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게하에서 겪은 무서운 이야기 -8. 매니저-steemCreated with Sketch.

in #wc2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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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흘 전 쯤의 일입니다. 우리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매니저 두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 그리고 주말 매니저인 Y씨(편의상 앞으로 Y라고 칭하겠습니다). 그 날은 월요일 저녁이었고, Y는 카지노에 근무한다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월요일 치고는 좀 바빠서, 아침에 버렸어야 할 쓰레기를 저녁에 정리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노랫소리가 들렸습니다.

[Y씨 왔어요?]

저는 재활용 봉투를 묶으며 물었는데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눈을 힐끔 들어 보자 매니저의 신발과 바로 옆에 서 있는 여자친구분의 다리가 보였습니다. Y씨의 물 빠진 청바지, 그리고 여자친구분의 검정 스니커즈와 청멜빵 바지, 스트라이프 티가 보였죠. 봉투를 마저 정리하는 동안 여자친구분은 Y를 보다가 2층으로 올라갔고, 매니저는 그 자리에서 몸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매니저님, 캐네디언식 악수!]

Y씨는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악수를 하며 손을 한번 잡아 주고, 오늘 잘 놀았어요? 하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Y씨, 오늘은 내가 옥탑방 가서 잘게요. 여자친구분이랑 트윈룸 쓰세요 ㅋㅋㅋㅋ]

그런데 Y씨는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매니저님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ㅋㅋ. 여자친구는 집에 들어갔는데요? 내일 출근해야 되가지고.]

Y씨도 무서운 이야기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라 나를 놀리는 건가, 했죠.

[뭐에요. 아까 같이 왔잖아요. 검은색 스니커즈랑 청멜빵 바지에, 스트라이프 티 입고. 내가 2층으로 올라가는 거 봤는데. 옆에서 Y씨 쳐다보다가 쓰윽 올라가고. 얼굴은 기억 안나지만.]

그러자 오히려 Y씨가 놀랬습니다. 매니저님 저 좀 소름돋았어요. 지금 이거 저 놀리는 거 맞죠? 골목길에서부터 저 혼자 걸어왔는데요. 여자친구랑은 낙성대에서 헤어졌는데요. 옷도 달라요. 손님이랑 착각한 것 아니에요? 진짜 얼굴 기억 안 나요? 말 해 주시면 손님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잖아요. 오늘 이러면 무서워서 잠 못 자요 ㅋㅋㅋ.

착각할 리는 없었습니다. 그 날 2층에 투숙하신 손님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 때는 둘 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요. 밤에 침대에 누워 벽에 걸린 거울을 보며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매니저님, 혹시 한밤에 거울 보면 막 침대에 스트라이프 티 입은 여자 앉아있는 거 아니에요? 머리는 길었어요 짧았어요? 피부 하얘요?]

[소름돋는 소리좀 하지 마요. 기억 안 나요.]

우리는 그렇게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밝았죠. 가위 눌린 것도 없었고 특별한 일도 없었습니다.

이 일을 제 친구한테 얘기해 줬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짧게 말했습니다.

[머리가 없는데 얼굴이 기억날 리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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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 하나도 안무섭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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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 덜덜..

엇...;; 저 사진 곤지암 폐병원 맞죠? ㅋㅋㅋ 저 예전 해병대 입대전에 담력길러본다고 형들하고 저기 갔었다가 기겁을 하고 돌아왔었는데... 겁내게 무섭습니다 ..ㅋㅋ 근데 이 글이 더 무섭습니다... 왜 하필 밤시간에 ㅠㅠㅠㅠ 이제 자야한단 말입니다 ㅠㅠ 무서.. 아니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ㅠㅠ ㅋㅋㅋㅋ 무서워...

일상 속의 잔잔한 공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슬쩍 피해갑니다

아 왜요 읽으면 전기세도 아끼고 좋은데 자기 이야기 하는 줄 알고 와서 시원하게 해준단 말이에요 >_<

자기 이야기 하는 줄 알고 와서

...............??? 잠 자기 글러먹음....

