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터미인문학] 주원장과 산오리ㅣ이성연박사🙂

in #zzan6 days ago

망해 가던 중국 원나라는 소금장수 출신의 장사성과 가난으로 절에 버려진 주원장의 대결로 압축됐었다.
주원장이 장사성의 주력부대를 포위코자 험악한 산을 넘어 후방으로 돌고 있을 때 일이다.

협곡의 외길 복판에서 산오리 한 마리가 알을 품고 있었다.
새끼 품은 짐승을 해치면 업보를 받는다는 동자중 시절의
믿음이 떠올랐다.

주원장은 사활이 걸린 그 작전을 포기하고 그 산오리가
여덟 마리의 새끼를 낳아 제 발로 길을 비킬 때까지
여러 날을 기다렸다.

물론 작전은 탄로 나고 전세는 불리하게 기울었다.
한데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다.
적의 부장들이 부하를 거느리고 속속 주원장 휘하로 투항해 왔다.
천하를 얻고 잃는 그 큰 전쟁을 한낱 오리의 생명을 위해 유보하는 인간적 장수라면 그 휘하에 들어가는 편이 옳고 장래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화살 한 발 쏘지 않고 천하를 얻었던 주원장의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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