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워먼스 드링킹
위스키를 마신 햇수로 5년 째이다. 특히 코로나 전에는 각종 위스키 모임을 쫓아다니먀 학구열을 불태웠는데 요즘은 영 시들하다. 코로나로 시음회나 모임이 훅 줄은 것도 이유지만, 바텐더로 5개월 정도 일하고 술에 진절머리가 난 이유가 더 클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위스키를 등한시하다가 3월 제주도의 바 투어를 계기로 다시금 불씨를 태우고 있다. 제주도에서 1리터짜리 라프로익 px도 사왔고, 올해 미국과 영국의 증류소를 갈 계획도 세웠다. 한참 위스키 모임을 다닐 때는 네이버의 위스키 카페 가장 큰 곳 2개의 시음회도 번갈아가며 다니고, 수입사에서 하는 시음회, 팝업 스토어도 다 쫓아다니고, 버번모임이나 바틀샵 오픈 채팅방에도 다 입장했었다. 그렇게 빨빨거리고 위스키를 마시고 다닌 결과 꽤 많은 사람을 알거나 스쳤는데 대부분 남자고 여자는 사실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적다. 여성 불모지 위스키 판에서 여성들의 힘을 보여주자, 뭐 이런 거창한 목적은 아니지만 늘상 다들 생각은 했지만 딱히 실행되지 않았던 여성 모임이 최근 있었다.
원래 이런 모임은 한 명이 총대 메고 나서서 질질 끌고가야 성사가 되는 법인데, 라이 위스키 러버이자 컬렉터인 P님이 앞장 서서 채팅방을 만들고, 시간을 정하고, 장소를 정했다. 다들 1병씩 술 지참에 재미를 위한 미스테리 바이알을 가져오기로 정했는데 P님은 무려 6병의 위스키를 짊어지고 왔다.
장소는 교대의 그라츠. 새로 생긴 바인데 위스키 마니아 두 분이 동업하고 있는 곳이다. 사실, 술파는 데라 콜키지도 안되지만 사장님도 오늘 모임의 멤버라 그 찬스로 콜키지를 해주셨다. 파스타와, 샐러드, 치즈 플래터와 위스키를 곁들인 건 처음이었는데 나름 깔끔하니 잘 어울린다.
P님이 정리한 위스키 리스트....
Bardstown Discovery Bourbon #6
Maker’s Mark 46
Michter’s American Whiskey
Highwest Double Rye Barrelselect #Malbec Finished Barrel
Highwest Double Rye Barrelselect #Peated Scotch Finished Barrel
Highwest Amercan Prairie Bourbon Barrelselect #Ruby Port Finished Barrel
Highwest Amercan Prairie Bourbon Barrelselect #Carcavelos Finished Barrel
The Glenlivet Sherry Cask Matured Cask Strength 13yo
Talisker 2020 Special Release Cask Strength
Kavalan Sherry Cask Caskt Strength 2015
Laphroaig PX Cask Triple Matured
가장 많이 있는 라인업이 하이웨스트인데 P님이 배럴 피니쉬가 다른 아이들을 줄지어 놓고 비교 시음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가져왔다. 대부분 버번 위스키 증류소가 켄터키에 있는데 하이웨스트 증류소는 유타주에 있다. 하이 웨스트는 여러 종류의 배럴에서 위스키를 숙성하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고. 말벡 와인, 피티드, 루비포트 와인, 스페인 와인 통에서 배럴 피니쉬를 한 위스키를 나란히 두고 마셔보았다. 말벡 와인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피티드가 가장 독특했다. 라이와 피트 위스키 둘 다 좋아하지만 둘이 자기 주장을 같이 하며 섞인 걸 먹어본 적이 없기에 '아는 맛이 섞여, 난생 처음 먹는 맛'으로 변화하는 것이 즐거웠다. 테이스팅 노트는 적지 않았는데 글렌리벳 대만 버전과 바스타운을 제일 맛있게 마셨다.
미스터리 바이알
E.H.Taylor Bottle in Bond Rye
Laphroaig CS Batch #13
Highland Park Cask Strength Release No.1
Michter’s Toasted Barrel Finish Rye
Ballechin Oloroso Sherry Cask Matured
즐거움을 위해 진행된 미스터리 바이알 맞추기는 사실살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저 천진난만하게 도수나 찍어 맞추면서 즐겼다. 물론, 저 술을 다 마신 건 아니고 10~15ML 한 잔씩 마시고 샴페인 한 병으로 입가심을 하고 쭉 샴페인을 마시며 모임은 마무리....코로나로 무뎌진 혀와 코도 정상으로 돌아왔겠다, 나도 테이스팅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자극이 들었던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