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라 없는 사람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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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 - 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을 하루키보다 먼저 알았다면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이 사람 일본의 커트 보니것이네.

커트 보니것을 찾아보다 그가 2차 대전에 참전했다 죽을 고비를 넘겨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과 어머니의 자살한 모습을 보게 됐다는 걸 알게 됐는데,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그의 글이 새로운 무게로 다가왔다.

글에서 그는 단호한 어조로 우리에게 공정한 사람이 되어 달라 부탁하기도 하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기도 한다. 글을 읽을 때는 오히려 그런 말들을 가볍게 넘겼는데, 다 읽고 나니 옳은 것을 좇는 과정에서 비롯된 여운이 한참 가시지 않아 먹먹했다.

새로 좋아하는 작가가 생겼다. 커트 보니것의 글, 커트 보니것이라는 사람. 정말 좋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자 댄 삼촌은 내 등을 철썩 치면서 “이젠 어른이 다 됐구나”라고 말했다. 순간 삼촌을 죽이고 싶었다. 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 정말 그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싫어하는 댄 삼촌은 남자는 전쟁에 나가봐야 어른이 된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삼촌도 있었다. 아버지의 남동생인 고 알렉스 삼촌이었다. 하버드를 졸업한 알렉스 삼촌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생명보험 외판원으로 정직하게 일했고, 자식이 없었다. 그는 아는 게 많았고 현명했다. 알렉스 삼촌이 무엇보다 개탄한 것은, 사람들이 행복할 때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한여름에 사과나무 아래서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윙윙거리는 꿀벌들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면 삼촌은 즐거운 이야기를 끊고 불쑥 큰 소리로 외쳤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그래서 지금은 나도 그러고, 내 자식들도 그러고, 내 손자들도 그런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부탁하건대, 행복할 때 행복을 느끼고 그 순간에 나처럼 외치거나 중얼거리거나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라.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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