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누가 스팀만배를 누릴까?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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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7년 전에 테슬라 주식을 20달러부터 사모아서 이 상승장에 500달러가 넘어서 팔았단다. 2200%를 먹었다는데 그가 한 일은 HTS를 지우고 쳐다도 보지 않는 일이었다고 한다. 누구나 안다. 그가 7년 내내 쳐다봤으면 10%만 올랐어도 팔았을 거라는 걸. 그러니 스팀만배가 와도 이 중에 그것을 누릴 사람은 얼마나 될까?



2,

코인판은 다를 수도 있다. 하루에도 1,000% 펌핑이 가능한 곳이니 운 좋은 누군가는 사자마자 스팀만배를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운이 정말 좋은 걸까? 돈만 생각하자면, 사람 생각에 그 돈 딱 빼서 엿 바꿔 먹거나 빌딩을 사거나 뭐 은행에 넣어놓고 평생 다 쓰고 가면 좋겠다 생각하겠지만. 펌핑을 맛본 사람의 뇌내 매커니즘은 그렇지가 않다. 쏟아져 나온 도파민이 사람을 가만 두지 않는다.



3,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은 일종의 보상 호르몬인데, 인간은 그것이 일정 기간의 노력 끝에 얻어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약물은 그것을 즉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 주고 그게 마약이다. 그 맛을 경험하고 나면 노력의 과정을 통해서 얻는 도파민을 기다리지 못하게 된다고. 그러니 펌핑으로 맞은 벼락은 돈벼락이기도 하고 도파민 벼락이기도 하다. 그러면 그것의 결점은 무엇이겠는가? 중독성. 펌핑으로 얻은 그 돈은 어디로 가는가? 두번째 도파민 펌핑을 기대하며 성급하고 매우 위험한 불타오르는 펌핑 종목으로 손이 가게 되어있는 것이다. 언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서 저점에 매수하고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는가? 이미 도파민에 마비되어버린 판단력이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는 다를 거라고 과언하며 마약에 손을 대는 것이다. 호르몬을 이길 사람은 없다. 그러니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할 것은 횡재는 돈만 쏟아주는 게 아니라 도파민도 함께 쏟아준다는 점이다. 그 맛을 거절하는 건 항우장사도 어렵다. 결과는 뻔한 일.



4,

역학易學에서 횡재는 운이 좋지 않을 때 온다고 한다. 일종의 고난 가운데 주어지는 오아시스 같은 것. 그러므로 그냥 목만 축이고 갈 길을 가야 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횡재로 얻은 재물은 다 써버리거나, 좋은 일에 기부하거나, 차라리 남을 줘버려서 머물지 않게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대가를 부르는 재물이니. 모든 보상은 등가교환의 법칙에 의해 대가를 요구한다. 노력을 통해 얻어진 보상은 이미 노력과 기다림이라는 대가를 지불했으니 거저가 아니다. 그러나 횡재는 그냥 주어진 거다. 일종의 가불이라고 할까? 그리고 대가의 종목은 내가 결정할 수 없다. 액운이 아닌 시간의 보상은 노력과 기다림의 양식과 행태를 내가 결정할 수 있지만, 먼저 주어진 가불에 따라오는 대가는 사채업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횡재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일단 긴장하고 볼 일이다.

어린 시절, 마법사도 멋모르고 횡재를 집어삼켰던 적이 있다. 팬티까지 다 벗어줘야 했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해는 모든 역술가들이 마법사의 운세에 대운이 들었다 공언한 해였으므로 그것은 행운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간 준비해 온 그릇이 아닌 다른 그릇을 내미는 바람에 행운이 횡재가 되어버렸다. 결과는 참혹했다. 뒤돌아보면 그때, 내가 준비해 온 시스템에 더 집중했었더라면 횡재가 아닌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을까 후회를 해보곤 한다. 그러나 내 것에 자신이 없었으므로 다른 것에 기웃거리다 엄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니 조심들 해라. 그러나 그때에는 눈깔이 뒤집혀서 그게 횡재인지 행운인지 보상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도파민 벼락이 그렇게 무섭다. 손에서 레이저가 나가고 몸이 붕 떠서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누가 돼지저금통에 저축하고 있겠는가? 난 운 좋은 놈이니 못 먹어도 고를 외치게 되어있다.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나의 도파민이 말이다.

펌핑으로 얻은 횡재, 고점에 물려 도로 토해내는 일은 그나마 착한 횡재일지도 모른다. 어떤 횡재는 목숨을 담보로 요구하기도 한다. 그게 내 목숨이면 차라리 낫다. 가족의 그것을 요구할 때에는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게 된다.



