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99(최종회). [스팀시티]의 전반전이 끝이 났습니다.
우주는 불필요한 만남을 한 공간에 놓아두지 않는다
어느새 주위가 어둑해졌습니다. 멀린과 아이작을 비취던 두 개의 태양은 자취를 감추고 별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끝없는 대화에 목이 마른 멀린은 바닥까지 빨아올려 더이상 올라오지 않는 콜라 빨대를 어기적어기적 씹다가 문득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 휴대폰을 열어보았습니다. 딜레이된 항공편의 다음 출발 예정 시각에 관한 안내가 좀처럼 나오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몰타행 항공사 앱의 웹체크인 항목에는 멀린의 항공편의 상황이 연착이나 대기가 아닌 오픈 전이라고 뜨는 것입니다. 앗! 그 순간 멀린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아이작과 멀린이 마주하고 있는 이 공간 역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그 로마 공항과 같은 시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멀린 : 아이작, 여기는.. 아, 두 개의 태양이 비출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이작 : 이제 아셨군요. 죄송합니다.
멀린 : 그렇군요. 우리는 다른 시공간에 들어와 있는 거군요. 항공편 연착은 아이작의?
아이작 : 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번 생에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없을 테니까요. 멀린, 제가 여기까지 쫓아 온 이유를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멀린 : 아니요. 전 모릅니다. 저를 쫓고 계신지도 몰랐습니다. 두 분의 일에 제가 더 개입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에요. 아이작, 이것은.. 제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어요.
아이작 : 선택에 개입하지 않으시려는 멀린의 입장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멀린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죠. 따지고 보면 그 사람과 제가 헤어지게 된 것도 멀린이 떠나버리셨기 때문이에요. 우리들은 그 공동체가 계속 지속될 줄 알았으니까요.
멀린 : 그것은.. 물론 그때의 기억이 다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구성원들의 선택을 존중했을 뿐입니다. 저도 힘든 선택이었어요. 저도 역시 개입하지 않기 위한 선택을 한 겁니다. 그리고 떠나야 했죠. 홀로 수많은 생을 떠돌아다녀야 했어요. 매번 개입하지 못한 채 떠나기를 반복해야 했구요. 그게 쉬운 일인 것 같아요?
멀린은 갑자기 설움이 복받치는지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외로움에 쩔은 마법사와 그리움에 사무친 마법사가 만나 서로의 선택을 놓고 씨름을 하는 중입니다. 한 마법사는 타인의 선택에 개입하지 않으려 하고 한 마법사는 규약을 넘어서 잃어버린 사랑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운명은 우리를 끝없이 시험하고 사랑은 우리를 자꾸 떼어놓으려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자꾸 소홀해지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변화하지 않는 것들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소멸되고 다른 개체에 흡수될 뿐입니다. 끝없이 확장하고 있는 우주는 우리에게 변화하라고 채찍질합니다. 그래서 소중한 것, 지키려 드는 것을 자꾸 흔듭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그것에 더 매달리고 집착합니다. 그리고 그 갈망과 집착의 에너지를 우주는 진화의 동력으로 전환시킵니다. 하늘의 별을 따다 주겠다는 그 마음으로 말입니다.
멀린은 그래서 물러서고 물러섰습니다. 변화의 동력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온몸을 맞대고 서서 하나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운명은 마주하고 떨어지라고 떠나갔다 돌아오라고 요구합니다. 그것이 달라붙은 채로 말라비틀어지지 않게 하는 우주의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물러서는 선택은 어렵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상실하게 될 거라는 공포를 직면해야 하고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환상을 물리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멀린에게 그런 시간이 오래입니다. 그런 날들이 이어져 21세기에까지 흘러왔습니다. 멀린은 그래서 이런 일은 제발 여기까지, 이번까지 이기를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그러나 다른 마법사가 다시 그를 초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랑을 찾기 위해 선택에 개입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절과 분리의 공포를 또 한 번 넘어서야 한다는 잔인한 주문입니다. 그러나 멀린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아이작이 그의 뒤를 쫓았더라도 조우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불필요한 만남을 한 공간에 놓아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멀린 : 제게 책임을 물으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쨌든 실패했고 같은 순간을 또 직면하고 있는 것일 테니 여기서 다시 선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택으로 꼭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거라는 것도 확신할 수 없어요. 그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지요?
아이작 : 멀린, 저도 마법사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요청을 드릴 때에는 그만한 각오가 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멀린께는 죄송합니다. 그냥 가시던 길을 가게 해드릴 수도 있지만.. 아 안 되겠어요. 저는 꼭 그녀를 만나야겠어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멀린 : 아이작, 다른 우주에서 당신은 이미 그녀를 만났어요. 저는 그것을 확인하고 이 우주에서 당신의 선택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엇갈렸죠. 그래서 이 우주에서 당신은 그녀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우주에서 만났으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아쉽지만, 이 우주는 이미 다른 선택으로 이루어진 거잖아요?
