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생기니 좋기는 좋다.

딸이 생기니 좋기는 좋다./cjsdns

귀국을 하고 보니 실감이 난다.
내게 딸이 생겼다는 사실이...

결혼 44년 차로 이제는 중년 부부라고 하기보다는 노 부부축에 들어서는 나이가 됐다.

마음은 청춘 같고 몸도 아직 청춘 같으나 세월 못 속인다고 쳐다보지 않고 세어 보지 않아도 슬금슬금 세월은 나를 데리고 간다.

그러니 또래 중에서 좀 건강하고 아직도 긍정적을 넘어 역동적으로 살기는 하고 있으나 어쩔 수 없이 나이는 해마다 먹었다.
또한 충실하게 살았으니 뭐 후회하거나 아쉬운 거 없을 거 같으나 마음 한편이 허전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건 다른 이유가 아닌 딸이 없어서 늘 딸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무나 내 딸 하자고 할 수도 없고 그런다고 딸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내게 딸이 생겼다.
그 딸이 어찌나 예쁜지 딸 바보가 되어서 아주 싱글벙글한다.
오죽하면 아내 역시 당신 정말 행복해 보여, 딸이 생기니 그렇게 좋아라며 물으면서 덩달아 좋아한다.

딸 덕분에 이제 4남매의 부모가 되었다.
아들 셋에 딸 하나, 모두 출가는 했고
맏이 격인 딸에게서 손녀 손자가 있고 막내에게서 손녀 둘 그리고 큰아들에게서 손자가 있다.

둘째 아들은 자식을 안 낳겠다 하니 달리 방법이 없다.
호적에서 파내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세상이 그렇게 변했으니 세상 탓이나 할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내 말처럼 모두 제 짝을 찾아 결혼을 했으니 다행이다.
그마저도 아니라면 날마다 저놈은 언제 장가가지 하고 걱정이나 할터인데 다행하게도 짝들은 다 잘들 찾았다.

내게 유일한 딸 Rina는 만나고 보니 이미 결혼하여 손자까지 둘이나 내게 안기고 있으며 사위는 영화배우 같이 아주 잘생겼다.
딸 Rina 역시 미모도 최고 같지만 심성이 워낙에 좋아 내 딸이 된듯하다.

인도네시아 명문의대 출신으로 내과 의사로 우리나라의 국립 의료원 같은 곳에 근무를 해서 의사이지만 공무원 신분이라고 한다.

오늘 이 이야기를 쓰려고 한 것은 아닌데 역시 딸인지라 안녕히 주무셨어요 하고 아침 문안 인사를 해온다.
어제저녁에는 아내와 운동하면서 같이 걷는 모습의 사진을 보내 줬더니 뭐라더라 세기의 커플이라나...

아들 며느리 즐비해도 이런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더군다나 작은 며느리는 미스코리아 출신이라 미적 감각이 남다르게 뛰어 난데도 그런 말을 할 줄 모르고 큰 며느리는 대학 교수인데도 시부모가 특히 시어미가 대단한 미인이란 사실을 이야기 못한다.

이런 말을 딸이기에 하는 거 같다.
이래서 딸이 좋다.
물론 막내며느리는 잔정이 많아 보이는데 아직 어려워만 하는 거 같다.
그런데 딸은 안 그렇다.
며느리는 아무리 착하고 살갑게 굴어도 딸과 다르다는 걸 느낀다.

"세기의 완벽한 커플" 이보다 더 멋진 말이 있을까 싶다.
허긴, 이 말을 며느리들이 했다면 얘들아 놀리지 말어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딸이 이 말을 하니 그런 줄 알고 싫지 않다.
정말, 딸이 생기니 좋기는 좋다.

그나저나 딸 자랑은 그냥 하는 게 아니라니 댓글로 한마디 주시는 분들에게는 글솜씨 불문 칭찬 내용 불문 국적 불문 1 스팀씩 보내 드리겠습니다. 또한 반드시 칭찬이 아니어도 좋으며 곁들여 애터미에 관심을 표명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시는 분에게는 3 스팀씩 보내 드리겠습니다.

뭐, 경우에 따라서는 애터미 비즈니스가 간절한 분이 계시다면 전 세계 어디든 내가 직접 가서 스팀이야기 애터미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12/15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