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것이 꼭 정답은 아니다.

in #sct5 years ago (edited)

사랑.JPG

딸이 가끔 친구나 선배를 만나고 와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너희 엄마가 정말 널 좋아하시나보다."

살던 곳을 버리고(?) 딸 뒷바라지를 하려고 서울로 올라온 엄마를 보고 하는 말이다.
부모는 자식을 다 정말 좋아하기 마련인데 애들은 왜 이런 말을 할까?
벌써 이 말을 몇번째 들었다고 한다.

"넌 정말 엄마랑 친한가 보구나."
이 말도 자주 들었다고.

어제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이 말들이 사실인 것 같다.

"난 생각해보니 엄마랑 못살것 같아.ㅋㅋㅋ 그러니 우리가 친한게 사실인가 보다."
이렇게 딸에게 첨으로 고백했다.

눈이 똥그래지는 딸아이.

"우리 엄마는 잔소리가 넘 많아서 좀 그래. "
이렇게 둘러댔지만 사실은 엄마랑 크게 친하지가 않다.

난 독립적인 장녀로 모든 것을 혼자서 알아서 했고 밑으로 남동생 둘이 손 많이 가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이라 엄마는 걔 둘 보살피는 것에도 버거워하셨다. 모든 신경이 동생들에 가 있었고, 나에게도 누나로서 거의 엄마 역활까지 바라셨다.

물론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잘 몰라서 그랬던 것 이해한다.
엄마와 감정 교류 별로 없이 컸는데, 엄마가 나이 들고 나와 감정을 일방적으로 나누고 싶어 하셔서 당황스러웠다. 받아주긴 하지만 나에겐 살짝 어색하다. 노력은 하고 있다. 살가운 딸이 되려고 노력은 한다.

그래서 난 '공평'하게 내 아들 딸에게 사랑과 관심을 나눠주려고 노력했다.
둘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져서 누구 하나도 목마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난 둘을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노력했다.

이 '공평'한 사랑이 딸 아이에게는 상처가 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정말 난 몰랐다.
'엄마바라기' 딸.

"난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엄마는요?"
훅 들어온 고백.

다섯 살 아이가 아니고 무려 중2였다.
(생각해보면 고1인 오빠에게 나의 온 신경이 가 있는 것을 딸이 눈치를 챈 것 같다. 그래서 사랑을 확인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들의 공부가 난 늘 걱정이었고, 딸은 언제나 잘 하고 있었다.)

내 세대에도 가족의 사랑 표현에 익숙한 이들도 있겠지만 난 사실 그렇게 익숙하진 않다.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도 네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사랑해."
이렇게 했어야 했다.

난 훅 들어온 고백에 놀란 나머지
"어버버법.....난 사실 누굴 제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어. 사랑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내가. ㅠㅠ

잊고 있었는데 기억을 살려보니 난 아들과 딸을 똑같이 사랑해야 하는데...이런 생각에 사로 잡혀서 바보같이 그랬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과 똑같은 난감함.
당연히 둘다 좋지.
엄마 앞에서는 엄마가 제일 좋고 아빠 앞에서는 아빠가 제일 좋다고 그래야지.
이 바보야.

(후회한다. 그 날 밤 딸은 엉엉 울었다고 했다. 이제 공평한 사랑 따위는 던져버리고 많이 사랑해야지.ㅠㅠ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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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런 표현들을 잘 못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애들한테는 잘 해줘요~ ㅎㅎㅎ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자주 표현하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딸아이랑 친하시니~ 괜찮은것 같아요~ 이제는 이해해줄 겁니다~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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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서로서로 강점 표현이 서툴렀군요.

사랑 받은 아이들이 사랑할 줄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요.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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