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8

in #sct4 years ago

太宗曰, 曹公云, 奇兵旁擊, 卿謂若何. 靖曰, 臣按曹公註孫子曰, 先出合戰為正, 後出為奇, 此與旁擊之說異焉. 臣愚謂大衆所合為正. 將所自出為奇, 烏有先後旁擊之拘哉.
태종이 다시 말했다. “조공신서에 정병은 정면에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요, 기병은 좌우에서 불시에 기습 공격하는 것이다 고 했는데, 경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오?” 이정이 대답했다. “신이 살펴 보건대 조조가 지은 손자병법 주해에는 ‘먼저 진격해 적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부대를 정병이라 하고, 정면 대결한 다음 뒤늦게 나와서 공격하는 부대를 기병이라 한다’했으니, 이것은 ‘좌우에서 불시에 기습 공격하는 것을 기병이라 한다’는 말과는 다릅니다. 신의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대병력이 적과 당당히 대결하는 것은 정병이고, 장수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자기 재량으로 임기응변하여 운용하는 군은 기병이라고 생각됩니다. 뒤늦게 출격하는 것이나 좌우에서 기습 공격하는 것들을 기병이라고 할 수 만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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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宗曰, 吾之正, 使敵視以為奇, 吾之奇, 使敵視以為正, 斯所謂形人者歟, 以奇為正, 以正為奇 變化莫測, 斯所謂無形者歟. 靖再拜曰, 陛下神聖, 迥出古人, 非臣所及.
태종이 말했다. “아측의 정병을 적이 기병으로 오인하게 만들고, 아측의 기병을 적이 정병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것이 손무가 말한 ‘적의 전술을 환히 드러내 보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소” 그리고 기병을 정병으로 변화시켜 사용하고 정병을 기병으로 변화시켜 사용해서 적이 아측의 의도를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손무가 말한 ‘우리의 전술은 절대로 적에게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소?’ 이정이 두 번 절하고 말했다. “폐하께서는 참으로 옛날의 명장들을 능가하십니다. 신이 따를 바가 못 됩니다.”

정병과 기병은 일반적으로 정면공격과 측면공격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방법으로 구분한 것일 뿐, 그 운용상의 의미에서는 차이가 난다. 이정은 대병력이 적과 당당히 대결하는 것은 정병이고, 장수가 상황에 따라 자기 재량으로 임기응변하여 운용하는 군은 기병이라고 설명한다. 정면공격과 측면공격의 개념과는 다른 설명이다. 기본계획과 우발계획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아군이 수립한 계획에 맞추어서 군을 운용하는 것은 정병이라 할 수 있으며, 상황이 변화되어 기본계획을 시행할 수 없는 여건에서 사용하는 우발계획은 기병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적에게 아군의 의도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다. 아군이 정병을 사용하더라도 적은 아군이 기병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게끔 한다면 작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반대로 아군이 기병을 사용하는데, 적은 아군이 정병을 사용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만든다면 아군의 의도를 적에게 강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군의 전술을 적에게 노출시키되 그를 오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손자가 말한 ‘우리의 전술은 절대로 적에게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와도 그 맥이 통한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經七書』,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이정(저), 『이위공문대』, 강무학(역), 서울: 집문당, 2018
성백효, 이난수(역), 『尉繚子直解李衛公問對直解』,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4
성백효(역), 『사마법,울료자,이위공문대』,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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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게 우리의 의도를 노출하지 않는 것, 오판하게
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라고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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