5,

그러므로 우리는 주어지는 보상을 받아먹을 그릇,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코인판이 돈 놓고 돈 먹기의 투전판 같아 보여도 이곳에도 나름 시스템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기다리며 이 미래 플랫폼의 기술을 개발하고 콘텐츠와 시간을 쌓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스팀만배는 대가 없이 주어지는 횡재가 아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준비한 그릇에 담길 반가운 단비, 풍족한 보상일 테다.



6,

누가 복권 당첨된 돈으로 거대 기업을 일으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떤 기업이 누군가의 횡재로 시작되었다는 얘기 말이다. 쪽팔려서 숨겼는지는 몰라도 마법사는 아직까지 성공한 기업가들의 이야기에서 횡재로 시작된 재물이 바탕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행운적 요소가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세상의 이치가 횡재하는 이들에게 노력의 보상을 제공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 잘 만나 거저 얻은 것같은 이들조차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부모가 자식 운까지 끌어다 쓴 바람에 피폐해진 가족사가 반드시 동반된다. 세상은 얼마나 공평한지. 그래도 바꿔 먹자면 너도 할 수 있다. 마법사를 찾아와라.)

시스템을 만드는 이들은 각고의 노력을 바치게 된다. 애쓰는 바람에 비워진 자리를 진공 상태를 용납 못 하는 자연이 가만둘 리가 없다. 하늘은 그 빈 그릇에 단비를 부어주고 (그것이 우연이고 행운일지라도) 시스템을 갖춘 이들은 그것을 시스템을 발전하게 하는 밑거름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도파민 폭탄이 내장된 횡재는 사업가에게는 더더욱 큰 독이다. 횡재로 얻은 투자를 실력으로 착각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골로 가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력과 행운, 노력과 횡재를 구분하는 일은 매우 엇비슷해서 마법사가 아니면 구분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내장된 도파민 폭탄은 마법사의 말을 개똥으로 듣게 만들어 버리니. 거참..



7,

어떤 노련한 보험설계사가 운세를 보았는데 올해 대운이 들었다며 큰돈이 들어올 거라고 기대해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막상 그게 자신의 일에서 오지 않고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들어와 그는 그걸 거절했다고 한다. 그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결과, 그런 건 횡재라고. 뒤가 좋지 않다며.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그 보험 설계사는 자신의 업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고 업業이다. 자신의 시스템과 업을 통해 주어지는 보상이어야 내가 컨트롤이 가능하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외부에서 이유도 없이 주어지는 보상은 일단 의심하고 보아야 한다. 최소한 내 운을 끌어다 쓰고는 그것의 아주 일부만 내게 돌려주는 일이 대부분이다. 혹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버린 옥장판 말이다. 다단계의 시스템이 전형적으로 그렇지 않던가? 처음에 통장에 돈 꽂힐 때는 도파민 세례에 날아갈 것 같았겠지만 말이다.

물론 이건 고수의 영역이다. 눈앞의 횡재를 거절하는 힘 말이다. 그러나 손목 하나 내줘봐라. 섬뜩섬뜩하다. 펌핑 종목 잘 못 탔다가 1,000층, 10,000층에 한번 물려보면 손이 함부로 나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게 그대의 전 재산이 아니었기를.



8,

예언컨대, 이곳에서 스팀만배를 경험하게 될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극소수 중의 극소수만이 액운이 묻어오는 횡재가 아닌 자신이 구축해 온 시스템의 보상으로서 그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스팀만배로 벼락부자가 되었더라도 도파민의 갑질에 못 이겨 벼락거지가 될 게 뻔하고, 그것마저 버텨내면 몸이 망가지거나 관계가 파탄 나고 말 거다. 전형적인 복권당첨자들의 그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이 바닥에 머물겠거든, 스팀만배를 기대하거든 너만의 시스템, 너만의 그릇을 만들어가라. 글을 쓰든, 소통을 하든, 지식을 쌓든 그게 무엇이어도 좋다. 시스템이라는 그릇을 통해 스팀만배의 행운을, 오랜 기다림의 보상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현명한 기업가라면 펌핑으로 과열되어 언제 휴지조각이 될지 모를 주식부자보다, 소비자들이 사지 않고는 못 배길 경쟁력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Entrepreneur가 되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그냥 짤짤이나 하다 어느 날 횡재 맞는 일은 없길 바란다.
골로 가는 수가 있다.

휘리릭~







[코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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