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필사] 칼의 노래 / 김훈

in #zzan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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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책이 보고 싶어서 애장하는 칼의 노래를 빼어 들었다. 이 책은 아내님과 연애할 때 선물로 준 책이었는데 아내님은 한 번도 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책을 읽지 않은 아내님을 탓할 수만은 없는 건, 연애한지 100일째 되던 날 많고 많은 선물 중 하필이면 책을, 많고 많은 장르 중 하필이면 전쟁물을 선물한 내 잘못이 큰 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연애의 연도 이해하지 못하던 시기였는데 어떻게 결혼까지 성공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이 책을 빌어 아둔하고 부족했던 20대 마지막 시절의 나에게 경의를 표한다.

오랜만에 펼쳐든 소설은 정말 재미있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지 장염이 도졌고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그만큼 김훈작가의 글이 앞도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던 이순신장군의 모습, 모함으로 갖은 고초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 그의 모습에서 경외감마저 일어났다. 아직 칼의 노래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단조롭고 재미없는 난중일기를 읽는 것보다 천만배는 더 재미있을 테니 말이다.

나는 정치적 상징성과 나의 군대를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한운큼이 조선의 전부였다. 나는 임금의 장난감을 바칠 수 없는 나 자신의 무력을 한탄했다. 나는 임금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함대를 움직이지는 않았다. 나는 즉각 기소되었다. 권율이 나를 기소했고 비변사 문인 관료들은 나를 집요하게 탄핵했다. 서울 의금부에서 문초를 받는 동안 나는 나를 기소한 자와 탄핵한 자들이 누구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는 정치에 아둔했으나 나의 아둔함이 부끄럽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이순신장군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나라를 구한 영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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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에 책을 선물했다니 ㅎㅎㅎㅎ
역시 형은 선수였구나ㅎㅎㅎㅎ

아조씨 글씨체구먼.ㅋㅋ

김훈 작가를 좋아하시는군요?
아내님은 소설을, 특히 전쟁 소설을 좋아하지 않으시구요.
그래서 두분이 맞는 거에요. ㅎㅎㅎ

연애 100일 선물로 반지 이런게 아니라.. 책이라니.. ㅎㄷㄷ

이거 내 앞에 있는데 펴보질 않았음 ㅎㅎㅎ
언젠간 보겄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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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항상 읽어야지해도. 이상하게ㅠㅠ손이 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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