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굽다

in #steemzzang2 years ago

11월48.jpg

<바다를 굽다>

---조 은 설---

한 토막 바다를 잘라 석쇠 위에 올린다

탱탱하고 짙푸른 등줄기, 파도를 휘감아 매우 치던
단단하고 날렵한 몸매
이젠 누군가의 제물로 누워있다

미처 감지 못한 눈에
장엄한 일몰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고
산호초의 꽃그늘도 어둠 속에 저물었다

먼 바다에서부터 서서히 귀가 열려
수심깊은 계곡에서 들려오는
혹등고래의 낮은 휘파람 소리

나는 지금
수평선 한 줄 당겨와 빨랫줄을 매고
소금기 묻은 시간을 탁탁 털어 말린 후
바다 한 토막,
그 고소한 여유를 굽고 있다

(시집 천 개의 비번을 풀다 중에서)

11월5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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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맛있는 맛입니다. ㅎㅎ

안면도의 맛^^

전어를 굽다.
소주를 넘긴다. 카~~~

가평에 전어 굽는 술집있으면 한 번 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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