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8 비오는 날 주절주절

in #zzan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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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가 늦은 사람. 버스가 1km은 지나가야 그제서야 잡을 걸 그랬나 생각하는 사람. 나이가 들수록 더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 생각이 많나? 우유부단한가? 행동력이 없나? 아니다. 그냥 소화가 느린 사람이다. 걸음은 느리고 말은 거의 없다. 도달하고픈 곳을 모르기에 뛰지 않는다. 수차례 모습을 바꾸고 여러번 다시 시작할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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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스케일을 넘는 세계에 떨어진다면, 예를 들면 우주의 어딘가 같은. 그 세계를 이해하고 소화할 수 없겠지. 아니면. 오래 걸리겠지. 아무 문제 없는 이 세상 속에서 다른 세계에 떨어진다. 평생 한 두 개 보고 서 너 개 느끼며 대 여섯 번 생각하다 사라지는 거겠지. 사실 태어나서 세상을 마주 한다는 것은 그런 세계에 떨어진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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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우울하니 기분 좋은 것을 찾게 된다. 얼마 전 까진 플라스틱 형광연두 반지를 끼다가 이 금속 느낌 강한.. 이라기보단 사실 어떤 기계의 부속으로 들어갈 것 같은 금속링 같은 점이 마음에 들어 이 반지로 바꿨다. 귀걸이도 잘 안하는데 반지를 끼는 것은 거울을 보지 않아도 눈에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골드가 좋아졌는데 비싸니까... 오른쪽은 18k를 능가하는 골드빛인데 무게는 24k 이상이다. 때깔과 무게가 별볼일 없는 손가락에서 존재감을 뿜는다. 기분 좋다. 사람들이 진짜 금반지인 줄 안다. 키킥~ 왼쪽은 구리색인데 몇 천원짜리래도 변색되면 돈 아까워서 사면서도 아주 못미더웠는데 다행히 잔흠집은 많이 가도 변색이 전혀 없다. 손가락 퍼래지면 어쩌나 했는데. 도금을 기가막히게 잘한 건지. 이것보다 좀 더 검은빛이 도는 것도 예비로 하나 샀는데 잘했다. 무슨무슨 이름의 도금이라고 써 있던데 외워둬야겠다.

뭔가 더 주절대고 싶지만 기운이 없다. 냉장고 속 열무김치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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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아주 휘황찬란하군요 ㅋㅋ
비가 온 아스팔트 길이 마치 살얼음이 낀 것 처럼 보이는 게 신기하네요.

제가 좀 유치하게 반짝반짝이는 걸 좋아해서 특별히 샀지요. ^ㅁ^ 비가 많이 오니 경사진 길 때문에 빗물이 흐르더라고요. 아스팔트 위를 흐르는 빗물은 별로 낭만적이지 않지만 비가 잘 안오니 그것도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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