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어제 손님이 많았단 소식에 조금 기대하며 출근. 지하에서 노트북을 붙잡고 있다 너무 추워서 1층으로 올라왔다. 오늘은 카페가 한산했다. 고작 커피 한 잔을 팔았을 뿐이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20세기소년에 나온 춘자는 자신은 죽을 먹을 수 밖에 없지만 우리를 살뜰히 챙기며 김볶을 만들어주었다. 맛도 못보고 만들었다는 그 김치볶음밥은 그가 만들어준 볶음밥 중 최고로 맛있어서 나는 연신 따봉을 외쳤다. 유통기한 임박 식빵으로 프렌치 토스트도 해줬다.(방금 프렌치 토스트가 기억 안나 계란물 토스트라고 검색을 했...) 꿀을 두르고 시나몬 솔솔 뿌리니 대존맛...요즘 20세기에서 너무 심하게 먹어서 자꾸 살이 올라 야식만은 안먹겠다고 아니 먹더라도 아주 조금만 먹겠다고 선포했다. 킴리의 의지력을 쫓으리...

저녁에 손님은 단 세 팀이었다. 지하에서 생일파티를 한 동대생들, 3연속 방문에 잭다니엘 바틀을 매번 시켜 새로운 vip로 등극한 커플, 단골 커플. 단골 커플은 밥을 먹고 집에 가기 아쉬워 맥주 한 잔을 마시러 오셨다고. 늘 그들은 바에 앉고 나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혹시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신청해달라하니 남자분이 고심하며 네곡을 적어주었다. 나이가 좀 있으신 편이라 올드팝 위주였는데 필 받으셔서 다시 여섯곡 추가로 두곡을 더 신청하셨고 맥주 한 잔과 럼 한잔까지 더 드셨다. 원래 맥주마시기 싫다는 걸 한 잔만 마시자고 여자분이 끌고 온건데 안가고 10시까지 드셨으니 음악과 수다로 두 잔의 술을 더 판 셈이다. 알고보니 두분은 부부였고 여자분이 나를 보러 20세기소년에 온다는 얘기를 하셔서 기분이 묘했다. 광희 작가님이 떠난 뒤 공석이었던 토크왕의 자리를 계승한 기분이랄까...내가 토크왕이올시다!! 두 분은 칵테일은 거의 드신적이 없는데 드시고 싶다는 칵테일을 말해주어서 연습해보고 다음에 해드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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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est parleur

토크왕 등극을 감축드리옵니다. 자고로 바텐더는 토크로 완성되는 것이지요.

감사드리옵니다. 하지만 원조 토크왕의 공백은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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