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1 백담사
설악산-1 백담사
“단 하나의 산”을 결정해야 할 운명의 시간이 오지는 않겠지만 산을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난 주저 없이 설악산을 선택할 것이다. 설악산은 세계 어디를 가도 찾아 보기 어려운 명산이다. 난 설악산 국립공원이 발표한 공식적인 탐방로는 거의 다 가봤다. 비 탐방로 등산에 매겨진 50만원 벌금을 물고서라도 가고 싶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2020. 8. 25
서울에서 5시에 출발하여 용대리에 6시 45분에 도착했다. 설악산은 더 이상 서울에서 먼산이 아니다. 거의 도봉산이나 북한산 가는 시간이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이다. 용대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7.8km를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이동했다.
길이 외길이라 버스 외에는 통행이 어렵다. 버스는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사람이 차면 적당히 출발한다. 백담사로 가는 버스 창문으로 보이는 계곡이 아름다워 보였다. 유유자작(悠悠自適) 걸어서 간다면 최고의 데이터코스가 될 것이다.
백담사(百潭寺)
백담사(百潭寺)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외가평에서 동남쪽 약 8 km 되는 내설악 쪽에 있는 절로써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神興寺)의 말사이다. 이 절에 관한 기록으로는 설악산심원사사적기( 雪嶽山尋源寺史蹟記)」와 한용운(韓龍雲)이 편찬한 『백담사사적(百潭寺史蹟)』이 있다.
이 절은 647년(진덕여왕 1) 자장(慈藏)이 설악산 한계리에 창건하였으며, 그 때 아미타삼존불을 조성, 봉안하고 절 이름을 한계사(寒溪寺)라 했다고 한다. 창건한 지 50여 년 만인 690년(신문왕 10)에 실화(失火)로 소실되어 719년(성덕왕 18)에 재건하였다.
그 뒤 백담사는 7차에 걸친 실화가 닥쳤고, 그 때마다 터전을 옮기면서 이름을 바꾸었다. 당시 주지의 꿈에 나타난 백발노인의 지시대로 대청봉에서 절까지의 웅덩이[潭]를 헤아려 백담사(백개의 웅덩이)로 이름을 고치고 지금의 장소로 옮겼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번잡했던 외설악에 비해 한적하고 원시림에 가까운 비경을 간직한 내설악의 입구에 위치하여 봉정암, 오세암 등 외딴 암자를 산내암자로 거느리고 있는, 내설악산을 대표하는 도량이다. 시인 겸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이 이 곳에 머물면서 〈불교유신론〉, 〈십현담주해〉와 시집 《님의 침묵》 등을 집필했으며, 춘성은 백담사에서 만해 한용운을 스승으로 하여 출가했다. 1988년부터 전두환과 부인 이순자가(백담사 유배) 3년간 은둔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