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다운하고, 떠나시는 분들이 아쉽다.

in #kr6 years ago (edited)

과거 20대일 때. 참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노가다, 만화방, 노래방 등 거의 20개가 넘는 아르바이트였다. 노가다할 땐 너무 힘들어,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곳저곳 상처가 나서, 집으로 가는 버스에 혼자 탔을 때 말이다. 창 밖을 보며, 내 신세를 많이도 원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지금와 생각해보니, 힘들었던 아르바이트와 노가다는 내 삶에 큰 자양분이 되어준 것 같다. 세상은 책을 보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은 세상과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었다. 가만히 앉아 입으로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세상은 겪어보지 못하면 절대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젊은 친구들 중에는, 어느 업체에 연봉은 얼마고 복지제도는 어떻게 되는지 빠삭한 친구들이 있다. 어디는 뭐가 좋고, 어디는 뭐가 안좋단다. 근데 어느 회사에서 인턴을 해보거나 어디에서 아르바이트 한 경험도 없다. 그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전해듣거나해서 알아낸 것 뿐이다.

그리곤... 자기와 안 맞는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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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통신사 하청업체로, 대형마트나 건물 옥상에 통신선과 장비를 설치하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같이 일했던 형님들은 정말 반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사무실에 위쪽. 천장 부분을 열고서, 그곳에 머리를 넣는다. 그리고 통신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대부분 작업하는 공간에는... 석면가루, 쇠가루, 먼지가 자욱한 곳이었다. 내가 봐도 정말 힘들고, 몸에 좋지 않은 작업이었다.

어느날, 항상 나를 카풀해 주던 어느 형님이, 연봉 2천만원 협상을 실패했다고 했다. 자기와 같이 입사했지만, 4살이나 어린 친구와 같은 연봉이라는 것에 자존심이 구겨진 것이다. 회사를 때려치워야겠다고 했다. 40대 이상 고경력의 선배들이 너무나 많았고, 중간층이 없어서 자기가 막내역할을 계속해야 하는 점도 싫다고 했다.

결국 그 형님은, 그 회사를 때려치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만약 계속 그 회사에 머물렀다면... 선배들이 단체로 나가며, 승진도 하고 호봉도 많이 올라갔을 거라고 했다. 세상 모르며 꾹꾹 참았던 어린 친구가 반대로 그 길을 걸었지만...



스팀(STEEM)이 하락이라, 스팀잇을 떠나는 분들 많은 것 같다. 스팀에 투자한 돌고래급에서도, 명성도 60 이상의 평판 높은 분들 중에서도 ... 파워다운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가격하락에 따른 보상도 예전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라, 포스팅을 하더라도 병아리 눈물만큼의 스팀과 스팀파워를 받게 된다. 그러니, 굳이 글을 써야겠다는 욕구가 생기기 않나 보다.

투자금이 큰 만큼, 가격 하락에 따른 심리적 타격은 더 크다. 더불어 작년에는 홈런, 그러니까 큰 보상의 글은 정말 100$ 이상 찍히는 분들도 많았다. 스팀의 발행량도 줄어들다보니, 견디지 못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가 보다.

스팀이 하락이라 마음 상하는 것도 있지만, 나는 그 분들의 글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 더 아쉽다. 공짜로 나는 그 분들의 삶과 고뇌, 살아온 리얼 스토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스팀의 진짜 가치. 알짜배기 지식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통로라는 점이다.

하지만 피드(feed)에서도, 좋은 글을 올려주시던 많은 분들의 글을 이제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너무나도 아쉽다.

수학교사인 친구는 수학은 논리를 배우는 것이라 했다. 나는 스팀잇은 글 쓰고, 글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생각의 논리, 핵심적인 생각의 전환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반강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역시나 나에겐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직도 나는 이 가치를 믿고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연결되고 연결되면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스팀잇에서는 연봉 협상에 실패한 케이스에 속하지만. 나는 여기를 떠날 생각이 없다. 나 역시도 하락하든 말든, 세상 모르며 스팀잇의 재미에 녹아나다보면, 세상 모르게 스파가 쌓이고 평판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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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글이 많이 줄긴 했어요
아 다들 바뻐서 좀 괜찬아지면 다시 포스팅 하시겠죠
휴가철이라서 더 그럴수도 있구요

그렇군요 어쩐지 피드가 한산하다 했네요 보상도 줄고 ㅠㅠ 안타깝네요 그래도 이만한곳 없는데ㅎ

언젠가 또 오를 날을 기달리며
즐겁게 스팀잇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봄은 또 오지 않겠습니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힘이 생기네요.ㅎㅎ
부디 좋은 시기가 빨리 돌아왔음 좋겠습니다.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또 오겠죠.
나가시는 분들도 언젠가는 다시 오리라 봅니다.
나가는 이유 중에 또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로스컷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연말에 화폐시장이 살아나리라 보고 그 때를 맞춰서 투자의 기회를 보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로한 가운데도 가치를 창출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죠. 말씀하신대로 묵묵히 가야죠. 마음을 다잡으면서... 제가 멀티가 안되다 보니 때로는 할게 태산인데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해요.^^

전 파워업을 소소하게 하려구하는데영ㅎㅎ
고슴도치 쌤 떠나지마시궁
같이오래오래 해먹어용

처음 스팀잇 가입 권유를 받을 때
글을 쓰면 돈을 준다는 말에 솔깃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다른 사람의 글과 내 글을 비교하기 시작했지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보상액이 먼저 보였습니다.

스파의 위력을 알게 되면서
꾸준히 글을 올리며소통하면서
눈이 쌓이듯 스파도 명성도 쌓이고 있음이
고래의 도움이 크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유저보다 투자자에게
하락이 더 큰 고난이 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래가 떠난 바다는
생태적으로 어떤 문제를 담고 있을지
체험하기 전에 생각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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