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in #zzan4 years ago

이응준2.jpg

<자화상>

---이 응 준---

이렇게 멀리서도 너의 숨소리를 듣는다
까마귀 떼가 물새처럼 날아가는 저 해바라기빛
밀밭길을 빈센트 반 고호가 걸어가고

귀가 잘린 세월에 걸려 실편백나무가
별이 뜨는 밤에도 여기저기 넘어져 있었다
폭풍우가 다가오는 예감이란 멀고

가까운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고 쓰라린가에 달려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고
저렇게 멀리서 걸어가던 빈센트 반 고호가
나를 뒤돌아보고 쓸쓸하게 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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