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을 떠나보낸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in #zzan4 years ago

평소 활달하시던 점포 사장님이
오늘은 피곤하신지, 눈을 감고 계신다.
여 사장님이시다.

다른 점포에 갔다가 다시 인사드린 사장님.
오늘 강의 소식 전단지를 받아들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니까..

사장님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안색이 안 좋아보이세요.

그렇게 보여요? 그렇구나. 사실 몇일 전에 둘째 아들이 죽었어요

갑작스럽게 들은 이야기에 적잖이 놀랐다.
둘째 아들이 38살이라는데, 대장암에 걸려 1년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결혼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암을 발견한 것이다.

병원 의사는 가족들에게 아들이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보호자 분들이 잘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단다.
그러나 둘째는 워낙 활달하고 살려는 의지가 강해서 차마 그 이야기를 못했다고 한다.

살려고 하니까.. 자기는 젊으니까 어떻게든 병원 치료 받으면서 병을 이겨나갈 것이라고 했단다.
몸에 좋은 한약, 건강에 좋다는 요양지를 권했지만 둘째는 도시에 머물면서 병마와 싸우기를 택했다.

그러다 일주일 전 몸의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었단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다. 둘째아들이 몸에 견디지 못하는 고통 가운데서도 부모님을 병원에 오지 못하게 했단다.

자기는 괜찮다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코로나 국면에 병상은 아내와, 누나가 번갈아가면서 지켰다.

둘째는 엄마, 아빠 걱정 안시키게 하려고 병원 안 오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진통제를 거듭 투여받으면서 고통스러운 순간을 지나고 있었다.

부모로서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둘째에게 너의 생이 마무리할 때가 오니까 잘 이겨나가자 라는 말 한마디를 못해준 것이 못내 아쉽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떠내 보낸 것이 부모로서 너무 마음 아프다.

그러면서 보여주시는 휴대폰 연락처에는 둘째효자복뎅이 라고 적혀있었다.

사실 아까 아들 생각이 나서 고개 숙이고 눈물을 훔치고 있었어요. 우느라 점포 지나가는 걸 못 본 것 같아.

이런 사정을 말씀하시는 내내 그 분의 한 손에는 십자가 묵주가 있었다.

마음에 차 오르는 슬픔과 후회스러움을 뭐라고 위로할 수 있을까?

마침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큰 소나기가 쏟아지고, 사장님의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갑자기 큰 비가 내리고 있으니, 정리하고 집에 가자고, 지금 주차장에 와 있다고...

들어갈께요. 그래도 오래간만에 얼굴 봐서 반갑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네요. 다음에 다시 봐요.

인사를 나누시는 사장님의 얼굴에는 여전히 슬픔이 가득한 듯 하다.
여전히 밖에는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붓고 있었다.


장마가 시작되는 시점에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가 없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사장님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둘째아들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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