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행기#15 열차에서 일주일 - 시베리아 횡단 철도 1: 만남

in #kr-writing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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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0]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분주한 객실

많은 사람이 떠난 자리는 곧 다시 채워졌습니다. 제 윗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침구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만들어놨는지 아니면 윗자리 사람이 온 걸 보고 나서 테이블을 만들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여튼 새로 온 위층 사람은 제 앞에 앉긴 했지만 저를 향하진 않고 복도를 향하고는 손을 몸 밖으로 펼쳐 보이거나 머리를 감싸 쥐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윗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른 자리에 앉는 이들과 다르게 늘 이랬습니다. 그들은 바로 자리를 정리하지 않고 저를 향해 앉지도 않았지요.

제 앞에 앉은 사람은 고생한 티가 났습니다. 옷도 해져 있었고 이도 잘 관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피부도 좋지 않았고 손도 크고 거칠었지요. 제 앞에 앉아있던 그는 잠시 시간이 흐른 뒤 일어나서 잠자리를 만들고 등산화같이 두꺼운 신발을 대충 벗더니 갑자기 바지를 훌렁 벗었습니다. 다행히 벌거벗은 상태가 되진 않았는데 바지 속에 열차에서 편하게 입을 바지를 하나 더 입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곤 그는 침대에 훌쩍 올라가서 곧 잠들었습니다.

저는 아래 누워서 위에 사람과 어떻게 지낼지 말 그대로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내 또래 같아 보이는데 인사는 하고 지낼지 아니면 금방 내릴지 모르는데 그냥 입 다물고 있을지 고민했지요. 조용히 있으면 지난번에 탔던 사람처럼 내가 있는 아래 칸에 안 내려올 거라는 계산을 했습니다. 아래 안 내려오면 테이블을 만들지 않아도 되니 저는 계속 편하게 누워 갈 수 있겠다는 셈이지요.

머릿속으로 이거저거 생각하는데 위에 사람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제 이부자리를 위로 올리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별수 없었지요. 조용히 누워갈 생각을 포기하고 인사라도 나누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사람은 제 앞에 앉은 뒤 가방에서 먹을 걸 꺼냈습니다. 채 썬 당근이 주로 들어간 요리가 먼저 보였어요. 훈제한 거 같은 돼지고기와 소시지 그리고 빵과 삶은 계란도 있었습니다. 컵과 식기도 가방에서 나왔어요. 그는 저에게 먹을 거냐고 권한 걸 한 번 사양했는데 그 뒤로 저는 쳐다보지도 않고 꺼내놓은 음식을 야생적으로 먹었습니다. 저는 인스턴트만 먹고 있었기에 엄청 맛있어 보였지만 차마 달란 소리는 하지 못했어요.

그의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난 뒤에 우린 서로 인사도 하고 대충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저와 같이 모스크바까지 간다고 했지요. 혼자 조용히 누워가긴 그른 겁니다. 그는 식사를 마치고 저에게 차를 권했어요. 저는 물론 한 번 사양했는데 그는 재차 권하지 않아서 마시는 것만 쳐다보았지요. 차까지 마시니 이제 자기는 올라가서 잔다는 몸짓을 합니다. 저도 다시 이불을 깔고 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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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정말 많은 분들이 짱짱맨 태그를 사용해주시네요^^
행복한 스티밋 ! 즐거운 스티밋! 화이팅~~

감사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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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짱짱맨~~~방문입니다^^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잘보고 갑니다..
팔로우잉 및 보팅드립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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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닷!!!

신기해요.~~대화는 러시아어로 하나요? 아님 영어? 바디랭귀지? ㅋ

물론! 바디랭귀지지요 ㅎㅎ

오오 시베리아 열차 횡단기군요.
윗사람이 별로 마음에 안드셨나 봅니다 ㅠㅠ 춥고 오랜 여정이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 있죠..

그래도 대체로 괜찮은 사람을 만났어요. 그러니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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