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 Catch] 저에게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소설을 쓰면서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라고 줄곧 생각한다. 적어도 이 소설을 무사히 끝마칠 때까지는 절대로 죽고 싶지 않다. 이 소설을 완성하지 않은 채 도중에 죽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분하다. 어쩌면 이것은 문학사에 남을 훌륭한 작품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은 나 자신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 소설을 완성시키지 못한다면 내 인생은 엄밀하게는 내 인생이 아닌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우선 주방으로 가서 주전자에 물을 붓고 전기 히터 스위치를 켠다.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리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 '원컨대 저를 조금만 더 살려 주십시오. 저에게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하고
_ 먼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Unit 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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