덥석.ㅋㅋㅋ 어딜가십니까 좋은 글은 꼭 전부 정독하고 가셔야죠 ㅎㅎㅎ 다같이 즐깁시다...ㅋㅋㅋㅋㅋ

좋은 글은 나눠야 합니다

저는 그냥 웃고 넘어갈게요... 마지막 말을 더 깊게 생각하면 무서울 거 같단 말이에요..

액면 그대로의 이야기일 뿐 아 머리가 없으니 액'면'이란 말은 잘못된 것인가

..댓글 괜히 확인했어...

캬... 여름이라 그런지 공포 이야기가 겁나 매력적이네요.. 근데 실화 아니져..?

네. 월욜에 겪은 서늘한 이야기입니다.

헐,,,, 음... 괜히 실화냐고 물어봤네요. 일단 오늘은 불 켜고 자야겠다 ㅎ

선보팅 후감상. 피곤해서 그래요. 정말이예요. 무서워서 그러는거 아니예요.

ㅋㅋㅋㅋ전 선보팅한다음에 리갈패드로 모니터 가린담에 한문장 한문장씩 읽었습니다... 무서워서 그런건 아니고 모니터 빛이 오늘따라 눈이 부시길래 그랬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 이왕 읽으신 거 1부터 8편까지 싹 읽어 보시죠!

금방 씻고 나와서 달려봅니다. 아 읽기전에 미리 다 씻으려는건 절대 샤워하다 무섭기때문에 그런게 아니고요.... 제가 장보고와서 땀나서 그러는 겁니다....

조심하세요

아 6편은 찾았습니다. 그런데 7편은 어디있죠?. .. 저만 못찾는 건가요? ;;;;; ㅜㅜ

친구가 7편은 쓰지 말래서 건너뛰고 썼습니다

ㅋㅋㅋ절 농락하시다니!!!! 7편있는데 왜 무섭게 그럽니까! ㅋㅋ

....?있다구요...?

7편이 있으면 안돼는데 왜 있지 근데

저 놀리시려고 쓴 글 맞죠? ㅋㅋㅋㅋㅋㅋ 마진숏님도 은근 소질 있으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아 뭡니까 진짜 있잖아요!! 지금 제대로 멘탈 쪼개지는 중입니다ㅋㅋㅋ 대체 무슨말씀하시는거에요 ...ㅋㅋㅋㅋㅋ 얼른 아니라고 해주세요 ㅋㅋㅋㅋ

?? 진짜 안올리셨어요????? 전 왜 7편이 있을까요... 제목도 디지게 무서운 '돌아간 신발' 인데요.... 왜 갑자기 말이 없으세요;; ㅜㅜㅠㅠ

아 6,7 편 모두 찾았습니다. 공포에 이성을 잃고 혼자서 개 삽질을 해버렸군요.. 창피합니다...ㅋㅋㅋㅋㅋㅋ 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읽으면서 더 소오르으으음!!! 돋았어요ㅠㅠㅠ 해프닝이어서 다행입니다ㅠㅠ 어휴 우째 자요 이제ㅠㅠ

얼굴이 없어도 미녀임을 알 수 있어야 진정한 남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친구의 정체가 더 궁금하네요. 어떻게 머리가 없는 걸 알았지?!)

신기가 있는 친구라서...

친구분이 센스 짱!!^ㅁ^

아뇨 좀 무서운 ㅊ친구입니다 으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더무서

제 이야기의 공포 지분은 이 친구가 다 차지하고 있어요 항상 얘 말 들어야해요 안그러면 큰일남 퓨ㅠㅠㅠㅠㅠ

아... 르캉님 미안합니다....
"매니저님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에서 스크롤 내렸습니다.
무서움은 충분히 느낀 것 같군요...

생각보다 무서운 이야기를 못 읽으시는 분이 많네요...조금 부드럽고 달달한 소프트 공포를 지향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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