, 무언가를 배웠겠지.

누군가 나에게 좋은 감독이 되시라 했던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에서는 정말 현답이었다.

좋은 감독이 되는 것에 많은 것이 담겨있을 것이다.
고니가 웃은 것처럼.

반드시 선다.
그 이름으로 선생님이 회사를 차렸을 그 때의 마음, 그 패는 쉽게 보여지지가 않는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잃었다고 생각하면 잃은 것이고,
잊지 않았다면 본전보다는 더 나은 것이 보이는 그래프 위에 있겠지.

누구도 볼 수 없는, 나조차도.


오랜만에 영화를 봤는데도 모르겠다. 문신이 새겨진 그 오른팔은 누구 팔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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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이차항 계수가 플러스면 위로 볼록, 마이너스면 아래로 볼록, 엑스절편, 와이절편, 떡 중의 떡 절편이 제일 좋아

땡! 계수가 플러스면 아래로 볼록이잖아요...지구 반대편이라 반대로?ㅋㅋㅋ
절편은 생각도 못했는데 ㅋㅋㅋ

기억하고 있는 것이 기특해서 약간 으쓱거리며 적은 댓글인데...! 실례지만 여기 제일 가까운 쥐구멍이 어디에 있죠?

감독님~ 영화감독님 아님 야구감독님이 헷갈려서요.
힘내십시요!!

영화감독일리가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힘이 납니다!!

ㅋㅋㅋ 나중에 감독님 야구하시는거 보고싶네요!!
포스팅으로 알려주세요!

전에 소개해주신 '그것만이 내세상' 잘 봤습니다.
타짜는 올레티비에서 자주 재방송을 해서 뜨문뜨문 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은 없네요...
좋아하는 부류의 영화가 아니라서...

하지만 얼마전 읽은 책에서 '이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 아니야.'라고 생각한 책도 언젠가는 '인생책'이 될 때가 있다고 하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모든 것에 대해 그 당시의 판단이 항상 정답은 아니란 뜻인 것 같습니다.

답이 안 찾아지시나봐요.
풀지 못한 문제로 남겨두어도 좋을 듯합니다.
언젠가는 정답을 풀어낼 수 있을테니까요.

어제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김영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봤는데, 좋더라구요.
뭐든 분명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것만이 내 세상'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같은 이름의 들국화 노래를 좋아하는지라 극중에 나오는 들국화 노래가 반갑게 들렸어요.

타짜같은 경우도 타짜에 국한에 보면 어떻게 보여질지 모르겠으나
감독으로서 고충을 통해 또 다른 이면을 배우는 것을 비추어 볼 때 주제 타짜를 넘어서는 것을 볼 수도 있는 영화같습니다.

제가 언젠가 '열매는 다르지만 그 열매를 여물게 하는 뿌리는 하나다'라는 댓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것을 잊고 있었나봐요. 모든 것에는 배움이 있는 것 같고, 그 교훈은 어느 곳에나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음을 느낍니다.

김영하 작가는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책을 접한지가 오래되어 명성만 알고 있었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

그래도 이 글 쓰면서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답답한 마음에 술 한잔 기울이고 쓴 글이라 중구난방이지만 어느 정도 당시의 생각은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스팀잇을 알고 나서는 어지럽던 생각을 글을 씀으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동감입니다. 확실히 글로 정리해서 명확해지거나 아니면 못받아들이던 걸 결국 받아들이게 되거나 하는 기능을 저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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