아이작 : 아니요. 멀린, 저는 아직 선택하지 않았어요. 그 다른 우주에서 제가 어떻게 그녀와 만났는지 알 수 없지만, 제게 이 시간을 되돌리는 인버전 기계가 들어 온 것은 저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멀린, 대답해 주세요. 그녀가 우리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분명하죠?
멀린 : 하아, 이런..
멀린은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만일 저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를 사용할 수 있다면 아이작은 시간을 돌려 공항 1층 카페의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고 거기서 서성이는 에이전트 세븐과 조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아마도 짧은 순간 일 테고 뒤로 돌아가는 시공간에서 그녀와는 또 스치듯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다만 아이작은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이라도..
세상이 멸망한다 해도
멀린 : 이 기계를 어떻게 사용하죠? 사람이 들어갈 수 있습니까?
아이작 : 아직 실험단계라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이 기계는 엔트로피를 역으로 감소시키는 기계입니다. 사람에게 적용할 만큼 감소율을 증폭시키려면 더 큰 공간과 회전이 필요한데, 저기 저 자동회전문과 연결한 후 회전문을 반대로 동작시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검증된 방법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멀린 : 그러니까 이 기계를 저 공항 로비의 자동회전문에 연결하고 역으로 회전 시켜 그걸 통과하면 반대편 우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예상되는 부작용이나 문제는 없습니까?
아이작 :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편 우주에서 저 자신과 만나게 되면 지구가 폭발해 버릴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원리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멀린 : 그건 너무 위험한데요. 지구가 폭발한다니 세상을 멸망시킬 셈이세요?
아이작 : 멀린, 그게 무슨 문제죠? 어차피 이렇게 기회가 왔는데도 그녀를 만날 수 없다면 제게는 세상이 멸망한 거나 다름없어요. 이기적이라고 하셔도 할 수 없습니다. 그녀 없는 세상은 이미 충분히 견뎌 왔어요. 그간 제 요원 활동으로 생명을 얻고 기회를 얻은 인연들을 셀 수가 없죠. 이제 저의 차례입니다. 운명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런 기회가 저에게 왔을 리 없습니다. 멀린, 저를 믿어 주세요. 우리가 공항 흡연 구역에 있었으니 시차만 잘 맞추면 과거의 저와 마주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훈련된 요원입니다. 그 정도는 통제할 수 있어요. 멀린, 제 생각이 맞죠? 그녀가 우리가 있던 그 카페에 있었던 거죠?
아이작은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아이작의 우주에서 세계는 그녀와 동일합니다. 그녀와 만날 수 없다면 세계는 우주는 더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의 세계와 그것을 제외한 모든 세계가 만나는 일에 이유는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분리되었고 분리된 모든 존재는 결국 분리된 다른 자신과 만나기 위해 전 생애를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 과정이 모든 우주의 역사이며 처음과 끝입니다. 물론 확장하는 우주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케 하지만, 서로를 찾는 열망은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관계들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멀린은 세계를 멸망시킬지도 모를 그리움에 사무친 마법사에게 열쇠를 넘겨줄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을지도 모를.. 그러나 진정한 사랑과 우정에는 두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이오가 라총수에게 자신을 투자했던 것처럼, 피터가 동굴 속으로 들어가 연인을 빼앗아 간 신과 정면으로 맞섰던 것처럼..
멀린 : 음.. 그녀가 우리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걸 어떻게 확신하죠?
아이작 : 멀린이 그녀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순간 알게 되었어요. 그녀가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멀린 : 그럼 그때 제게 왜 묻지 않았나요?
아이작 : 멀린, 몰타 기사단에 관한 이야기는 멀린에게 전달되도록 기록되어 있어요. 저는 그 지령을 받고 16세기에서 돌아왔구요. 저는 임무를 다했다구요. 이제 멀린이 저를 도와주실 차례입니다. 네?
멀린 : 아.. 그랬군요. 몰타행은 이미 기록된 일이었군요. 그렇다면 아이작,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제게 더 물을 것도 없지 않습니까? 변화를 두려워해서야 마법사일 수 없는 거죠. 물론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입니다만, 제가 늘 떠나야 했다는 건 선택에 참여했기 때문이에요. 타인의 선택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이미 이루어진 선택에 참여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또한 떠나야 했던 것이죠. 선택에 대한 결과를 감당하는 일에는 망설이지 않았어요. 그것이 공동체로부터의 배제일지라도.. 다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작 : 네? 조건이요? 그게 뭐죠? 그 조건만 들어드리면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시는 건가요? 제가 원하는 대로 하라는 건 그녀가 그 카페에 있는 게 맞다는 말씀인 거죠? 기왕에 개입하시기로 한 거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해 주세요.
