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개심사 심검당과 설선당에서
개심사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한 며칠 이야기가 떨어져서인지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개심사는 조그만 절이지만 볼 것이 참 많다. 절을 지은다음 한번도 참화를 겪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개심사의 건물들은 매우 짜임새 있게 들어서 있다. 제일 먼저 강당인 안양루가 있고 그 맞은 편에 대웅전이 있다. 그리고 대웅전에서 오른편에 요사채로 쓰이는 설선당과 심검당이 있다. 대웅전 왼편에는 종무소와 비슷한 건물이 있다. 그리고 가운데 5층석탑이 있다. 처음 지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여러번의 보수는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절에 가면 제일 먼저 주춧돌부터 본다. 주춧돌을 보면 그 건물이 어떤 시대에 건축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개심사의 대웅전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초기에 지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주춧돌을 둥글게 잘 손질한 것을 보면 고려시대정도로 까지 그 연원을 추정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손을 잘 보아서 건물만 가지고는 언제 만든 것인지를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 다르고 관심이 가는 곳이 다 다른 듯하다. 개심사에서 나의 관심을 끌었던 건물은 심검당과 설선당이었다. 건물 자체는 조선시대의 건물인 듯 했다. 주심포 형식이지만 전체적으로 조선시대에 지은 것 같았다. 방의 문살 문양도 조선시대의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매우 잘 지은 건물이었다. 균형도 잘 맞았다. 그러나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한 건물에 편액을 두개를 걸었다는 것이다.
심검당과 설선당이라는 이름을 나란히 걸었다. 심검당이란 말그대로 칼을 키우는 집이고 설선당이란 선을 이야기 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심우당이라고 해서 소를 키우는 집이라는 이야기는 들어 보았으나 절에서 칼을 키운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물론 그 칼이라는 것은 마음의 칼일 것이다. 불교에서 마음의 칼이란 무엇일까 ? 세속과 인연을 끊어 버리는 칼인가 ? 아니면 생각을 벼리는 칼인가 ? 요사채에 머무는 스님들을 위한 칼이라면 아마도 도를 닦는 칼을 의미할 것이리라 ? 생각의 끝을 날카롭게 만들어 득도하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그 방에 앉아 있었을 스님들 생각을 했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곳에 앉아 있었을까 ?
그 바로 옆에 설선당이다. 원래 선이란 말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법이 아니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곳은 선을 말하는 집이란다. 무슨 의미일까 ? 선은 말로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 말이 아니면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 세상의 모든 것은 말로 시작된다. 창세기 1장 1절도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로 시작되는 연유도 다 그런 것 아닐까 ? 말로 할 수 없는 선을 말로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를 한참 생각했다. 심검당과 선설당이란 이름의 편액에 홀려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언어의 파라독스는 희열을 가져다 준다. 언어의 유희라는 것이 얼마나 고급스러운가를 다시한번 느꼈다.
요사채라서 단청을 하지 않았고 그리 유명한 건물도 아니었다. 맞배지붕의 단순한 구성이다. 그러나 그 단순함속에 심오함이 숨어 있는 법이다. 적절한 곡선의 아름다움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떨림을 울린다.
언제봐도 절은 멋진 건축물인 것 같습니다^^
Wow..
Very wonderful place... Excellent your photography...i love it...my dear lovely friend @oldstone ..love you 💞💞
한자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으시네요.
심검당과 설선당이 그런 뜻이군요.
조금은 쉬운 우리말 사찰은 없을까요?
그냥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조그만한 절인데 돌님 덕분에 가까이두고 오래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화려한 검법으로 나라를 지키신 분이 개심사로 들어가셔서 그분을 기리기 위해 심검당을 지은게 아닐까요??ㅎㅎㅎ 무의 이치를 깨닫는 건 곧 불도의 이치를 깨닫는 것과 같다~ 뭐 이런 ㅎㅎㅎ
이런걸 맞배지붕이라고 부르는보군요ㅎ
매번 하나씩 배우고 가네요:]
심검당
저는 저 심자를 찾을 심으로만 알았는데
그런 뜻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