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고양이

in #zzan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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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협력업체 사장님께서 기르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며 다섯 마리를 상자에 고이 담아 가지고 오셨다. 혹시 직원 중 키우고 싶거나 선물할 사람이 있으면 데리고 가서 키우라고 하시곤 이내 사라지셨다.

한두 명씩 관심을 보이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새끼들을 바라보았고, 안아보고 쓰다듬고 말도 걸면서 다들 귀엽다고 미소짓는다.

다섯 마리 중 세 마리는 갈색 줄무늬의 귀엽게 생긴 고양이였고 나머지 두 마리는 검은색에 하얀 점박이의 약간 밉상 하게 생긴 고양이였다.

직원 중 한 명이 딸내미에게 선물해야겠다며 갈색 줄무늬 고양이 중 얌전하고 조용한 녀석을 한 마리 안고 나갔다.

그 후 스페니쉬 직원 한 명이 여자친구를 준다며 갈색 줄무늬 고양이 중 사자 같고 도도한 녀석을 안고 사라졌다.

한참을 망설이던 여직원 한 명은 키우던 고양이에게 친구를 선물해 줘야겠다며 갈색 줄무늬 고양이 중 사람을 제일 잘 따르던 애교 있는 녀석을 안고 바로 퇴근했다.

그리고... 이후로 아무도 고양이를 찾지 않았다.

그렇게 약간 밉상의 검은색 하얀 점박이 고양이 두 마리는 창고에 이틀이나 방치되어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들이 다가가면 마구 울어댄다. 밥을 주고 물을 줘도 계속해서 울어댄다. 생김으로 인해 선택받지 못한 두 아기...

자신이 어떻게 생긴 지도 모르고 더욱이 자신의 생김으로 인해 선택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절대 이해하지도 못하는 존재...

그들이 참 안 되어 보였다. 단순히 엄마의 품이 그리워 울어대는 동물들을 보는 연민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같은 몸에서 태어나 단순히 외모로 받게 된 차별에 맘이 쓰리고 가여웠다.

다행히 방치된 지 이틀이 지나 한 직원 딸의 친구가 두 마리를 모두 함께 입양해 갔다. 그 딸의 친구는 이 검은 새끼 고양이 두 마리 외에는 다른 형제들을 보지 못했다.

아무쪼록 다섯 마리 모두 새로운 주인과 함께 사랑받으며 튼튼하게 잘 자라주길 바라본다. 특히나 검은색에 하얀 점박이의 약간 밉상의 고양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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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네요 하지만 그 사장님이 너무해요 ㅎ

뭔가 슬프네요 ㅠㅠ

모두 입양되었다니 다행인데... 사람이건 동물이건 역시 잘 생겨야 하는것인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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