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스팀] 날씨가 열 일 했던 연말여행 1. Assategue National Seashore + Chincoteague Island in VA, USA

in #trip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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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말.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오후에 Chincoteague Island에 있는 호텔 방에 들어와 내다본 바깥 풍경은 그저 회색 빛의 비오는 풍경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쪽 방향이 서쪽인데, 석양이 아름답겠다는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 (그래도 눈보단 비가 낫겠지)

왼편으론 배가 몇 척 보였다. 갈라진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한 뼘 만한 밝은 빛이 감질난다.
어쩔 수 없다. 날씨가 이런 걸 누굴 탓하랴.

다음 날 아침, 안개낀 모습이다.

아침에 안개가 끼면 곧 맑게 갤 가능성이 높다. 아니나 다를까, 해가 조금 올라오니 안개가 걷히고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풍경, 다른 느낌

다시 서쪽 정면을 바라본 모습이다.

저 다리를 건너자마자 NASA의 Wallops 지부(?)가 있다. 여기에선 가끔 로켓도 발사하는데, 그동안 몇 번 관람 기회를 노렸으나 발사 시간이 한겨울 새벽 4시 근처라 애들 데리고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호텔 방의 방향을 보니 방 안에서 로켓 발사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와보리라 다짐했다.

참고로 저 다리를 건너 이 섬에 들어오기 직전에 NASA Wallops Visitor Center에 들려보려 했으나 아쉽게도 12월 16일부터 1월 1일까지는 휴무라서 닫혀있었다. 그리고 아마 휴무가 아니었어도 이번 Government Shutdown으로 인해 어차피 못들어갔을 듯... 이번 셧다운으로 국립공원 비지터센터도 다들 문이 닫힌 상태였다. (문이 닫혀서 화장실은 못갔지만 대신 입장료는 안냈다. 아니 정확히는 돈 받는 직원이 없었다.)

Chincoteague Island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Assateague 국립 해변 공원이 있다. 여기 지명들은 인디언 원주민 언어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가는 길에 등대가 있다길래 차에서 내려 올라가봤다.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산책하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다. 가장 높은 곳에 등대를 세웠을 텐데, 그만큼 지형이 평평하다는 뜻이리라.


[색 보정은 구글 지원]

아쉽게도 문이 잠겨있어 등대 안에 들어가보진 못했다. (열려있었더라도 저 높이를 걸어 올라가는 건 꽤 힘들었을듯)

다시 차를 타고 5분 정도 더 들어가니 바다가 보였다. 이 날은 이 동네 12월 날씨 치고는 역대급으로 따뜻한, 영상 15도를 기록하여 바닷바람이 차갑기보단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제 하루종일 비 왔던 것의 보상이려나)

위 사진에서 보듯 긴 해변을 따라 차로 적당히 들어가 원하는 위치에 세우고 바다로 들어갈 수 있어서 편했다.

차에서 바닷물까지 100미터는 안되었다.

날씨가 따뜻하니 서핑보드 가져온 사람도 보였다.

나도 바다를 보니 살짝 신이 났는데, 애들은 오죽할까...

파도 따라 왔다 갔다 왔다 갔다 뛰어다니고,
결국 운동화가 안젖은 아이가 없었다...

그런데 철새가 지나가기엔 시기가 너무 늦은 거 아닌가... 남쪽으로 가던데...

놀 만큼 놀고 차를 타고 돌아 나왔다.
나오는 길에 새가 수백마리 앉아있는 물가가 있어서 새를 보러 잠깐 차를 세웠다. 아이들 다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는데, 글쎄 우리가 들어갈 때 부터 가만히 있던 새떼가 갑자기 웅성웅성거리다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게 아닌가! 재빨리 전화기를 꺼내 사진을 찍었는데, 그나마 가장 빨리 찍힌 모습이 아래

위 사진의 가운데 섬 같은 풀숲 넘어 앉아있던 새떼가 날아가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 머리 위로...

이렇게 날아 한 1km 정도 되어 보이는 먼 곳 물가에 다들 내려가 앉더라. 처음에는 우리가 조금 늦어서 새떼가 막 일어나는(?) 모습을 못 찍어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10분만 늦게 왔으면 아예 아무것도 못 볼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새떼 보자고 바닷가에서 데리고 왔는데, 들어갈 때는 있던 수백마리가 와보니 한 마리도 없었다면? ㅋㅋ

그리고 여기서 보니 아까 처음에 들렸던 등대가 보이더라.

(등대는 보통 바닷가 끝에 있어야 하지 않나? 저렇게 안쪽 깊숙히 있어도 되나? ^^)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나와 점심식사를 했다. 비수기라 그런지 문 연 식당 찾는게 쉽지 않았다. 식사 후 식당 뒤편을 거닐며 잠깐 시간을 보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가볍고, 날은 포근하고, 새는 자유로운
그런 곳이었다.

이제 우리는 Virginia Beach 쪽으로 이동한다.




[트립스팀] 날씨가 열 일 했던 연말여행 1. Assategue National Seash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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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rba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9/1/1]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enerva 뉴욕 dj-on-steem/td> DC 근교 hello-sunshine DC

휴가입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네요.

네, 연말 휴가에요. 아시겠지만 이때쯤에는 휴가가 쉬러 가는 게 아니라 애들 놀리러 가는거죠 ^^

ㅋㅋㅋㅋㅋ 공주님들이 귀여워요.

저 아는분도 로켓구경하러 방문했었다고 들었던 것 같네요.ㅎㅎ 연말 휴가 잘 다녀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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