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보수의 정체가 드러나다

in #old8 years ago (edited)

며칠전에 실시되었던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거둔 압승을 두고
기존 언론사들은 한결같이 떠들어댄다.

보수의 몰락

그들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표를 위해 선택한 제목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후자이길 바란다.
만일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너무나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먼저 선거결과에 대한 나의 견해를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이명박정권은
참여정부의 비타협적이고 성급하게 느껴졌던 정책에 대한 반작용으로
얻어진 결과물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의 보수는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해
경계심리를 갖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정권초기에 이전정부와의 갈등이 불거졌으며
소위 386으로 일컬어지던 신진세력의 태도는
마치 점령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계층에 대해
갈등론적 견해에서만 접근했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득증가와 함께
유동성의 증가로 인한 부동산급등에 대해
호전적인 위협과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실제로 당시에 언론에 자주 등장하던 참여정부의 인사들은
그 표정과 발언의 수위가
마치 80년대 운동권의 시위현장과 유사했다.

결과적으로 당 내부에서도 갈등이 조장되고 표면화 되었다.
보수는 비난과 타도의 대상에 불과했다.
정부에 의한 일방적이고 선동적인 구호들은
대한민국의 보수가 나아갈 길을 차단하는 것들이었다.
IMF 구제금융에서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능력있고 자신감있는 성공한 4~50대가 봤을때
참여정부는 회초리를 들고 설치는 생활주임에 불과했다.

이명박은 보수에게 탈출구를 제시했다.
규제와 부조리의 제거
그리고 경영마인드!
열린우리당의 한계는 분명했고 이명박은 성공했다.

이명박정권 5년 역시 갈등이 조장되고 말도 안되는 정책이 시행되었지만
공갈혁밥같은 선동적인 구호는 없었다.
단지 독재만 있었을뿐
민주당은 지리멸렬했다.
그 이후의 과정은 누구나 알고 있는 대로다.

소위 보수정권이라고 불리는 그 기간동안
아무도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보수라고 불리는 자들이 정권을 잡았지만
대한민국의 보수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에 와서도.

나는 그동안 몇차례의 포스팅을 통해
'보수의 붕괴는 곧 사회체제의 붕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다시한번 정리를 해본다.
'보수'는 사회의 안정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집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난 몇년간 한국사회에 대해 살펴보자.

세월호 침몰로 대표되는 불안요인에 대해
시스템 운영을 책임진 새누리당은 전형적인 무능력을 보였다.
그리고 무능력에 더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을 보였다.
시스템의 운영에 실패한 정권
그리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보수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대한민국의 보수역시

  1.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원한다.
    그 것들은 은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응력에서 나온다.

  2. 합리성을 원한다.
    합리성은 발생한 문제에 대한 정보제공과 해결을 위한 노력에 대한 것이다.

한국당은 그 두가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야당들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남북문제였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보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쟁은 보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파괴자이기 때문이다.

보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전쟁을 원하는 것은 사회부적응자들이나 불순세력들 뿐이다.

한국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동안
보수는 침묵했다.
특별히 그들의 이해관계에 위협이 될만한 요소가 없었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으며
반대로 소모적인 의견충돌들이 지속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정권에 대한 반대표를 던질정도로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순실사건으로 인한 탄핵과
남북간 긴장상태가 지속되었던 2017년이 지나면서
보수는 자신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보수에게 필요한 것은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합리적인 국가운영시스템의 정착이다.

민주당은 지난 몇년간 한국당이 저질렀던 잘못때문에
양보적인 관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입장이다.
거기에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결과로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보수의 몰락이 아니라
보수의 의지가 드러난 부분이다.

민주당이 이번선거 결과에 대해 제대로 판단하길 빈다.

자칫 언론에서 떠드는 대로 보수의 몰락이라고 판단하거나
자신들이 특별한 운영능력을 보인 덕분이라고 착각한다면
향후 1~2년내에 전혀 다른 결과를 거두게 될 수도 있다.

보수는 냉정하며 철저하게 이해관계에 기반해서 행동한다.

한국당은 보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몰락이 보수의 몰락이라고 착각한다면
그들에게는 길이 없다.

언론은 어떨까?
애당초 '보수'가 몰락할 수 있는가?
지금 이대로라면
사회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의미부여를 통해
그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에서
의견을 전달해야 하는 제4의 권력집단임을 포기한것이나 다름없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가상의 대립관계를 설정해놓고
소설을 써대는 태도는 버려야 하지 않을까?
그런 소설은 '선데이서울'의 기자들이나 할 일이지
일간지 기자의 길이 아니다.

이제는 민주당이 답할 차례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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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이후의 정국에 대한
가장 명백하고 깊이 있는 해석 감사드립니다.
남은 휴일 편히 지내시고
건강 잘 보살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 정당이 제대로 현실을 읽어내길 바랄 뿐입니다. 평안하세요.

어째튼 김성태 무릅꿇은 모습보니까
짠하기도 하네요
잘못했다고 하는데.....
유권자는 부모가 아니니... 쩝

제대로된 입장정리없이 보여주기식 행동에 불과한
액션을 취하는게 걱정입니다. 끝장토론을해도 결과를 얻기가 어려울텐데..무릎을 꿇고 뭐하자는 건지 궁금합니다..

저는 다른포스팅에도 쓰긴했지만 결국 이렇게까지 떨어진건 그들의 정책적 문제보다는 결국 최순실-박근혜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자한당 정권에서도 경제는 나아지지 않았기에 정상적으로 갔어도 이쯤에서 패배했을거라 생각하지만 이렇게까지 밀려버린건 박근혜 때문에 내분이 심해져서 그렇겠지요. 그렇기에 민주당이 인정받은게 아니라는점에서는 동의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보수는 최소한의 체면을 원하는데 기존정권이 그야말로 그런 바람을 완전히 외면했지요. 그야말로 약에 취한듯 도살장으로 끌려들어간 셈입니다.

쉽지 않은 의견인데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체적으로 선거의 '스포츠화'를 우려하는 입장입니다. 우리팀이 압승하고 적군이 점멸한 것을 기뻐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사실 민주당 지지자나 자한당 지지자나 그런 면에선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좌우가 합을 마쳐 조금씩 사회를 조율해 가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한당이 파멸은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지만 민주당 원톱 독재도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파가 개혁을 하고 정신차린 다음 돌아와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수행했으면 하네요. 물론 제대로 된 야당이라는 게 한국 정치에서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요...ㅎㅎ

협상을 통한 현안들을 해결하려는 태도가 부족하지요.
좀더 성숙한 정치적 행동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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