멀린 : 네 맞아요. 에이전트 세븐이 그 카페에 있어요. 그리고 다른 우주의 당신은 그녀와 만나 함께 사라졌죠. 제가 아는 건 여기까지예요.
아이작 : 아...
아이작은 갑자기 머리를 감싸고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잃어버린 연인을 찾아 수많은 생을 떠돌아다닌 한 남자의 켜켜이 쌓인 그리움의 세월이 무너지는 소리였습니다. 멀린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함께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우주의 규약과 원칙이 무어라고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다니는 한 사람의 영혼을 이토록 아프게 할 수 있는 건가. 선택은 왜 언제나 혹독한 결과를 직면하게 하는가. 매번 관계로부터 단절되어야 했던 멀린에게 모든 것을 거스르고서라도 사랑을 찾겠다는 아이작의 마음이 커다랗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지난 세월 그가 경험해야 했던 단절과 이별은 선택에 개입할 수 없는 마법사의 규약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삶으로 진격해 들어가기를 두려워했던 자신의 핑계가 아니었는가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우주는 폭발하고 다시 융합하고 또 분열하며 진화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홀로 떨어져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존재들은 먼지가 되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뿐입니다.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맹렬하게 자신의 궤도를 전진해 가는 모든 별들은 다른 별과 충돌하고 부서지고, 다시 또 다른 거대한 행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반복하며 우주의 일원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혹 아이작으로 인해 지구가 우주가 멸망해 버릴지라도 그것 역시 역사의 일부일 뿐입니다. 우주는 또다시 창조될 것이고 그곳에서 다시 태어난 아이작은 또다시 그녀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지난 우주에서 그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멀린 : 아이작.. 제가 실수를 할 뻔했군요. 그것이 아이작에게 이토록 중요한 일인지 몰랐어요. 사랑 앞에 우주의 규칙이 다 무어겠습니까? 사랑, 그것이 우주의 절대 규칙일 텐데. 그것을 돕는 일에 어떤 금기가 있겠어요. 제가 큰 실례를 할 뻔했군요.
아이작 : 멀린, 감사합니다. 제가 그녀를 찾아 돌아다닌 세월과 시공간을 멀린께 보여드릴 수 없어 아쉽네요. 그것은 단지 우리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우리가 함께했던,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우주에선가 함께 하고 있는 바로 그 공동체의 일입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우주와 함께 진행되고 있어요. 그러니 여기서 풀면 거기서도 풀립니다. 멀린.. 여기서 제가 풀어야 해요. 그것이 요원이자 마법사의 임무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파생되는 결과는 모두 감당할 겁니다. 그럴 각오가 되어 있어요. 그것이 이렇게 떠도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삶일 테니까요.
멀린 : 아이작, 그렇다면 저도 동참하죠. 그 선택을 풀어가는 일에 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셔요.
아이작 : 아까 조건을 말씀하셨는데 그게 아마도 그 일일 겁니다.
멀린 : 아, 그 조건은.. 실은 비밀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요. 두번째 열쇠에 관한 비밀 말이죠.
아이작 : 몰타 기사단의 키홀에 관한 비밀을 말씀하시는 거죠?
멀린 : 앗, 알고 계셨군요?
아이작 : 네 물론이죠. 제가 멀린 뒤를 계속 쫓았으니까요.
멀린은 로마에 있는 몰타 기사단 비밀 정원의 키홀에 관해 물었습니다. 이 비밀 정원 대문의 열쇠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성베드로 성당의 쿠폴라가 정면으로 바라다보입니다. 네 맞습니다. 그곳은 요원들이 과거의 세기로 여행하는 로마의 포털입니다. 그 쿠폴라가 몰타 기사단의 키홀 안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슨 기능을 하는 키홀일까요? 그것은 무엇을 상징하고 있고, 멀린에게 전달되어져야 할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멀린은 성베드로 성당의 첫번째 키홀, 쿠폴라를 찾아 힐데가르트의 푸른 열쇠를 그곳에 맞추어 열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찾게 된 몰타 기사단 비밀정원의 키홀에서 두번째로 열쇠를 맞추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멀린은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것으로 완성인 것인지, 아니면 몇 개의 키홀이 더 남아 있는지, 이 열쇠는 왜 주어졌는지, 그 키홀을 모두 찾아 열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스팀시티]가 다시 떠오르는지, 멀린은 궁금한 것이 많지만 알아야 할 때에 알게 되리라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이작에게서 두번째 키홀의 비밀을 듣게 된 것입니다.
