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동시#2] 아빠 등에 올라타면

in #zzan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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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등에 올라타면


아빠 등에 올라타면
자연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요

부웅부웅 꽃을 찾는 꿀벌의 날개짓 소리
사각사각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
타닥타닥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눈을 감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나와 함께 놀고 싶어 부르는 것 같아요

아빠 등에 올라타면
느리게 움직이는 세상이 보여요

꼬물꼬물 나뭇가지를 기어가는 애벌레
나풀나풀 하늘 높이 날아가는 풍선
둥실둥실 산을 가로지르는 뭉게구름

귀를 닫고 가만히 바라보면
나와 함께 놀고 싶어 기다리는 것 같아요

아빠도,
아빠 등에 올라타서
내가 보고 듣는 세상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느리게
그리고 조금 더 천천히




제가 쓰는 동화나 시, 일상 글의 대부분은 아이에게서 영감을 얻거나 아이의 말을 조금만 각색해서 올리는 글이 많습니다. 이번 동시도 아이가 하는 말을 조금만 수정해 보았습니다.

아이의 말대로 조금은 느리게, 천천히 함께 가보려고 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항상 바쁘게,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걷기로 결심하고 보니 그동안 놓치고 지나쳤던 것도 많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얼마나 더 많이 보고 즐길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레입니다.

늘 그렇듯이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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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동시 멋집니다.
아이의 시선이 느껴지는 좋은 시에요.^^

감사합니다 ㅎㅎ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못하는게 없는 팥쥐형^^

호돌형에 비하면 세발의 피 ㅎㅎ

나두 태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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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들어도 어깨가 무겁 ㅠㅠ

아이의 관점에서 느끼려고 하니 더 친근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따뜻합니다

마음이 따뜻따뜻해지네요 :) 아홉살 어린 막둥이가 있는데, 지금은 너무 커버렸어요. 교복 입기 전이 딱 좋았는데.... 아이랑 대화할 때면 정말 삶의 의미를 얻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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