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in #zzan10 months ago (edited)

20201206_065314.jpg
요즘은 압력밥솥이 참 좋게 나온다.
압력은 기본에 통전체 가열 형식으로 밥맛도 일취월장이다.
그럼에도 냄비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보글보글 쌀 익는 소리와
뜨음뜨음 밥이 성숙해 가는 시간과
모락모락 뚜껑 열며 볼을 부드럽게 스치는
그 촉감. 그 모든게 정겹다.

20201206_071753.jpg

압력밥솥의 밥은 뚜껑을 열면 사냥하듯 주걱을 꽂고 사정없이 가르고 뒤집어 김을 뺀다.그리고 얼른 밥공기에 옮겨 거친벌판에 세운다. 밥냄새는 나는데 그냥 밥이다.
냄비밥은 여려서 마음이 약해진다. 뚜껑을 열며 여린 증기 뒤 드러내는 뽀얗고 작은 고 녀석들을 사정없이 뒤집을 수가 없다.
그래서 숟가락을 슬쩍 넣어 밥알 몇 개를 데려와 호호 달래고 어미개가 제 새끼 물어 나르 듯 앞니에 태워본다.

20201206_071849.jpg
냄비밥은 눈코입으로 먹는다. 뜸들이는 누룽지 냄새가 알알이 들어차 있다. 방금 목욕하고 나온 아이마냥 반질반질한 밥알도 너무 예쁘다. 밥알이 입안을 돌 때마다 향이 차고 이 사이사이를 미끌어지는 그 느낌을 즐기게 된다.
그래서 뜨끈한 냄비밥을 먹는 그 시간이 기쁘다.

나도 이렇게 천천히 나만의 향과 윤기가 흐르는 사람으로성장하고싶다.

Sort:  

저도 어제 오랜만에 냄비밥 해먹었는데~~~
실패했습니다..ㅠㅠ

냄비밥이 반은 로또입니다.
저도 저녁밥은 설익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