아이작 : 결국 이렇게 요원의 정보를 캐내고 마시는군요.
멀린 : 하하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기록된 일을 드러낼 뿐이지요. 뭐 어차피 몰타 기사단에 관한 이야기도 인터넷 나무위키에 다 나와 있는 내용 아닙니까? 그저 우리가 만나야 했을 뿐이지요.
아이작 : 쩝, 알고 계셨군요. 그렇게 얘기하시니 요원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멀린 : 선수끼리 체면은요. 결국 이렇게 원하는 걸 얻으셨잖아요. 그러니 이제 제게 그 키홀의 비밀에 대해 알려주실 차례입니다.
아이작 : 네 그렇죠. 주의해서 들으십시오. 물론 익숙하시겠지만, 외워서 하는 말이 아니니 반복은 어렵습니다.
"니히타 라이호라 미오 노하이 미루이데 카리오스 디리오마 라이교 드하리이라 미어리수오데 데이마 나이호로 카이기오스 도리이토 마이데 노리오타 누이리 가연데이마 가투이구 노리호데 타이티리.."
아이작이 우주의 언어로 키홀의 비밀에 관해 말하자 묶여 있던 시공간이 풀어지고, 공항 스피커에서는 멀린의 몰타행 항공편 체크인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멀린 : 감사합니다. 아이작, 우리는 여기서 헤어져야겠군요.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아니 저를 여기까지 쫓아 주셔서 감사해요. 부디 꼭 무사히 에이전트 세븐과 조우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이작 : 멀린 감사합니다. 저희가 만나게 되면 반드시 다시 멀린을 찾겠습니다. 우리의 운명이 여기서 끝날 리 없을 테니까요.
멀린 : 네. 물론입니다. 어느 때든지 어디에서든지 기다리겠습니다.
아이작 : 그리고 이것은
아이작은 멀린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주었습니다. 멀린은 아이작이 쥐여준 것을 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꼬옥 움켜쥐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아이작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멀린 : 성질도 급하셔라. 곧 시간이 뒤로 회전하겠군.
그리고 멀린도 탑승 수속을 하기 위해 몰타행 항공편 체크인 데스크로 몸을 돌렸습니다. 멀린의 돌아선 등 뒤로 두 개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고 있었으며, 공항 대합실의 TV에서는 이것으로 [스팀시티]의 전반전이 끝났다는 자막과 함께 엔딩크레딧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TV 앞에 모여서 [스팀시티 영웅전]을 시청하던 이들은 누군가는 일어나 박수를 치고 누군가는 연신 흘러내리는 감동의 눈물을 닦아내리고, 또 어떤 이들은 졸라 재미있다며 다음 시즌은 언제 시작되느냐 거나, 이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이냐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며 자리를 하나둘 뜨는 가운데, 흩어지는 사람들 뒤편으로 놓인 피아노에서는 두 개의 캐리어를 곁에 세워놓은 채 한 동양인 노신사가 구슬픈 엔딩곡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My blue horizon is turning gray
And my dreams are drifting away
Your eyes don't shine like they used to shine
And the thrill is gone when your lips meet mine
I'm afraid the masquerade is over
And so is love, and so is love
Your love and so is loveI guess I'll have to play Pagliacci and get myself a clown's disguise
And learn to laugh like Pagliacci with tears in my eyes
You look the same
You're a lot the same
But my heart says "No, no, you're not the same"I'm afraid the masquerade is over
And so is love, and so is love
Your words don't mean what they used to me
They were once inspired, now they're just routine
I'm afraid the masquerade is over
이것으로 [小說 스팀시티 영웅전]의 첫번째 이야기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소설 속 마법사 멀린은 몰타로 떠났고 현실 속 마법사 멀린은 [스팀시티] 전반전에 관한 모든 미션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는 매우 고단했다며 이제 좀 쉬겠다면서 잠시 자리를 떠났습니다.
[스팀시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끝이 없음으로 영웅들은 다시 태어날 것이며 계속 전진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다릴 뿐입니다. 언젠가 만나야 할 인연들이 자신들의 사랑과 우정을 잊지 않고 떠나야 할 때, 만나야 할 때에 움직임을 시작한다면, 그곳에서 [스팀시티]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며, 그들의 지혜와 용기는 [小說 스팀시티 영웅전]에 계속 기록될 것입니다. 또한 이미 기록되어 있으니 우리는 그것을 현실로 가져오면 되는 것입니다.
[스팀시티]는 용기 있는 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니 용기는 내는 것이니 [스팀시티]는 기꺼이 자신의 용기를 [스팀시티]에 지불하겠다는 이들에게 축복을 내릴 겁니다.
[Start In Motion]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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