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요즘은 압력밥솥이 참 좋게 나온다.
압력은 기본에 통전체 가열 형식으로 밥맛도 일취월장이다.
그럼에도 냄비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보글보글 쌀 익는 소리와
뜨음뜨음 밥이 성숙해 가는 시간과
모락모락 뚜껑 열며 볼을 부드럽게 스치는
그 촉감. 그 모든게 정겹다.
압력밥솥의 밥은 뚜껑을 열면 사냥하듯 주걱을 꽂고 사정없이 가르고 뒤집어 김을 뺀다.그리고 얼른 밥공기에 옮겨 거친벌판에 세운다. 밥냄새는 나는데 그냥 밥이다.
냄비밥은 여려서 마음이 약해진다. 뚜껑을 열며 여린 증기 뒤 드러내는 뽀얗고 작은 고 녀석들을 사정없이 뒤집을 수가 없다.
그래서 숟가락을 슬쩍 넣어 밥알 몇 개를 데려와 호호 달래고 어미개가 제 새끼 물어 나르 듯 앞니에 태워본다.
냄비밥은 눈코입으로 먹는다. 뜸들이는 누룽지 냄새가 알알이 들어차 있다. 방금 목욕하고 나온 아이마냥 반질반질한 밥알도 너무 예쁘다. 밥알이 입안을 돌 때마다 향이 차고 이 사이사이를 미끌어지는 그 느낌을 즐기게 된다.
그래서 뜨끈한 냄비밥을 먹는 그 시간이 기쁘다.
나도 이렇게 천천히 나만의 향과 윤기가 흐르는 사람으로성장하고싶다.
저도 어제 오랜만에 냄비밥 해먹었는데~~~
실패했습니다..ㅠㅠ
냄비밥이 반은 로또입니다.
저도 저녁밥은 설익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