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행기#21 지구에 육박하다 - 시베리아 횡단 철도 2: 승차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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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7] 열차에서 본 시베리아 - 추워서 창 주변이 꽁꽁 얼어 있습니다.

저는 "정말로 끝인" 역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전철의 종착역은 대부분 차량기지까지 선로가 이어져 있지요. 그뿐만 아니라 서울역이나 용산역, 청량리역같이 큰 철도 노선이 끝나는 역도 선로가 끝나지 않습니다. 끝이란 의미를 지닌 터미널을 생각하면 도로 끝이 보이는 버스 터미널이 생각날 뿐이지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시종착 역은 모두 서울에서 보기 힘든 터미널 형태입니다. 역이 "ㄷ"자 형태로 철로를 감싸고 있지요. 심지어 두 역은 디자인도 같습니다.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지구 둘레의 사 분의 일. 지구 규모를 체험할 수 있는 열차에 탔습니다.

이미 열차에서 내렸는데 열차에 탄 이야기를 다시 해서 이상하게 여기실 겁니다. 첫 번째 시베리아 횡단 철도 이야기인 "열차에서 일주일"은 열차 안에서 제가 겪은 특정한 일입니다. 예를 들면 누굴 만났거나 무엇을 먹고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었다는 걸 적은 글이지요. 다시 시작하는 시베리아 철도 이야기는 어떤 특정한 사건에 대한 감상이라기보다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 안에서 자주 들었던 생각들을 뽑아서 정리한 겁니다. 예를 들면 열차 안에서 일주일 내내 보았던 매서운 시베리아 환경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하는 식입니다. 열차에서 경험이 없으면 두 번째 이야기는 쓰지 못할 것이니 첫 번째 이야기와 완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두 번째 이야기에는 제 생각이 더 많이 들어있어서 굳이 구분한 겁니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 이야기의 제목인 "지구에 육박하다"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고 싶습니다. 제가 일상에서 육박이란 말을 잘 듣지 못해서 읽으시는 분들도 낯설게 여길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육박하다는 사전적으로 바싹 가까이 다가붙는 걸 말합니다. 마감 시간이 육박하다는 식으로 쓰이지요. 한편으론 총검으로 싸우는 육박전처럼 몸이 가까이 붙을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나타내고 싶은 의미는 육박전에서 사용된 의미와 비슷합니다. 제가 선택한 의미로 진정한 육박이라면 시베리아를 맨발로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비행기 타고 하루 만에 지구 반 바퀴 도는 것보다야 열차 타고 일주일 동안 지구의 반의반 바퀴를 도는 일이 더 지구를 몸으로 잘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육박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제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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